글 이승재 기자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고, IT 분야에서 일을 해 오다가 오디오가 좋아서 전향을 한 오디오 애호가 중 한 명입니다. 베럼 어쿠스틱을 시작하기 전에 C사에서 오디오 제품의 기술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베럼 어쿠스틱을 창립한 지 3년 되었고, 오디오 쪽에서 일한 지 6~7년 되었습니다. 베럼은 라틴어로 진실된, 참된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제품을 진실되게 만들어 보자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멀티탭을 첫 제품으로 만들게 된 동기는, 오디오를 20년간 취미로 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전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디오가 전기로 시작해서 전기로 끝나는 것이라 전기의 순도와 형태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멀티탭과 액세서리류를 연구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정확한 밸런스와 광대역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베럼 어쿠스틱을 대표하는 제품인 멀티탭 제품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베럼 어쿠스틱의 멀티탭은 구리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자체 개발한 은과 구리의 합금인 S.F.A.(Super Fine Ag + OFC)라는 신소재를 사용합니다. 이 도체는 수십 번 수백 번 실험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결정한 최선의 비율로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선재를 사용해 하드와이어링 방식으로 제작하지 않고, S.F.A.를 사용해 만든 버스 바(Bus Bar)를 사용해 손실 없이 전기를 소켓에 전달하는 특징이 있고, 일반 케이블에 비해 수십 배의 전류를 흘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멀티탭의 경우 단자의 위치에 따라 전기 저항 때문에 전류 차이가 발생하는데 반해, 버스 바를 사용한 베럼 어쿠스틱의 멀티탭은 첫 단과 끝 단의 차이가 거의 제로인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분자 물질 중에서 아크릴이 비중과 강도가 제일 좋고 진동 계수가 높아서 진동 대책으로 하우징에 아크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아크릴은 유럽산이며, 재생 아크릴이 아닌 신재 아크릴을 사용하고 있는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산 신재 아크릴을 사용하는 것은, 국산 아크릴이 결정화도가 떨어져서 오랜 시간 사용하면 수분이 날라 가면서 크랙이 발생하는 반면, 유럽산은 순도 높고 함유량의 많아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웃렛은 독일 슈나이더 그룹에서 만든 머튼 소켓을 사용하는데, 국내에서 베럼 어쿠스틱만 수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단가가 타사 제품보다 비쌉니다. 그리고 이 아웃렛을 그냥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플래티넘으로 도금하고 커스터마이징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래티넘으로 도금하는 것은 밸런스가 가장 좋기 때문이며, 최적의 두께와 최고의 순도로 도금하고 있습니다. 인렛은 후루텍에서 가장 비싼 것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무납땜 무접점으로 제작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Q 베럼 어쿠스틱의 벽체 콘센트가 오디오 애호가들로부터 선호도가 높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일반 벽체 콘센트가 너무 안 좋은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 들어오는 전기에 많은 손실을 초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럼 어쿠스틱의 벽체 콘센트로 바꾸게 되면 힘이 많이 부족한 시스템의 경우 가장 먼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디오용 벽체 콘센트가 1구 제품이 대부분인데 반해 벽 위에 설치할 수 있게 만들어서 2구를 사용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하고, 아크릴·나무·금속을 사용해 3단 구조로 제작하는데 이럴 경우 각 소재의 진동 계수와 물적 특성이 달라서 전기적 진동이 상쇄가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켓은 자사의 멀티탭에서 사용된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머튼 소켓을 사용합니다.
Q 베럼 어쿠스틱에서 전원 케이블을 개발하게 된 어떤 동기가 있습니까. 그리고 제품별로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A 저의 멀티탭을 사용하는 분들이 어떤 케이블을 사용하면 좋은지 문의를 해 왔고, 그래서 저희 멀티탭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에 최적화시킬 수 있는 케이블을 만들자 해서 케이블류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오메가, Opes MK2, S1의 3종류의 케이블이 있습니다. Opes MK2와 S1 케이블은 6N 구리 플랫 와이어를 사용해서 제작합니다. 플랫 와이어는 멀티탭에 사용되는 버스 바와 같은 개념의 도체인데, 대량의 전기를 흘리기 위해 판 형태로 제작한 것이며, 플랫 와이어의 두께는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실험을 통해 최적화한 것입니다. 그리고 Opes MK2와 S1의 차이는 정제 작업에 따른 성향의 차이입니다. Opes MK2가 정제 과정을 더 많이 한 제품으로, 도체의 순도를 높여 중역 특성이 좋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오메가는 도체 자체가 다릅니다. 플랫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연선 구조로 제작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베럼 어쿠스틱만의 비율로 합금한 도체로 제작된 특징이 있습니다. S1은 힘이 부족한 시스템, 즉 저역이 부족한 시스템에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고, Opes는 중역대나 고역대의 개방감을 높이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고, 오메가는 소스부터 앰프까지 전부 사용해도 좋은 제품인데, 해상도가 높으면서도 대역 밸런스가 잘 맞게 개발된 제품이며, 하이엔드 기기에 최적화되어 있어 하이엔드 제품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Q 전기 관련 액세서리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이와 같은 제품을 제조하고 개발하는 사람으로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신체를 예로 들면 전기는 피와 같습니다. 사람이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피의 형태가 바뀝니다. 그리고 피의 형태에 따라 신체는 다르게 반응합니다. 사람이 육식을 많이 하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져 피가 탁해지고, 그럴 경우 깨끗한 피가 몸에 돌았을 때와는 다르게 체내에서 영양 공급이나 에너지 공급, 산소 공급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오디오도 마찬가지로 전기의 순도가 중요합니다. DC와 같은 오디오 기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잡스러운 것이 없는 순도 높고 깨끗한 전기가 오디오 기기에 들어가면 좋은 결과가 나타납니다. 왜냐하면 오디오 기기는 피와 신체처럼 내부에 전기가 들어가서 나눠지고 에너지화 시켜서 내보내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오디오 기기에 들어가는 전기의 차이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며, 불순물이 많은 소재를 사용한 전기 액세서리일수록 전기에 영향을 미쳐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런 전기적 문제점은 더 좋고 더 민감한 하이엔드 기기에서 반응이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좋은 기기를 사용할수록 액세서리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Q 베럼 어쿠스틱의 제품은 외국산 초고가의 제품과 비교 시 품질이 다르지 않는데도 가격은 상당히 낮게 책정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A 제품 가격을 책정할 때 마진을 높게 하지 않았고, 원자재 가격이 판매 가격의 7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가격을 낮게 책정했습니다. 얼마나 가격이 낮게 책정되어 있냐 하면, 만약 할인을 해서 현재 가격 이하로 제품을 판매를 하게 되면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정도이고, 개인이 직접 저희 제품과 비슷하게 만든다고 한다면 절대 이 가격으로 만들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럼 어쿠스틱에서는 정찰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들의 가격이 낮아 시장에 유통시켜 판매할 만큼 유통 마진이 안 나오기에 총판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직판을 했었는데, 연구 개발에 차질이 생겼고, 그래서 숍 한 곳에 총판을 맞기고 연구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만일 마진을 높이기 위해 외산과 비슷하게 가격을 높이면 가격적인 매력이 떨어져서 판매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됩니다. 이 점은 국내 오디오 제조사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들이 혹하게 제품의 가격을 많이 올린 다음 할인을 많이 해서 판매를 해도 되고, 또 다른 국산 제품들처럼 공동구매를 하며 큰 할인을 해 줘도 되지만, 브랜드 콘셉트가 정직이기 때문에 지금은 그런 판매 방식으로 제품을 팔고 싶지는 않습니다.
<월간 오디오 2015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