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문부 기자
Q PS 오디오의 제작자를 직접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미 여러 해외 매체를 통해 PS 오디오의 플래그십 신제품 소식을 제법 들었는데, 역시 이번에 이렇게 직접 한국을 찾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주셨으면 합니다.
A PS 오디오의 한국 디스트리뷰터인 MK사운드가 PS 오디오의 플래그십 신제품 발표회를 계획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왔습니다. 한국에서 PS 오디오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익히 들어왔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PS 오디오의 시청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언급하겠지만, 역시 이번 방문의 목적은 BHK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할 것 같습니다.
Q PS 오디오의 역사는 지금까지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PS 오디오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처음 시작은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73년의 시작으로, 대략 4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 라디오 방송국 관련 엔지니어 일을 했기 때문에 음향 장비에 대한 노하우가 제법 많았습니다.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제작으로 이어졌고, 주위에서 하나 둘 부탁하는 경우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때 당시는 공장이나 이런 것도 없이 그야말로 거실의 작은 공간에서 혼자 작업해야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개인적인 제작품 정도로만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포노 프리앰프인데, 이 제품 하나로 PS 오디오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제품 때문에 동업자 스탠 워렌(Stan Warren)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당시 그는 호기 있게 제안했습니다. ‘500달러에 너의 회사의 반을 사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황당하기도 하고, 회사는 또 뭐고, 무엇을 판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물으니, 오디오파일에게 제가 만든 포노 프리앰프를 함께 팔아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의기투합하여, 저의 이름 폴(Paul)과 스탠(Stan)의 첫 글자를 따서 PS 오디오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당시 포노 프리앰프를 대략 60달러 정도에 팔았는데, 수천대 이상을 팔 만큼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완전히 보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도 큰 마케팅 포인트였습니다. 이것이 PS 오디오의 시작이자, 첫 제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Q PS 오디오 하면 역시 전원 장치부터 생각나는데, 첫 제품이 포노 프리앰프라니 굉장히 의외입니다.
A 사실 PS 오디오는 전원 장치만을 주력으로 하던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90년대 전에는 오히려 종합 오디오 회사로 거듭나 있었습니다. 앰프 및 소스기기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며, 많은 인기 모델들을 생산해냈습니다. 하지만 1990년에 잠시 PS 오디오를 떠나게 되었고, PS 오디오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1997년에 다시 PS 오디오를 되찾게 되는데, 그때 당시 PS 오디오의 브랜드 가치는 고작 1달러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PS 오디오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확실한 프로젝트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바로 전원 장치인데, 많은 하이엔드 시스템이 불안전한 전원으로 사운드에서 큰 손실을 가진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새로운 블루 오션’이라고 확신하고, 바로 제작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P300인데, 파워 플랜트 시리즈의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후 P600, P1000, P1200 등을 선보이며,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의 첫 출발은 깨끗한 전원에서부터’라는 콘셉트의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P3, P5, P10 등이 주력 모델로, AC 파워 리제너레이터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Q PS 오디오는 제품 제작에 있어 어떤 것을 가장 중요시 생각합니까.
A 많은 업체들이 단순히 측정치로만 제품을 판단하고 결정짓고는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접근 방법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접근하면, 생산하기에는 편할 것입니다. 기계에만 의지하면 되니까요. 측정치도 물론 중요한 포인트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최종적인 청감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에 출시되는 많은 제품들도 스펙으로는 극에 달했지만, 소리에서는 그것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최종 결론은 청음’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청취 패널을 직접 초청하여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층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고 있습니다. 테스트는 주로 사람 목소리, 어쿠스틱 악기 위주로 진행하는데, 꽤 많은 집중을 요할 만큼 중요한 과정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실제 소리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찾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입니다. 참고로 BHK 시리즈의 진공관 채용도, 모두 이 청음 결과에서 완승했기 때문입니다.
Q PS 오디오의 BHK 시리즈가 공개되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안 들어볼 수 없군요.
A PS 오디오를 통해 많은 앰프를 선보이면서, 조금씩 욕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5위 안에 들 수 있는 최고의 하이엔드 앰프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컨스틸레이션에서 출시한 하이엔드 앰프를 접하게 되었고, 그 앰프의 핵심 설계자인 배스컴(Bascom H. King) 씨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 스탠이 저에게 사업을 제안했을 때처럼, 단도직입적으로 ‘당신의 이름을 걸고 앰프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역시 며칠 고민을 하고, 최종적인 결론을 들려주었습니다. ‘함께 작업을 해보자, 다만 진공관이 꼭 들어가야 한다!’ 이때는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40년 이상을 솔리드스테이트만 고집해왔는데, 갑자기 진공관을 써야한다고 하니 큰 걱정이 생겼습니다. 저 역시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함께 작업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의 디자인 노트가 전달되었습니다. 재미있게도 냅킨에 빼곡히 그려 놓은 것인데, 꽤 흥미로운 설계였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파워 앰프가 제작되고, 1년의 시간 동안 프리앰프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도 사실 프리앰프가 최종적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BHK 시리즈는 BHK 시그너처 250 스테레오 파워 앰프, BHK 시그너처 300 모노블록 파워 앰프, BHK 시그너처 프리앰프로 구성되었습니다. 마지막 프로젝트로 BHK 포노 앰프가 계획 중인데, 제작에는 대략 2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월간 오디오에서도 BHK 시리즈가 리뷰로 꼭 소개되었으면 합니다. 정말 잘 만든 앰프라고 자신하니까요. 그리고 BHK 시그너처 프리앰프는 독자적인 레퍼런스 헤드폰 앰프로도 써도 좋을 만큼 탄탄한 설계를 갖추고 있으니, 헤드 파이 유저들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마지막으로 PS 오디오를 기대하는 한국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사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돈을 투자하여, 최고의 시스템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입니다. 가격에 집중하지 말고, 좋은 소리를 찾기 위해 꾸준히 귀를 기울이면 훨씬 더 적은 비용에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PS 오디오는 그런 이들을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가격대 성능비 높은 좋은 제품들을 선보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