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vian Roberto Barletta_ Founder & Director
월간 오디오 2017-03-10 17:13:00

글 월간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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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안 본사 메인 홀에 있는 자비안 뮤지엄이 인상적입니다. 스피커 제조사로서 이런 공간은 확실히 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 회사는 이 분야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박물관(우리는 자비안 역사 박물관이라고 부릅니다)을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이 박물관은 우리의 모든 근원을 항상 마음에 새기는 데 있어, 또 과거의 모델과 새로운 모델들을 비교해 보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곳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 모델에 높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면서 자비안 최초의 스피커의 뒷 패널의 시리얼 넘버를 보여주는데, 자신 고향 이탈리아만큼이나 당사의 흘러온 궤적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자비안의 신형 스피커들에 적용되는 네트워크 회로 기술인 ‘Fase Zero’ 토폴로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Fase Zero’는 크로스오버에서 드라이버들의 독특한 직렬 접속입니다. 시중의 대부분 스피커는 병행 토폴로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특수한 직렬 접속이 생생하고 일관된 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상 점차적으로 천천히 모든 크로스오버를 ‘Fase Zero’ 토폴로지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이 스피커로 음악을 듣게 되면 두 개의 드라이버가 아니라 마치 하나의 스피커에서 음악이 연주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Fase Zero’ 연결은 직렬 접속의 요구사양에 따라 고품질의 크로스오버 컴포넌트를 필요로 합니다. 즉, 다른 말로 이 종류의 토폴로지는 생산 단가 면에서 더 비싸다는 의미입니다.

새롭게 오디오 바를레타 유닛을 장착한 스피커들은 원목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리얼 우드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원목은 전면 패널을 최소한의 회절을 위한 형태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물론 무거운 원목으로 만들어진 캐비닛은 외형만으로도 심장 박동을 더 뛰게 만들기도 하죠.

바를레타 씨는 이탈리아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체코에 자비안을 설립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저는 이탈리아 북쪽에 있는 토리노 출신이지만, 20년 이상을 프라하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삶을 바꾸고 싶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프라하로 오게 되었죠. 그 결정을 한 시기만 해도 꽤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별다른 사업 계획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곧 저는 이탈리아에서 했던 일을 계속하기로 결정했고, 그때 자비안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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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안 스피커의 외형 디자인은 모두 본인이 직접 하시나요?
그렇습니다. 저는 모든 제품의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합니다. 저를 도와주는 숙련된 데이비드 히카(David Hyka, 크로스오버와 어쿠스틱)와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출신의 얀 브라벡(Jan Brabec), 그리고 몇몇 가수나 뮤지션들인 다른 친구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이어서 클래식 피아트 자동차의 예를 들면서 자신의 제작 철학을 하나의 선이라는 개념으로 소개하였다). 제작자가 원하는 일관된 디자인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선 오로지 단 한 명의 설계자의 손으로 완성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한 명이 디자인한 자동차와 여러 명의 유능한 디자이너가 조금씩 손을 댄 자동차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울까요? 과거 피아트 토폴리노 자동차에는 비할 데 없는 고유한 감각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자비안이 추구하는 사운드는 무엇인가요?
인간의 여러 삶 중 하나는 자신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 것입니다. 저도 당연히 그렇게 삶과 경험에서 배워나가는 인간입니다. 저의 음악적 취향은 시간에 따라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의 귀가 현재 듣고 있는 음악은 2년 전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듣고 있습니다. 삶이란 경험과 많은 만남, 그리고 매직으로 이루어진 여행입니다.

리스닝 테스트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음악은 어떤 것인가요?
저는 주로 다양한 형태와 성부의 기악곡을 듣습니다(그러면서 자비안의 스피커를 스튜디오 모니터로 사용하여 녹음된 드보르작의 실내악 음반을 선물로 건넨다. 이 밖에 자비안의 테스트용 음반은 퍼커션과 보컬 등 다양한 음원이 담겨 있었다).

기존의 돌체 무지카 라인업과 비교해서 새롭게 출시될 조이 시리즈의 변모된 점은 어디에 있습니까.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의 더스트 커버도 변경된 것 같은데, 어떻게 바뀌었나요?
조이(Joy) 프로젝트는 저에게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하였습니다. 현재 미드·우퍼의 더스트 캡으로 쓰이는 소프트 돔, 디스토션을 방지하기 위한 중앙의 패러데이 구리 캡, 높은 파워 핸들링을 위한 더 긴 보이스 코일 등 많은 파트에 변경이 가해졌습니다. 이러한 개선된 면들로 인해 미드 드라이버의 주파수 응답 영역이 거의 10kHz까지 넓혀질 수 있었습니다(전작인 본보너스와 다시 조이 북셀프의 더스트 커버를 비교해서 두드려 보았다. 놀랍게도 신형 스피커의 더스트 커버는 거의 두드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새로 출범한 드라이버 전문 브랜드인 오디오 바를레타 드라이버 역시 직접 설계하신 건가요?
오디오 바를레타는 저의 요구 사항에 의해 이탈리아에 있는 40년 전통의 매뉴팩처에서 드라이버를 제작한 저만의 고유 브랜드입니다. 이 드라이버들에 사용된 컴포넌트들 중 몇몇은 트위터와 미드·우퍼로 잘 알려진 스캔스픽에 의해 사용된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나 자신만의 드라이버를 창조하겠다는 생각 덕분에 우리는 마침내 어떤 형태나 재질, 직경이라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를레타 씨는 여러 차례 데이비드 히카 씨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가 자비안 스피커 개발에서 담당한 역할이 무엇인가요?
그는 저의 가장 절친한 친구입니다. 무엇보다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들의 시뮬레이션과 튜닝을 하는 데 있어서 전문적으로 저를 서포트합니다. 또한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오디오 엔지니어 중 한 명입니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어 함께 같은 방향을 향해 일을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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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안은 고집스럽게 나무 가구의 느낌이 나는 스피커를 제작해오고 있습니다. 혹시 앞으로 다른 재료로 인클로저를 제작할 계획은 없는지, 그리고 나무를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나무는 저의 인생입니다. 저는 이탈리아에서 왔고 우리는 집에 아름다운 가구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나무로 만들어진 전통적인 캐비닛과 얽힌 수많은 경험들을 쌓아왔고, 여전히 그 물건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비안 스피커의 앰프 매칭과 관련하여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진공관 앰프와의 조합은 어떤가요?
대개의 자비안 스피커들은 중간 정도의 감도를 지닙니다. 이는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를 요구합니다. 그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저는 지금 고감도를 가진 새로운 범주의 스피커들을 작업 중입니다. 이 계획이 잘만 마무리되면 정말 마술 같은 소리를 들려줄 것입니다. 이 경우 진공관 앰프가 더 잘 어울릴 것입니다(그가 보여준 새로운 프로젝트의 프로토 타입 스피커 하나는 영국의 클래식 코너형 스피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협대역 모델로 1차 네트워크를 활용, 마치 풀레인지 스피커처럼 중역의 질감에 포커스를 맞추어 놓았다. 그는 이런 빈티지 스타일 스피커의 시장성에 대해 우리의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

엔지니어적인 전문성 못지않게 그는 예술가적 감성이 풍부해서 자신의 공장 인테리어를 직접 도맡아 꾸몄으며, 우리에겐 점성술과 한국의 샤머니즘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한국은 이미 서구화, 산업화되고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이 보편화되어 이제는 예전처럼 이런 데에 몰두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대답에 약간은 실망한 눈치다. 신비주의자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그의 섬세한 감성은 자비안을 자비안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인 듯하다.

 

<월간 오디오 2017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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