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승재 기자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텐하임의 CEO인 장 파스칼 판차드입니다. 저는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일렉트로닉 엔지니어입니다. 젊었을 때는 오디오에 관심이 많아 하이엔드 숍을 운영했었고, 오디오파일 클럽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오래 근무했던 오디오 제조사는 나그라로, 5-6년간 마케팅 쪽에서 일했으며, 스위스 현지의 디스트리뷰터와 오디오 쇼를 지원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내부에서는 제품 생산에도 관여했습니다. 나그라에 있었을 때 리스닝 룸을 만들어 보자고 회사에 제의했고, 직접 디자인해서 리스닝 룸을 만들었는데, 그 리스닝 룸이 제가 회사에 남긴 업적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위스라는 나라는 다양한 언어를 쓰는데, 저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지역에 있습니다. 그곳에서 2년마다 한 번씩 스위스 제품들만 가지고 사운드 & 센스라는 이름으로 간단한 오디오 쇼를 하고 있는데, 그 오디오 쇼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매칭이 잘된 제품들을 전시하고, 한쪽에서는 동호인들과 만나 오디오 관련 정보 교환이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그런 오디오 쇼이며, 앞으로 계속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스피커가 음향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 스피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스피커가 리스닝 룸에 영향을 받아서 음향학, 공간역학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는데, 결국 스피커 제조사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신 목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오디오 쇼를 한다고 해서 직접 가서 보고 싶었고, 새로운 디스트리뷰터인 에이엠사운드가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에이엠사운드에게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이지 알고 싶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더욱 많이 협조하고 싶습니다.
월간 오디오 독자 분들에게 스텐하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스텐하임은 골드문트에서 일했던 엔지니어 4명이 2009년에 창립한 오디오 브랜드입니다. 그들이 오디오파일 클럽에서 알루민 2 스피커의 프로토타입을 시연했습니다. 그때 처음 들었는데, 알루미늄 인클로저로 제작된 자그마한 스피커에서 자연스럽고 크며 생동감 있는 3D 사운드가 흘러나왔고, 제가 추구하는 성향의 사운드라 너무 놀랐습니다. 그 스피커를 만나기 전까지 가장 완벽한 스피커를 만들기 위해서는 큰 드라이버와 큰 인클로저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각 드라이버마다 균형이 맞지 않아 완벽한 밸런스의 사운드를 낼 수 없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이 제품을 만나고 충격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스텐하임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스텐하임은 처음에 엔지니어들뿐이라 영업이나 회사 운영에는 미숙했고, 그래서 영업과 운영에 대한 경험이 많은 저에게 연락해 왔습니다.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 결국 제가 스텐하임이라는 브랜드를 샀습니다. 스텐하임은 현재 프로덕트 매니저, 마케팅 담당자를 포함해 모두 6명이 있는 작은 회사이며, 회사가 빠르게 커 가고 있고, 2년 후 10-20명 정도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텐하임은 처음에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개발실만 갖추고 시작했습니다. 2014년에 개발실, 사무실, 리스닝 룸을 꾸밀 수 있었고, 작년에 조금 더 큰 장소로 옮기고 더 넓게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이제는 조립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스텐하임에는 현재 2가지 시리즈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제품으로 구성된 알루민 시리즈와 스피커 하나에 250kg이나 되는 최고급 제품으로 구성된 레퍼런스 시리즈입니다. 예전에는 레퍼런스 시리즈는 외부에서 제작했었는데, 이제는 한쪽에서 알루민 시리즈를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 레퍼런스 시리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텐하임이라는 브랜드명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스텐하임이라는 이름은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의미가 있어 보일 만한 이름을 찾다 보니 나온 이름이며 어디에도 없는 단어입니다. 기술적으로 수준이 높고 디자인적으로 심플하면서 전체적으로 훌륭한 소리는 내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름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텐하임의 제품 철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스피커를 만들 때 드라이버가 하나라면 크로스오버도 필요 없고 자연스러운 3D 사운드를 내는 것도 쉽습니다. 하지만 낮고 높은 음역의 사운드를 놓치기 쉽습니다. 여러 개의 드라이버를 사용해 스피커를 만드는 것은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 밸런스를 찾는 것이 우리 회사의 주목적입니다. 최고의 드라이버, 최고의 크로스오버, 최고의 인클로저를 사용해 스피커를 제작해도 완벽한 소리를 내기 쉽지 않고, 뭔가 빠진 듯한 소리를 냅니다. 그것은 튜닝하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며, 튜닝은 오랜 경험이 필요한 것이라 쉽게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기술적으로 완벽해도 궁극적으로 사람이 들었을 때 만족해야 되기 때문에 귀로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기술적 노하우가 중요한 것이 스피커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스텐하임의 알루민 2가 클래식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어 대단한 사운드가 나올 것 같지 않지만, 클래식 음악을 기준으로 눈을 감고 들어보면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공연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스텐하임은 그런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할 것입니다. 감히 이야기하자면, 두뇌는 소프트웨어, 귀는 하드웨어라고 생각합니다. 귀를 통해 소리를 듣게 되지만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두뇌에서 모든 것을 처리해서 듣는 것이며, 음악을 듣는 경험이 부족하면 음악을 들어도 단순히 들리는 소리라 생각하지만, 경험이 많으면 음악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제품이 나올 때마다 오랜 시간 음악을 듣고,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해서 합의점을 도출합니다. 그리고 다시 제품을 개선합니다. 저희 3웨이 제품을 개발했을 때의 일인데, 그 제품을 개발하고 난 뒤 처음 예상했던 것하고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저희는 같은 속도를 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우퍼가 약간 처지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속도를 맞추기 위해 2달 동안 연구해서 문제점을 잡아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에서는 음악과의 교감을 중시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더 깊게 더 쉽게 음악과 교감할 수 있게 분석과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스텐하임 제품들의 특징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다른 제조사와 스텐하임의 차이는 소재로, 알루미늄을 사용해 인클로저를 제조하는 것인데, 알루미늄의 장점은 적막한 것과 변형이 없고 무게가 나가서 기계적으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클로저 내부에 특별한 소재를 덧붙여 댐핑 특성을 좋게 하는 중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소재가 각기 다른 3중 구조를 통해 내·외부의 진동을 제어하고 있습니다. 다른 제조사의 알루미늄 인클로저는 약간의 틈 같은 것이 있는데, 우리는 스위스에서 만들기 때문에 정밀성이 무척 뛰어납니다. 드라이버는 스캔스픽 등에 특주해서 사용하는데, 고효율, 저왜곡을 중점에 두고 있습니다. 크로스오버가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데, 스위스의 오디오 컨설팅과 문도르프, 얀센, 주피터 등에서 만든 최고로 좋은 부품을 사용해 제조하며, 각 유닛에 정확히 배분하고 서로 간섭하지 않게 제조하고 있습니다. 레퍼런스 시리즈는 액티브 크로스오버를 사용하는데, OP 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제조합니다. 그리고 최신 기술만 좇기보다는 음악에 어떤 것이 좋은지 먼저 따져 보고 스피커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출시할 신제품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패시브 크로스오버 버전의 레퍼런스 얼티메이트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저는 액티브 크로스오버를 사용하는 것이 최상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제품 구성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시장에서 패시브 크로스오버 버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패시브 크로스오버는 액티브 크로스오버 버전의 레퍼런스 얼티메이트처럼 별도의 섀시로 제작되며, 사용하다 액티브 크로스오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다음 뮌헨 오디오 쇼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월간 오디오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친구들에게도 항상 이야기하는 것인데, 많은 이들이 콘서트나 뮤지컬 같은 음악에 관련된 여러 행사에 가서 음악적인 경험을 해 봤으면 합니다. 이런 음악적인 경험을 쌓으면 음악적인 성숙도를 높일 수 있고 또한 감각도 깨어나며 품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월간 오디오 2017년 4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