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승재 기자
빈티지 오디오는 현대 오디오가 가지지 못한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이 매력에 빠진 빈티지 오디오 마니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며, 또한 현대 하이엔드 기기로 음악을 듣던 사람도 빈티지만의 매력에 빠져 이쪽으로 취미의 방향을 전환한 사람도 여럿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매력 있는 빈티지 오디오 취미를 시작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빈티지 오디오는 나이가 먹을 대로 먹은 제품이기에 제품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구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만약 빈티지 오디오 제품을 싸다고 인터넷 중고 거래로 사는 경우 외부는 멀쩡하지만 내부의 부품이 오리지널과 다른 것으로 교체되었거나, 속이 다 썩어 구매 후 바로 문제가 생기는 일이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숍에서 구입해야 마음 편하게 이 취미를 즐길 수 있고, 그리고 다시 팔 때도 걱정이 없다.
이번에 숍 탐방으로 방문한 오디오하우스는 빈티지 오디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숍이다. 특이하게 오디오 숍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 아닌 문정동에서 문을 열었는데, 지하철 8호선 장지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이 장소에서 숍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사는 곳에서 가깝고, 교통이 좋아 손님 분들이 오시기도 좋고 고객 분들을 만나러 가기도 좋아 여기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영업시간이 자유로워 방문 전에 전화만 하면 주말도 상관없이 시간도 상관없이 편하게 시청해 볼 수 있고, 주차가 쉬워 차를 가지고 오더라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홈페이지 (www.audiohouse.kr )와 블로그(blog.naver. com/unosman)를 통해 매장에 있는 제품과 입고될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전 제품의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오디오하우스의 박승현 사장(사진)은 친구 따라 시작한 취미가 직업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오디오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히 친구의 사무실에 들렀다가 처음으로 오디오를 접하고 그 매력에 빠졌다. 그 후 오디오의 세계에 더욱 맹렬하게 빠져 들어갔고, 빈티지 오디오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가 오디오 숍을 운영하기 전에는 디자인을 직업으로 하고 있었고 골동품과 고가구에 관심이 있었는데, 빈티지 오디오를 접한 후 고풍스런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고 그 당시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제품들을 지금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더욱 빠져들어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빈티지 기기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 있는 인터페이스와 특유의 조작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내부를 열어 보면 수많은 부품들을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연결해 제작한 것을 알 수 있어 빈티지 오디오에 더욱 반하게 되었다고.
보통 빈티지를 취급하는 숍에 가거나 또는 빈티지 오디오가 많은 집에 가 볼 때 빈티지 오디오가 고물로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고물상 같은 느낌을 주지 않았고, 분위기 좋고 깔끔하게 제품이 전시되어 있어 첫인상에서 제품에 대한 신뢰가 느껴졌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웨스턴 일렉트릭 같은 초고가의 빈티지 제품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빈티지 오디오들을 주로 취급하고 있을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빈티지 오디오 입문자들이 처음 접해도 구입하기 용이한, 즉 부담이 크게 되지 않을 정도로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빈티지의 매력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충분히 좋은 소리를 내는 마란츠 리시버 같은 제품을 주력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초보자가 구입하기에 좋은, 숍에서 추천하는 아이템에 대해 물어 봤는데, 마란츠 같은 리시버 제품과 JBL 랜서 99나 클립쉬 헤러시 스피커를 추천해 주었다. 이 제품들이라면 크기도 적당하고, 디자인도 좋고, 무엇보다 요즘 나오는 하이파이 제품 수준의 가격으로 빈티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좋다고 하며, 나 역시 빈티지 오디오를 구입한다면 이것으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오하우스는 스피커, 앰프, 리시버, 튜너, CD 플레이어, 턴테이블, 데크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며, 미국 쪽 스피커와 앰프류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고 한다. 스피커는 JBL 4344·C38 바론·L19·L65·L112, 클립쉬 혼·벨 클립쉬, 알텍 발렌시아·플라밍고, AR 3·4·LST-2, 보작, 젠센, 탄노이, 보스, 산수이 등 인기 있는 제품을 갖추고 있고, 앰프도 매킨토시 앰프와 마란츠, 스코트, AR, 피셔, 캔우드, 산수이 리시버 등 인기 있는 제품들을 거의 다 갖춰 놓고 있다. 그리고 현재 매장에 있는 제품 중 특히 마란츠 2500, 2600 리시버는 구하기 힘든 제품이라고 소개해 주었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고 제품의 상태가 너무 좋아 빈티지 기기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오디오하우스에서 보유하고 있는 제품은 상태가 무척 좋았다. 그래서 제품을 어디에서 수급하느냐고 물어 보았는데, 이곳에서 취급하고 있는 제품, 특히 스피커의 경우 미국에서 직접 수입을 해 오고 있다고 대답해 주었다. 미국에 있는 친구를 통해 제품을 수집을 하고, 그렇게 몇 달 간 제품을 모아 한국으로 보낸다고 하며, 특히 매장에 있는 대형 스피커의 경우 대부분을 그렇게 들여왔다고 한다.
오디오하우스에서는 고객 분들이 가져온 제품이나 미국에서 직접 들여온 것들 모두 직접 기기를 점검하고, 문제가 있는 것 중 간단한 것은 직접 수리하며,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의 경우 전문가에게 의뢰해 완벽하게 수리한다고 한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물어봤는데, 완벽하지 않은 상태의 제품을 판매하면 고객과 본인 모두 고생만 하게 되어서 그렇게 하게 되었다고 하며, 최대한 완벽한 제품만을 판매하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고. 이곳에서는 구입한 제품을 2~3개월 간 품질 보증을 해 준다고 하는데, 인터넷 중고 거래로 구입했을 때 문제가 있는 제품을 받을 경우의 암담함을 아는 분이라면 이 품질 보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일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판매한 제품은 교환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매입해 준다고 하니 이곳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디오하우스에서는 제품의 오리지널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출력석이나 진공관이 교체되지 않은 최대한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제품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제품 수리 시 커플링 콘덴서 하나라도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동일한 부품을 이베이 등에서 어떻게든 구해서 수리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기기 하나하나의 상태를 염두에 두고 있고, 문제가 있는 제품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잘 안 팔리는 제품이라도 문제가 있는 제품의 경우 반드시 완벽하게 고쳐 놓고 있다고.
빈티지 오디오, 특히 앰프나 리시버의 경우 우드 케이스가 매력 중의 하나인데, 이곳에서 취급하는 앰프나 리시버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앰프 케이스 및 스피커 인클로저 제작으로 유명한 보이스우드에서 제작한 고급스런 우드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새것뿐만 아니라 오리지널을 보이스우드에서 리폼한 것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빈티지 오디오를 사용하고 싶은데 이런저런 것이 걱정이 되어서 섣불리 구매를 못하고 있는 입문자 분들에게 이번에 숍 탐방을 진행한 오디오하우스를 소개하고 싶다. 마음 편하게 전화하고 방문해 본다면 그간의 고민이 금세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제품의 상태가 좋고 가격도 공개되어 있어 구입함에 있어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문의. 010-9256-7320
<월간 오디오 2015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