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캐비닛에 장착한 스피커 시스템에서는 얻을 수 없는 투명함과 빠른 반응이 오데온 No.28 시리즈 2에서 얻어지고 있는데, 이것이 혼을 부착한 가장 큰 효과라고 할 것이다. 이어 출력이 채널당 10W가 채 안 되는 트라포매틱의 인티앰프를 연결했다. 음의 배경이 차분해지고 정숙함이 느껴지면서 악기의 세부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음이 전개된다.
글 | 정우광
독일에서 건너온 스피커 제조업체인 오데온은 목재로 된 혼을 부착한 스피커 시스템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회사의 이름도 고대 그리스의 극장을 의미하는 오데온이라고 붙인 것이 혼의 모습과 통하는 부분도 있다. 오데온 오디오의 설립자인 악셀 게르스도르프는 1970년대 후반 스피커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한다. 연구 개발을 거듭한 뒤에 1987년에는 스튜디오 장비의 개발을 위한 ARS 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인 제품의 개발·생산을 시작하였다. 1990년대부터 원추형 혼의 개발을 하여온 동사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 더 개량된 제품을 발표함으로써 이제는 혼형 스피커 업체의 대표 격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소리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려면 원추형의 형태가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된다. 공기의 진동을 타고 나가는 음파의 물리적인 특성을 볼 때에 그리 깊은 연구가 아니더라도 경험상으로 일찌감치 인류는 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터득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작은 크기의 진동판의 울림을 다수의 청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처음 고안된 것이 혼, 즉 나팔 형태의 것인데, 이것이 소리의 재생을 위하여 처음으로 고안된 것이 아니라 관악기의 경우처럼 인류가 경험상으로 예부터 알고 있었던 것을 응용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첨단의 과학 기술이 발달한 요즈음에도 여전히 혼을 부착한 스피커 시스템이 발표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개발 발표된 No.28 시리즈 2는 이제까지의 동사의 혼형 스피커 시스템이 대형의 것으로 가정에서 수용하기에는 조금 버거운 크기의 것이었던 것에 착안한 듯 매우 컴팩트한 혼형 시스템이다. 하지만 높은 능률을 가지고 있어 오케스트라나 록 콘서트의 현장감 있는 음을 사용자의 실내에서 재현해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28cm 크기의 우퍼는 독립된 인클로저에 위치시켰다. 전면의 배플은 위로 향해 약간 경사져 있고, 하단 후면에 포트가 위치한 베이스 리플렉스형이며, 이 위에 얹혀 있는 중음역과 고음역의 유닛은 별도의 인클로저를 가지고 있는 형태가 된다. 중음역은 콘형 유닛에 40cm 구경의 혼을 부착한 것이고, 트위터는 새롭게 개발한 컴프레션 드라이버에 원추형 혼을 부착한 것이다. 재생음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중음역의 유닛에 컴프레션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콘형 유닛에 우드 혼을 부착한 것은 전통적인 혼형 스피커 시스템과는 다른 궤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혼 특유의 음색을 일반적인 스피커 시스템에 착색시킨 듯한 음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혼은 스피커로부터 방출되는 음을 증폭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작은 크기의 음을 듣는 위치에까지 높은 음압으로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혼은 소리를 모아서 먼 곳에 이르기까지 음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 때문에 음의 전개 범위가 좁아져서 넓은 실내를 커버하기에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혼의 형태를 변화시켜 음의 방사 범위를 넓히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경우에 음의 왜곡이 수반되는 것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여기서 혼형 스피커 특유의 음색이 가미되어 여기에서 혼형 스피커의 재생음에 대한 호 불호가 갈려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구형의 단면을 갖는 원추형의 혼의 장착이 필수인데, 오데온 No.28 시리즈 2처럼 가정에서의 사용을 전제로 한다고 하면 혼형 유닛의 단점을 제거한 이상적인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시스템의 능률이 1W 입력 시에 93dB로 상당히 높은 터라 매칭 앰프 선택의 자유도가 높다. 처음에 연결한 앰프는 유니슨 리서치의 레퍼런스 프리·메인 앰프. 845를 더블 패러럴 싱글 엔디드 구동하여 채널당 100W의 출력을 내주는 어마어마한 시스템이다. 혼 드라이버가 부착된 능률 93dB의 스피커 시스템을 구동하기에는 넘치는 스펙이지만 혼형 스피커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흔한 조합이기도 하다. 능률이 높은 스피커 시스템을 낮은 출력의 앰프로 구동하다가는 높아지는 잔류 노이즈 때문에 고출력의 앰프를 연결하는 경우가 흔하게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다 예전의 이야기이고, 요즈음의 앰프들은 높은 S/N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선호하는 앰프의 음색을 원하지 않는다면 저출력의 앰프와도 무난한 매칭을 보여준다.
처음 곡으로 재생한 멘델스존의 교향곡 4번이 실내에 울려나오자 마자 이것이 혼을 부착한 스피커 시스템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일반적인 캐비닛에 장착한 스피커 시스템에서는 얻을 수 없는 투명함과 빠른 반응이 오데온 No.28 시리즈 2에서 얻어지고 있는데, 이것이 혼을 부착한 가장 큰 효과라고 할 것이다. 이어 출력이 채널당 10W가 채 안 되는 트라포매틱의 인티앰프를 연결했다. 음의 배경이 차분해지고 정숙함이 느껴지면서 악기의 세부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음이 전개된다.
독일 사람들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실용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오디오의 세계에는 의외로 이론과 기술보다는 감성을 중시한 제품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의 기술자들이 계측기와 컴퓨터를 이용하여 기기의 정밀도를 높인 제품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경향에 비하여 오랜 전통의 악기에서 나오는 음을 재현이라도 하듯이 감성이 풍부한 제품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오데온 No.28 시리즈 2라면 이러한 독일인의 감성을 충분히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2,24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32Hz-24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00Hz, 21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3dB
크기(WHD) 44×117×50cm 무게 45kg
* 월간 오디오 2015.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