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오디오 트렌드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멋진 무대 - Swans M3 Speaker System
오디오 2015-12-11 17:11:09

글 월간오디오

프로악의 최신 제품 K6. 평소에 알던 프로악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생소한 리본 트위터, 중역에는 ATC를 연상하게 만드는 대형 돔 유닛이 채용되었고 우퍼는 펄프 계열이 아닌 케블라 우퍼다. 인클로저는 예전 제품들과 비슷하지만 유닛을 보면 완전히 다른 회사의 제품 같다. 이렇게 독특한 유닛의 조합에도 소리는 예전 프로악의 연장선상으로, 참 신선하고 멋진 음이 나온다.

스완 M3을 리뷰하면서 뜬금없이 왠 프로악 이야기냐고? M3를 처음 볼 때 머릿속에서 프로악 K6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M3의 유닛 구성이 프로악 K6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리본 트위터에 2인치 패브릭 돔, 6.5인치 케블라 우퍼의 3웨이 구성인 것까지 똑같다. 단지 K6는 우퍼를 두 발 쓴 톨보이 타입이라는 점과 M3가 우퍼를 한 발 쓴 북셀프 스피커라는 점, 그리고 프로악이 유닛 전문 메이커와 협업하여 유닛을 생산한 것에 비해, 스완은 직접 생산한 유닛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물론 브랜드의 이력이나 가격대를 고려하면 스완을 프로악에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되겠지만, 마음 한편으로 스완이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디오 숍에서 값싼 스피커를 고르더라도, 그보다 한 급 높은 스피커의 소리와 비교하면서 골라야 실수하지 않는 법이다.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 몬테레이 파크에서 창업한 스완은 리본을 포함한 스피커 유닛의 제조에 큰 강점을 갖고 있었다. 창립자 프랭크 헤일(Frank Hale)은 음향 전문가 출신으로 초기부터 경영과 제품 개발에 고군분투했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금도 제품 개발에 열정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스완은 홈시어터, 멀티미디어와 카오디오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200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하이파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초기에 디바 시리즈를 필두로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했으며, 더 쇼(T.H.E. Show)와 CES에서 많은 상을 받았고 독일의 <오디오>와 같은 전문지에서 극찬을 받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초기에는 자사의 유닛과 네트워크를 키트 형식으로 판매했는데, 가격에 비해 월등한 성능으로 수많은 자작 애호가들을 열광시켰다. 싸고 좋은 스완의 유닛에 매혹된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스스로 스완의 열혈 당원이 되어 스피커 제작이나 업그레이드 관련 정보들을 활발하게 주고받았고, 스완이 전 세계 애호가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에 리뷰하는 M3은 스완에서 개발한 우수한 유닛을 아름다운 목재 인클로저에 담은 북셀프 스피커다. 베스트셀러 M1의 상급기로 개발되었으며, 더블 우퍼 구성의 톨보이 M6F의 아래에 랭크되어 있다. M 시리즈의 특징은 우선 아름다운 인클로저를 꼽고 싶다. M3 역시 M1처럼 고급스러운 인클로저다. 호두나무 판자를 조립한 천연목의 질감에서 기품이 느껴지며, 전면과 후면 배플은 매트 블랙으로 단정하게 마무리되었다.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단순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오래도록 사용해도 싫증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조립 상태나 만듦새도 정교하여 흠잡을 곳이 보이지 않는다.



M3은 이 크기, 또는 이 가격대의 북셀프 스피커로는 보기 드문 3웨이 3스피커 구성이다.  전면 배플에는 유닛이 컴팩트하게 들어차 있고 덕트는 후면에 위치한 위상 반전형 스피커다. 트위터는 스완에서 자랑하는 초경량 캡튼 재질의 아이소다이내믹 리본 유닛. 중역은 ‘대형’ 2인치 패브릭 돔 유닛을 사용한다. 트위터와 중역 돔 유닛이 인클로저에 바로 장착되지 않고 알루미늄 서브 배플에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인클로저의 진동이 유닛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우퍼는 6.5인치 콘형으로 M3를 설계하며 새롭게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가볍고 강한 케블라 재질을 진동판에 사용한 최신 소형 우퍼답게 콘의 굴곡은 깊은 편이며, 콘의 중심에 음압이 집중되는 것을 분산시키기 위해 합금을 정교하게 가공한 페이즈 플러그를 장비하고 있다. 에지는 두툼한 고무 재질로서 진폭이 클 것으로 보이며, 프레임도 튼튼한 금속제로 상당히 공들여 만들었다. 진동판의 색상을 제외하면 B&W의 케블라 유닛과 매우 비슷하다.

M3에 장착된 유닛들은 모두 매력적이지만, 그중에서 중역을 담당하는 패브릭 돔은 실로 매력적이다. ATC나 PMC는 물론이고 앞서 언급한 프로악에서도 2인치 이상의 ‘대형’ 돔 유닛을 중역에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콘 유닛에서는 듣기 힘든 자연스런 확산과 시원하고 다이내믹한 중역 - 에너지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중역 돔 유닛을 사용하는 메이커들은 공통적으로 돔 유닛이 담당하는 주파수 대역을 넓힘으로써, 우리의 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파수 대역에서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가급적 멀리 떨어뜨리고, 이를 통해 매끄러우면서도 강력한 중역을 구현하는 경향이 있는데, M3도 이 점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니다.
M3의 중역 돔은 아래로는 800Hz, 위로는 4500Hz까지 담당하는데(네트워크는 4차 필터로 급격하게 잘라낸다), 이 대역은 우리 귀가 민감한 대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중역 돔을 통해 이 대역을 하나의 유닛으로 매끄럽게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전체적으로 네트워크의 왜곡이나 자극이 덜 들리는 좋은 밸런스를 성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트위터와 우퍼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리본 특유의 섬세한 음색을 더욱 살리거나 저역도 충실하게 재생할 수 있다.



용산 모 오디오숍에서 시청한 M3의 첫인상은 밝고 활달하다는 느낌이다. 예상했던 대로 중역 돔의 역할이 두드러져서 중역이 막힘없이 콸콸 쏟아지는 느낌. 리본 트위터의 높은 고역은 가볍고 화사하며 매우 민감하고, 저역은 풍성하다는 느낌보다는 정확하고 반응이 빠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청한 숍은 넓은 편으로 여러 스피커의 유닛들이 ‘흡음재’ 역할을 하고 있기에, 그리고 벽에서 멀리 떨어진 프리 스탠딩 상태에서 시청했기에 일반적인 가정환경에서는 후면 덕트와 벽의 영향으로 훨씬 풍성한 저역을 재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적으로 매우 민감한 스피커 시스템으로 매칭 기기나 케이블에 따라 재생음이 크게 변화한다. 말하자면 여러 가지 양념을 하고 푹 익힌 맛이라기보다는 신선한 날 재료의 맛에 가까운 음이다. 리뷰 기기가 막 포장에서 꺼낸 신품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그리고 이 기기의 잘 짜여진 하드웨어와 소리의 민감함을 고려하면 이 기기의 가능성은 분명히 열려 있다는 판단이다. 이 신선한 재료, 이 민감한 스피커를 길들여 자신만의 멋진 소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오디오 취미의 맛을 제대로 즐기는 길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가격이 열 배도 훨씬 넘는 K6와 이 스피커를 비교하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일 것이지만, 혹시 리본 트위터와 대형 중역 돔, 그리고 케블라 우퍼의 조합이 향후 오디오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M3가 그만큼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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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오디오 2015.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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