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월간오디오
이들의 제품들을 보면 확실히 유니크하다. 많은 브랜드들이 주류의 사운드와 디자인, 그리고 상품성에 매달릴 때도, 이들은 과감히 자신만의 철학과 개성으로 제품을 만들어낸다. 하나의 제품을 완성할 때도 물량 투입이라는 신조 아래, 소재나 공정 등에서도 조금의 ‘허점’도 허용하지 않는다. 최고의 고품질 소재를 사용하고, 기술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며, 느리고 복잡하더라도 수작업의 공정을 중시하는 등, 지금까지의 헤드폰 업체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높은 가격, 대신 최고의 완성도와 결과물을 제공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정판 출시로 개수마저도 제한하는 과감성을 보이기도 하는데, 모델명에 따라 개수를 설정하는 위트까지 보여주기도 한다. 확실히 이런 모습들은 다른 경쟁 브랜드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다른 업체들이 가지지 못한, 이들만의 유니크함이 부각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들 울트라손을 이야기하고자 하면 이렇게 구구절절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필요한 독특하고, 매력 있는 회사라는 것이다. 또 한 번의 이들의 위트가 발휘된 고가의 헤드폰이 발표되었다. 기존의 제품이 리미티드였다면, 이번 제품은 무려 언리미티드이다. 에디션 5의 새로운 버전, 언리미티드를 소개한다.
전작 에디션 5는 555개의 한정 생산을 내걸면서 자신감을 내비추기도 했는데, 이 555개의 제품은 단 1년만에 완판되어 버렸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유저들이 재발매를 요청했고, 그러한 이슈들을 전달 받아 이번에 에디션 5 언리미티드 버전을 출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전 에디션 5가 고급화의 극치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언리미티드 버전은 말 그대로 양산형 버전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물론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에디션 5의 가격에 비하면 어느 정도 내려왔다고 보면 된다.
에디션 5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보그 오크 원목의 이어컵이 과감히 교체되었다. 사실 소재 수급과 가공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올라간 듯한 인상인데, 에디션 시리즈에 주력으로 사용되어온 루테늄 소재로 변경된 것이다. 물론 소재 변화에 따른 사운드 변화는 필연적으로 따르겠지만, 제작자는 이전 에디션 5의 사운드에 접근하기 위해 튜닝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자인은 언제 보아도 고급스럽다. 대번에 울트라손의 제품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유니크한 디자인이며,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이 강조되어 있는 모습. 이어 패드와 헤드 패드는 고급의 에디오피아산 양 가죽으로 제작되어, 더 없는 착용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헤드 밴드와 연결부는 모두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정교한 가공과 단단함을 보여주며, OFC 케이블에 뉴트릭의 플러그를 장착하여 신뢰감 역시 주고 있다. 참고로 케이블은 1.5m ·3.5mm 뉴트릭 플러그, 4m·6.3mm 뉴트릭 플러그, 그리고 1.2m·리모트 구성으로, 3가지를 제공한다.
울트라손이 자랑하는 S-Logic과 ULE 테크놀로지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S-Logic은 울트라손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유닛을 귀에서 약간 벗어난 부분에 배치하여, 귀와 이어 패드 내부의 자연스러운 반사음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하지만 에디션 5를 개발하면서 한 단계 더 진보된 기술을 선보였는데, 바로 S-Logic EX이다. 유닛의 독특한 배치와 함께, 하우징 내부에 깔때기 모양의 굴곡을 만들어 놓아 반사 효과를 더 증폭시키는 것이다. 더불어 자기장 방출을 98%까지 감소시키는 ULE 기술 적용의 뮤-메탈 실딩 채용도 이들이 강조하고 있는 포인트 중 하나.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울트라손의 제품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분명 주류와 다른 사운드이지만, 묘하게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늘 강조하고 있는 내추럴 사운드가 사실 이런 것이었나, 설득될 정도로 단순히 개성 있다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성향이라는 것. 개인적으로도 이들의 사운드를 좋아하는데, S-Logic EX 기술 덕분인지 탁월한 공간감을 바탕으로 한 스테이지가 정말 매력적이다. 뛰어난 해상력, 그리고 밸런스 있는 대역 등은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게, 자극적인 느낌 없이 순수하게 전달되고 있는 것도 포인트. 재미있게도 울트라손의 제품들은 모두 비슷한 성향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그레이드에 따라 세세한 질감이나 해상력들이 크게 차이나는 정도이다. 즉, 에디션 5가 울트라손이 만들어낼 수 있는 거의 최고 수준의 사운드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울트라손의 철학답게, 고가의 헤드폰이라고 무조건 헤드폰 앰프가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포터블 기기에서도 충분히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모토를 보여주고 있는데, 실제 스마트폰과의 매칭에서도 크게 능률이 딸린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밀폐형 제품의 소위 말하는 끝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밖에서 듣는 음의 품질 역시 탁월하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380만원 유닛 크기 40mm 유닛 타입 다이내믹, 밀폐형 임피던스 32Ω 음압 96dB
주파수 응답 5Hz-46kHz 무게 280g
[Monthly Audio] 2015.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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