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한국의 오디오 제조사 래드손의 제품을 소개한다. 래드손은 10여 년간 오디오 칩 및 세트 제품을 상용화한 엔지니어들이 세운 곳으로, 현재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오디오 IP, 오디오 모듈, 완제품 및 플랫폼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그들이 만든 airDAC는 크기는 작아도 다양한 기능과 탁월한 기술력이 담겨 있는 대단한 제품이다. 이 기기는 벅스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해 무선으로 음악을 재생하며, USB D/A 컨버터가 있어 PC나 MAC을 연결해 음악을 재생하고, 헤드폰 앰프는 물론 프리앰프 기능이 있어 하이파이용 파워 앰프나 액티브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고, 옵티컬 출력이 있어 더 고가의 D/A 컨버터와 연결할 수도 있다.
이 작은 제품에 들어가 있는 기술력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시중에서 흔히 사용되는 칩을 사용하지 않고, TI의 OMAP 프로세서 기반의 독자 개발 플랫폼에 USB 오디오 클래스 1.0/2.0과 로우 레벨 하드웨어 디바이스 드라이버, 미국 특허를 받은 오디오 알고리듬 등을 모두 독자적인 기술로 구현해 냈다. 그래서 XMOS 칩을 사용한 USB D/A 컨버터로 PC에서 음악을 재생하고 일시정지 했을 때 대부분 ‘틱틱’하는 소리가 나는데, 하이엔드 오디오일 경우 특히 이 소리가 무척 불쾌하게 들린다. 독자적인 기술로 완성한 이 제품에는 보기 힘든 페이드 인·아웃 기능이 있어 잡음 없이 자연스럽게 재생이 된다. 그리고 이 제품은 헤드폰 앰프 기능이 백미다. 출력 임피던스가 0~0.1Ω이라는 대단한 스펙을 가지고 있고, 대단히 높은 댐핑 팩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자체 기술로 개발한 헤드폰 앰프 출력단은 고가의 구동하기 힘든 헤드폰을 손쉽게 구동한다. 이 제품에는 흔히 사용되는 디지털 볼륨을 사용하지 않고, OP 앰프의 게인을 소프트웨어로 조절하는 PGA(Programmable Gain Amplifier) 방식의 아날로그 볼륨을 사용해 낮은 볼륨에서 음질 열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원음의 변형 없이 디지털 음원에 존재하는 디지털 노이즈 패턴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제거하는 독자적인 알고리듬인 DCT(Distinctive Clear Technology)를 하이파이용으로 튜닝해 내부 DSP에 탑재하고 있다. 또한 헤드폰에서 스피커와 같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DCT + Headphone Cross-Feed 모드도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 고정밀 클록 제너레이터,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추후 출시될 전용 어플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airDAC를 하이파이 시스템과 헤드폰으로 시청해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리뷰를 위해 음악을 들었나 생각될 정도로 한참을 들었던 기억이다. 사실 처음에는 별 다른 정보 없이 이들의 제품을 들은 것이라, 그저 또 하나의 외국 브랜드 출현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만큼 첫 사운드부터 하이엔드 고급기에서 울리는 소리처럼 집중해야만 했다. 깨끗하게 뻗는 고역, 질감을 잔뜩 머금은 중역, 그리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저역까지, CD 플레이어가 이제는 제자리를 잃겠구나 하는 생각을 품을 수밖에 없게 한다. 네트워크 제품들이 대부분 비슷한 음색과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 특유의 건조함과 딱딱함이 하이파이적인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그런 면에서 정반대의 소리를 만들어간다. 윤기 있고, 따뜻한 질감, 디지털적인 흔적을 지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처음에는 네트워크 소스로 활용해, 케인과 모니터 오디오를 매칭해서 음악을 들었다. 우선 자연스러운 음장감으로 무대를 완성시켜 간다. 정확한 정위감을 만들어 내며, 연주자들의 위치를 확실히 각인시킨다. 현의 질감은 사실적으로 표현되며, 첼로의 굵직한 선율도 따뜻한 온도감으로 포근히 감싸준다. 보컬에 대한 감각도 인상적인데, 보컬의 풍부하고 복잡한 감정들을 눈부시게 표현해 낸다. 디지털 제품들이 이런 점에서는 약점을 보이기 마련인데, 래드손의 이 제품은 마치 자신의 모든 감각들을 곤두세우고 접근하는 듯하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랄까. 들을수록 음악적인 재미에 빠지게 한다.
▲ 벅스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해 무선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사실 이 제품은 네트워크 제품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역시 메인은 헤드폰 앰프로서의 역량이다. 몇몇 인기 있는 고가의 헤드폰과 연결해 음악을 들어 보았는데, 왜 이들이 헤드폰 앰프에 자신감을 보이는지 대번에 알아차릴 수밖에 없다. 헤드폰 앰프는 단순히 증폭하는 것만 아니라, 얼마나 사운드적인 업그레이드를 보여 주는가로 판가름 난다. 단단한 저역은 당연히 따라오고, 질감을 한층 살려 주고, 텅 빈 무대를 소리로 꽉 채워 주는 것, 좋은 헤드폰 앰프를 쓸 때마다 그 단계가 올라가는 것이다. 래드손의 이 제품 역시 헤드폰 앰프로서의 역량을 잘 보여 주는데, 우선 헤드폰을 완벽히 컨트롤하는 느낌이다. 아마 시중에 인기는 고급 헤드폰 앰프를 염두에 두고 출시한 것 같은데, 사운드적인 역량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 줄 것을 예상된다. 올해 만난 최고의 헤드폰 앰프, DAC,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이 제품을 동시에 추천해야 할 듯하다.
제조원 래드손(주) (031)8018-7333 가격 79만원 네트워크 지원
디지털 입력 USB×1(PCM 24비트/192kHz, DSD) 디지털 출력 Optical×1
아날로그 출력 RCA×1 S/N비 111dB THD+N 0.0015%
크기(WHD) 14.1×3.5×14.1cm 무게 500g
<월간 오디오 2015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