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코스의 ESP950 정전형 헤드폰을 소개한다. 코스는 ‘1958년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는 60년을 바라보는 역사적인 헤드폰 브랜드로, 시대별로 수많은 명기들이 있는 미국 헤드폰의 역사라고 할 수 브랜드다. 조금은 투박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있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사운드 면에서는 매력이 넘치는 개성 있는 브랜드다. 오랜 세월 헤드폰을 만들어 온 제조사답게 수많은 오버 이어, 온 이어 헤드폰이 있지만 이번에 소개할 헤드폰이 그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것은 유일한 정전형 헤드폰이기 때문이다.
정전형 헤드폰은 일반 다이내믹 헤드폰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리를 낸다. 이 방식은 전기가 통하는 얇은 필름 재질로 만든 고정밀도의 다이어프램에 높은 바이어스 전압을 걸어 놓고, 그 다이어프램을 사이에 두고 동일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2개의 전극에 음향 신호를 푸시풀로 입력해 정전기의 반발·흡인력으로 다이어프램을 정밀하게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또한 이 방식은 다이어프램에 바이어스 전압을 항상 걸어 두어야 되기 때문에 전용 헤드폰 앰프가 함께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상 절대 밖에서는 사용이 어려운 헤드폰이며, 정전형 헤드폰은 오픈형 디자인으로 되어 있어 옆에 있는 사람도 거의 동일하게 음악을 들을 수밖에 없다. 이 정전형 유닛은 저역 재생보다는 고역의 재생에 유리하며, 극도로 섬세한 고역 재생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코스의 ESP950 정전형 헤드폰에 사용된 정전형 트랜스듀서는 특허를 받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메커니컬 댐핑을 위한 독특한 소재와 구조를 채용하고 있으며, 반도전성 다이어프램 코팅이 적용되어 있어 이를 통해 8Hz-35kHz의 광대역의 주파수 응답을 매우 평탄하게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ESP950은 같은 정전형 헤드폰인 스탁스 제품처럼 이어 컵이 무척 크다. 그리고 헤드폰 자체도 무척 커서 대단한 크기의 머리라도 잘 맞을 것 같다. 착용해 보면 상당히 편안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헤드 밴드와 이어 패드가 꽤 폭신하다. 그리고 크기에 비해 상당히 가볍다. 특이하게 버튼 하나 누르는 것으로 헤드 밴드가 분리된다. 정전형 헤드폰이라 단자가 일반 헤드폰과 많이 다르며, 케이블 길이는 약 121cm이고, 연장 케이블도 약 182cm로 무척 긴 길이를 커버할 수 있다.
ESP950에는 바이어스 전압을 공급하는 전용 헤드폰 앰프 E90이 포함되어 있다. E90은 입력으로 3.5mm 스테레오 입력과 RCA 입력이 있다. 볼륨이 특이한데, 노브가 하나로 보이지만 분할되어 있고, 이 노브로 좌우 밸런스도 조절할 수 있다. 앞쪽 노브가 왼쪽, 뒤쪽 노브가 오른쪽 볼륨을 조절한다.
액세서리로 소스기기와 연결할 각종 케이블과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카메라 가방 같이 생긴 휴대용 케이스, 9V DC 어댑터, 배터리 팩을 제공한다. 배터리 팩이 무척 특이한데, C 사이즈 배터리를 6개 넣고 사용하는 이 배터리 팩이 이 헤드폰을 포터블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ESP950의 사운드를 처음 듣자마자, 정전형 특유의 빠른 반응들이 쉴 새 없이 몰아친다. 일반적인 헤드폰에서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질감 가득한 무대와 자연스러운 울림들이 짧은 시간에도 각인된다. 라이브 무대에서 특히 그 마력을 발휘하는데, 어떤 제품이 이렇게 사실적인 현장감을 전할 수 있단 말인가. 쌉싸름한 초콜릿을 한입 베어 문 듯이, 그 맛과 향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그런 음들이다. 오픈형 특유의 광활한 무대 속에서, 악기의 모든 음과 울림들을 전해주는 그 느낌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마력’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화제의 정전형 헤드폰이다. 꼭 들어 보길 바란다.
수입원 소리샵 (02)3272-8791 가격 126만5천원
▲ ESP950 헤드폰
유닛 타입 정전형 음압 104dB 주파수 응답 8Hz-35kHz 무게 353g
▲ E90 헤드폰 앰프
주파수 응답 1.6Hz-50kHz(-3dB) 디스토션 0.001% 입력 임피던스 100KΩ
크기(WHD) 11×6.5×15.5cm 무게 482g
<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