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반세기 동안 수많은 오디오 브랜드가 자신의 이름을 알려 왔지만, 이들만큼 성능과 디자인, 모든 면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인정받았던 브랜드가 또 있을까. 하얗게 빛나는 맥킨토시의 사과마크처럼, 이들의 푸른 불빛은 한 번 보면 쉽사리 잊을 수 없게 한다. 오디오 애호가라면, 혹은 오디오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이들 제품에 대한 소유욕은 한 번쯤 크게 불탔으리라 믿는다. 하이파이 앰프의 랜드마크 같은 브랜드, 바로 미국의 매킨토시이다. 최근 매킨토시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자사의 첫 번째 헤드폰 앰프의 출시이다. 지난 해 로이코 본사에서 매킨토시 신제품에 대한 런칭쇼를 갖기도 했는데, 이들의 헤드폰 앰프와 헤드폰은 단연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들의 첫 번째 헤드폰 앰프 MHA100과 그와 매칭되는 플래그십 헤드폰 MHP1000을 소개한다.
우선 MHA100을 처음 받자마자 탄성을 내비칠 수밖에 없다. 헤드폰 앰프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매킨토시 패밀리룩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푸른색의 레벨 미터, 은색의 노브, 블랙과 실버 톤으로 조합된 인클로저, 측면의 크롬 섀시, 특유의 대형 트랜스포머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이 제품에서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하프 사이즈로 구성된 제품이지만, 매킨토시 특유의 웅장함과 고급스러움은 결코 줄어들어 있지 않다.

헤드폰 앰프라는 첫 번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여러 기능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인티앰프로서의 기능인데, 50W의 출력을 가지고 있어서, 웬만한 북셀프 스피커는 당당히 울려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 시청실에 구비된 여러 북셀프 스피커와 매칭해 보았는데, 매킨토시 앰프에서 익히 느껴왔던 질감과 다이내믹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디지털 입력도 풍부하게 지원하고 있는데, AES/EBU부터, 코액셜, 옵티컬, 그리고 PC 파이를 위한 USB까지 빠짐없이 챙기고 있다. USB 입력은 32비트/192kHz까지 구동할 수 있으니, 웬만한 고음질 음원들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날로그 입력은 밸런스와 언밸런스 모두 지원하며, 프리아웃까지 지원하여 파워 앰프와 연결할 수도 있다. 매킨토시가 자랑하는 파워 가드를 채용, 클리핑으로 인한 헤드폰 및 스피커 손상을 확실히 방지한다.
헤드폰 앰프는 최적의 임피던스 매칭을 위하여 3단계로 나누어 놓고 있는데, 오토포머(Autoformer) 기술을 활용, 8-40Ω, 40-150Ω, 150-600Ω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청음에서도 임피던스 매칭한 것과 다르게 연결한 것은 사운드에서 꽤 많은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HXD(Headphone Crossfeed Director)와 베이스 부스트 기능을 제공하여, 특수한 음장이나 커스텀 이퀄라이저를 얻어낼 수 있는데, 특히 HXD 기능이 참신하다. 마치 스피커로 듣는 듯한 넓은 공간감을 만든다는 것인데, 실제로 들어보면 그리 어색하지 않는 무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처음부터 눈치 챈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스피커와 함께 세트화되어 출시된 MXA70의 인티앰프와 완전히 같은 제품이다. 물론 전면의 모델명은 다르게 붙여져 있지만, MHA100은 스피커가 필요 없는 사람을 위한 MXA70의 독립 모델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화제작, MHP1000 헤드폰. 한없이 낯선 매킨토시의 헤드폰이지만, 첫 제품임에도 완벽히 플래그십 사양으로 완성시켰다. 하우징은 블랙과 실버 조합으로, 특유의 매킨토시 룩을 보여주며, 스테인리스와 천연 가죽을 조합하여 한층 고급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4cm의 유닛을 채용했고, 주파수 응답은 5Hz-20kHz로 고역부터 낮은 대역까지 착실히 담아낸다. 음압은 97dB이며, 임피던스는 200Ω으로 헤드폰 앰프를 필요로 하는데, 역시 매킨토시와 베스트 매칭을 이루겠지만, 사실 다른 제조사의 앰프와 그리 매칭이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

MHA100과 MHP1000을 연결하여 몇 곡의 음악을 들어본다. 우선 처음 듣자마자, 굉장히 투명하고 밝은 음색이 밀려온다. 특히 헤드폰 앰프의 놀라운 다이내믹이 빈틈 하나 남기지 않고, 무대를 가득 채워주는 것이 인상 깊다. 헤드폰 역시 플래그십 제품다운 눈부신 해상력과 넓은 광대역을 들려주는데, 고음질 음원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은 확실히 존재감이 있다. MHA100의 오른쪽 노브를 누르면 HXD에 불이 켜지는데, 소스기기의 음장 효과처럼 한 번 빠지면 모든 음이 심심해지는 묘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얼마나 들었는지 시간을 잊을 정도로, 제품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는데, 헤드폰은 역시 헤드폰 앰프의 출력이 바탕이 되어야, 모든 능력을 확실히 전해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만든다. 무엇보다 MHA100의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는데, 메인 인티앰프로서도 최고의 품격을 전해준다는 것은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수입원 로이코 (02)335-0006

▲ MHA100

가격 560만원   실효 출력 50W(8Ω)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Optical×1, USB×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헤드폰 앰프 출력 250mW   THD 0.005%
크기(WHD) 29.2×14.1×45.7cm   무게 12kg

▲ MHP1000

가격 250만원   유닛 크기 40mm   임피던스 200Ω   음압 97dB   주파수 응답 5Hz-20kHz   무게 464g

<월간 오디오 2015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