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쿼드는 그동안 어떠한 기종일지라도 초창기와 일맥상통하는 일종의 공통된 디자인 전통을 지켜 왔는데, 이제 그것을 벗어 던질지도 모르겠다. 이 시청기를 보는 순간 쿼드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초창기 빈티지 시절 쿼드의 제품에는 이와 유사한 모델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그러나 그 시절이 너무 오래되어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탓으로 오히려 낯선 느낌을 가지게 된지도 모르겠다.
1936년에 첫 선을 보인 쿼드의 추억, 그런 느낌을 일게 하는 아름다운 시청기가 등장한 것인데, 이 제품은 블루투스가 내장되고, USB DAC도 포함된 PC 파이용 미니 앰프지만, 전통의 쿼드답게 아날로그의 향취가 잘 살아 있는 기종이다. 레트로풍 디자인이라고 하는 형상으로, 전통의 그레이 컬러의 금속 섀시를 부드러운 우드 케이스가 감싸고 있으며, 우드 케이스의 컬러로 이 사펠리 마호가니 외에 피아노 화이트와 피아노 블랙도 마련되어 있다. 홍보 사진을 보면 소파 위 선반 위에 이 앰프와 미니 스피커 한 쌍이 거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몹시 아름답다.

고가의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 구성품에서 특별한 점을 내세우고 있진 않으나, 크리스털 CS4398 24비트/192kHz D/A 컨버터를 기반으로 하는 여러 디지털 입력이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옵티컬, 코액셜 입력은 물론 USB 입력도 2개가 있으며, 그중 USB A 입력은 애플사의 기기와 디지털 방식으로 연결이 되는데, 음 손실 면에서 최적화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PC와 연결하는 USB B 단자도 물론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유념! 블루투스 입력은 apt-X 코덱을 지원하는 고음질 사양이다. 출력은 45W(8Ω)이며 크게 넉넉하지 않지만 요즘의 보통 소형 스피커라면 못 울릴 기종이 없는 수치에 속한다.
이 시청기를 울려 줄 CD 플레이어는 이번 호 시청기인 YBA의 WM202이며, 그리고 트라이앵글의 엘라라 스피커를 연결했다. 시청기가 별도로 게재되어 있으니 참조 요망.
영국제의 오디오 기기들은 공통적으로 브리티시 사운드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브리티시 사운드는 어딘가 온화하고 클래식 취항인데 비해 JBL이나 알텍류의 아메리카 사운드는 호방하고 대음량에 강해 록이나 재즈 재생에 걸맞다는 것이 80년대 무렵의 표현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식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만드는 스타일에 따라서 얼마든지 개성을 가지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영국제의 보통 앰프나 스피커는 확실히 클래식에 강세가 있다. 호쾌함보다는 정밀·섬세하며 자연스러움이 확실히 전통처럼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정통적인 클래식한 음반만으로 시청을 했지만, 당연히 특이한 점은 없다. 평이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러나 듣고 있는 현의 독주곡에서 압축미가 굉장하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당연히 소리는 깨끗하다. 저가 모델에서 자칫하면 묻어 나오는 부풀림과 거칠음 같은 것은 절대로 없다. 피아노 역시 깨끗·단아하고. 그렌 밀러 악단의 연주에 흥취감이 충분하다. 엄숙한 연주가 아닌 것이라 마음 놓인다. 보컬의 우아함에서 역시 쿼드라는 칭찬이 나올 수 있겠다. 아름다운 생김새와 걸맞고, 쿼드의 명성에서 벗어나고 있지 않은, 간결하고 존재감이 풍부한 기종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125만원   실효 출력 45W(8Ω)   DAC 크리스털 CS4398 24비트   아날로그 입력 RCA×2
아날로그 출력 RCA×1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2, USB A×1,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Optical×1
블루투스 지원(apt-X)   주파수 응답 20Hz-30kHz   S/N비 108dB 이상   THD 0.0009% 이하
입력 감도 450mV   입력 임피던스 10㏀    크기(WHD) 31.3×9.3×30.2cm   무게 7.5kg

<월간 오디오 2016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