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shall Major Ⅱ 한층 진보된 메이저 스케일을 그려내다 - 뉴프로덕트

글 월간오디오

어릴 적 일렉 기타에 조금이라도 빠져 있었다면, 이들 브랜드 로고는 절대 잊을 수 없다. 깁슨의 레스폴과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에 걸려 있는 이들 앰프의 위풍당당함은 달에 도착한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처럼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특유의 기울어진 브랜드 로고, 샴페인 골드의 섀시, 가죽 마감 등은 이들의 아이덴티티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쯤 되면 이들의 브랜드를 대략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록 스피릿의 브랜드, 기타 앰프의 대표 제조사, 바로 마샬(Marshall)이다.
아직까지도 마샬하면 기타 앰프 브랜드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도 마샬에서 헤드폰·이어폰이 출시되고, 블루투스 스피커가 나오고 있다고 말하면, 주위에 믿지 않을 친구들이 분명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마이클 조던이 갑자기 야구를 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처럼, 믿기기 힘든 서프라이즈 스토리랄까. 물론 마샬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시장 개척은 이런 낯선 이미지 속에서도 당당히 성공했다. 전통의 기타 앰프 제작사이기에, 음향 사운드에 대한 이해는 확실히 있었고, 기타 앰프 디자인을 콘셉트로 하는 전략이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 덕분에 출시되는 제품마다 대 히트를 거두기도 했는데,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물량이 딸릴 정도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헤드폰·이어폰으로 메이저, 마이너, 모니터, 모드 등을 선보였고, 블루투스 스피커로는 스톡웰, 액턴, 한웰, 스탠모어, 워번 등을 출시하여 매력의 디자인과 성능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헤드폰에도 블루투스를 장착하고 있는데, 굉장히 빠른 사이클로 신제품들을 공개하고 있다. 사실 이들의 성공 포인트에는 마샬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디자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생각이다. 마샬 앰프의 이미지를 축소시켜 담아놓은 것이지만, 이것 자체가 요즘 유행하는 클래식 디자인과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덕분에 딱히 마샬의 기타 앰프에 대한 추억이 없더라도, 이들의 디자인을 보면 최신 유행의 감각적인 북유럽 제품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사진으로 보는 이미지도 매력적이지만, 실제로 보면 더더욱 매력적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최근 음향 제품의 디자인만 놓고 보자면, 마샬의 제품들을 1순위에 올릴 것이다. 요즘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이 소위 말하는 사진의 이미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 실제 만져보면 기대 이하의 마감에 실망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마샬의 제품은 실제 만져보고 작동시켜보면, 사진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헤드폰 역시 사진으로 봐도 멋있고, 실제 보면 더욱 매력적인 제품이다. 메이저의 정식 후속작 메이저 2를 소개한다.
외관상으로는 기존 메이저 제품과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는데, 하우징을 보다가 케이블이 빠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드디어 케이블 탈착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좌우 하우징에 각각 연결할 수 있다. 요즘 헤드폰 제품들이 오른쪽·왼쪽 하우징에 각각 케이블 포트를 두어, 음악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 놓고 있는데, 메이저 2 역시 이런 트렌드를 따르고 있는 듯하다. 정확한 1:1 비교는 아니지만, 착용감도 어느 정도 개선된 듯한 기분이다. 기존 메이저 제품이 너무 큰 장력 때문에 압박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메이저 2에서는 좀더 부드러워진 착용감을 선사한다. 헤드 밴드의 재질도 개선되어 변화를 보여주고 있고, 헤드 밴드 아래의 마샬 사인도 변경되어 있다. 사실 기존 메이저의 마샬 사인이 더 멋있던 것 같긴 하다. 힌지 부분도 변경되어 있는데, 아마도 내구성을 좀더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물론 인조 가죽의 러프한 이미지와 흰색 마샬 로고는 여전하고, 특유의 골드 플러그와 코일 케이블 역시 그대로 채용되어 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기존 메이저 제품은 완전히 저역을 강조하는 성향으로, 드럼이나 베이스를 부각시키는 느낌이 컸다. 덕분에 중·고역이 조금 묻히는 듯했는데, 이번 메이저 2는 그러한 점을 자신들도 인식했는지 꽤 밸런스 있는 변화를 보여준다. 저역을 한 단계 줄이고, 중·고역을 좀더 앞으로 내세운 것이다. 물론 풍부한 저음은 아직까지 메이저만의 특징으로 다가오지만, 그 약간의 차이가 꽤 많은 음색 변화를 가져온다. 마샬의 블루투스 스피커 제품들과 제법 다른 사운드 튜닝을 가져가고 있는데, 헤드폰·이어폰은 아무래도 록·메탈 음악에 비중을 둔다는 느낌이 강하다. 온 이어 제품으로 이 정도 저역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인상적이며, 이전보다 밸런스를 신경 쓴 듯한 튜닝이 여러 음악에서 느껴진다. 과함을 줄이고, 밸런스를 찾아낸 것이 메이저 2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17만원 유닛 크기 40mm 임피던스 64Ω 음압 99dB 주파수 응답 10Hz-20kHz

<월간 오디오 2016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