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그야말로 대세이다. 블루투스가 이렇게까지 크게 주목받을지 알았을까. 더구나 음향 기기에서 최고의 기능으로 각광받게 될지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블루투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낮은 수신율과 조악한 음질 때문에, 하이파이 음향 기기에서는 완전한 실패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무선의 편리함, 그 이상은 아니었던 것이다. 덕분에 네트워크 기반 제품들이 대세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 외로 블루투스 스펙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블루투스 버전이 높아지고, 고음질 코덱이 개발되면서, 앞서 이야기한 단점들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음질적인 면으로 부각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고, 보수적인 하이파이 오디오 업체들까지 블루투스 성능을 인정하고 적극 채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전통의 스피커 브랜드부터 신생 업체까지 이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데, 디자인, 성능, 기능, 크기 모든 면에서 제법 차별화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도 확실히 독특한 콘셉트로 차별화를 두고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이다. 무려 라이트 콘셉트를 결합한 제이비랩의 블루투스 스피커, 반디를 소개한다.
반디(Bandi)라는 예쁜 이름처럼, 매력적인 디자인에 눈길을 뺏기게 된다. 처음 제품을 꺼내면서도 감탄을 연발했을 만큼, 제이비랩 제품 중 가장 멋진 디자인이라고 손꼽고 싶다. 황금 비율의 세로 직각 디자인을 채용했는데, 샴페인 골드 컬러와 맞물려 굉장히 고급스러운 느낌이 전해진다. 지금 당장 호텔 침대 옆에 두어도 어색하지 않을 포름인데, 조명 콘셉트를 가진 제품 중 베스트 디자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이다.
마감 역시 탁월하다. 기존 제이비랩이 목재 인클로저를 적극 활용했다면, 이번에는 알루미늄을 멋지게 가공해냈다. 상단 대부분을 알루미늄 그릴 처리하고 있는데, 조명 효과와 맞물려 디자인적인 장점도 극대화시키고 있다. 또한 아노다이징 처리와 다이아몬드 커팅 기법 등 마감의 퀄러티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실제 만져보면 질감에서 확연히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바닥에는 고무 패드를 세팅하여 일반적인 진동과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있다.
반디라는 작명 센스처럼, 은은하고 감성적인 조명이 포함되어 있다. 혹시 블루투스 스피커에 형식적으로 추가된 자극적인 값싼 조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조명을 단독으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퀄러티 높은 빛을 선사한다. 실제 무드등, 독서등이나 수유등으로 사용해도 좋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빛을 내비추는데, 활용도에 따라 광량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조명은 하단에 위치하여, 유닛 부의 간섭을 줄이고 있다. 굳이 음악을 듣지 않아도, 조명만 활성화시킬 수 있는 것도 장점.
제이비랩이 즐겨 사용하는 고품질 풀레인지 유닛이 2개 장착되어 있다. 역시 넓은 대역을 커버하는 스펙으로, 풀레인지 특유의 자연스러운 대역 처리가 일품이다. 저역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메탈 적용의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추가하고 있는데, 좀더 집중력 있는 저역과 빠른 다이내믹을 돕고 있다. 출력은 대략 12W로 설정되어 있는데, 크기를 생각한다면 부족하지 않는 수치이다. 더구나 최대 출력을 살펴보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힘에 대한 불만은 없다.
스피커 그릴 하단에는 컨트롤 버튼이 3면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전원, 블루투스, 조명, 통화, 곡 이동 등 직관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블루투스는 안정성 높은 4.0버전을 탑재했고, 3.5mm Aux 입력단을 추가하여 케이블 연결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전용 어플(JBLAB Reader)을 제공한다. 문자나 메신저의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이 주요한데, 카카오톡, 페이스북, 라인, 네이트온 등 거의 대부분의 메신저나 SNS를 지원하고 있다. 고감고 마이크가 내장되어, 핸즈 프리 통화가 가능한 것도 실용적이다. 충전은 마이크로 5핀 USB 케이블을 활용할 수 있으며, 대략 3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가진다. 부속품은 Aux 케이블과 충전 케이블.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역시 조명 기능이 부각되어 있기 때문에, 사운드적으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이비랩답게 제한된 포름에서도 멋지게 사운드 퀄러티를 높여냈다. 사실 이들 제품들을 들어보면 늘 가격대 성능비에 놀라게 되는데, 조명을 강조하면서도 이 정도 사운드를 완성해 냈다는 것은 확실히 칭찬할 만하다. 이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조명과 사운드, 둘 다 원하는 것이지, 어느 하나만 충족된다고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반디는 조명과 사운드 어느 한곳에 치우치지 않고 각각의 완성도를 높였다. 어두운 방안에서 조명을 은은하게 켜놓고 조용히 음악 듣는 기분, 확실히 반디가 강조하는 핵심이다.
기본적인 성향은 중·고역을 강조하는 느낌인데, 깨끗하고 투명한 사운드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 꽤 매력적이다. 여성 보컬이나 소편성 어쿠스틱 음악에서는 최상의 만족도를 보이며, 해상력 역시 가격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저역은 제법 빠른 스피드로 군더더기 없이 전해주며, 은은한 조명처럼 확실히 부담 없는 사운드가 음악을 오래 듣게 한다. 특히 디자인성 강한 블루투스 제품들이 째지는 듯한 고역과 과장된 저역들로 ‘게인만 높게’ 라는 전략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반디는 확실히 그와는 정반대로 사운드 밸런스 측면에서 잘 튜닝되었다는 생각이다. 기존 제이비랩 제품들이 중·저역을 강조하면서 크기 대비 웅장함을 보여주었다면, 반디는 조명 콘셉트와 잘 융화될 수 있도록 중·고역의 깨끗함과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인상적이다. 그러고 보면 요즘 수유등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조명과 함께 블루투스 스피커로 자장가를 담는다면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제조원 ㈜디에스인터내셔널 (051)806-1170 가격 9만9천원 실효 출력 12W(6W×2)
S/N비 76dB 이상 감도 80dB(+2dB) 임피던스 4Ω 블루투스 지원(Ver4.0) 아날로그 입력 Aux(3.5mm)×1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JBLAB Reader)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 7.4V 2000mAh 재생 시간 3시간(최대 볼륨 50% 재생 시)
크기(WHD) 10×23.1×6.6cm 무게 690g
<월간 오디오 2017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