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eze Deckard 클래스A의 음악성을 담아낸 오디지의 헤드폰 앰프
한은혜 2017-02-19 18:04:41

글 월간오디오

 


그야말로 새로운 경쟁이다. 플래그십 헤드폰의 사양과 가격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그 어느 때보다 물량 투입을 과감하게 실현시키고 있다. 최종적인 사운드는 우리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른바 ‘플래그십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각 브랜드별로 오리지널 기술이나 유닛 조합 역시 특징적으로 다르게 가져가고 있으며, 소리 성향도 제법 달라서 실제 유저들의 브랜드 선호도가 확실히 갈리기도 한다. 엔트리 혹은 미드레인지 제품들이 개성이 조금 부족했다면, 플래그십 시장은 확실히 브랜드마다 특징이 분명하다. 이번에 소개할 브랜드 역시 자신들만의 개성을 강렬히 보여주는 곳 중 하나이다. 얼마 전 플래그십 제품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이제는 플래너 마그네틱 유닛의 대표 주자로 이름을 올린 곳, 바로 미국의 오디지(Audeze)이다.
오디지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2008년에 산카 T.와 알렉산더 R.이 의기투합하여 사업을 시작했고, 피트 우카라는 엔지니어가 합류하면서 헤드폰 제조사로서 기틀을 마련한다. 그리고 평판형 유닛에 일가견이 있는 드라고슬라프 C. 엔지니어를 영입하면서 이들의 첫 시작기 LCD-1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후 우리에게 잘 알려진 LCD-2를 필두로 하여, LCD-3, LCD-X, LCD-XC, EL-8, 사인, LCD-4까지 소개하면서 플래너 마그네틱 헤드폰의 이슈 메이커로 거듭난 것이다. 물론 헤드폰만 선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iSINE 시리즈의 인이어 이어폰을 출시했고, 또 플래너 마그네틱 헤드폰의 구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킹과 데카드 같은 헤드폰 앰프를 보유하고 있다. 오디지의 신작 중에서 데카드 헤드폰 앰프를 먼저 만나보았다.


개인적으로 오디지의 헤드폰 앰프라면 역시 목재를 덧댄 고풍스러운 이미지일 것이라 생각했다. LCD 시리즈의 헤드폰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카드 헤드폰 앰프는 예상과 정반대의 디자인을 보여준다. 이전 사인 헤드폰처럼 현대적인 세련미를 추구한 모습인데, 역시 같은 BMW 디자인웍스 팀의 손길이 들어갔다. 견고한 모습의 은색 알루미늄 섀시가 인상적인데, 표면 마감에 공을 들여 그야말로 은빛으로 빤짝이는 느낌을 받게 한다. 헤어 라인 가공도 일품으로, 고급기의 모습을 눈으로 보여준다. 좌우 방열판 역시 인상적이다. 마치 하이엔드 앰프에서 예술적으로 가공해놓은 히트싱크를 보는 듯하다. 방열판을 날카롭지 않게 에지 처리해놓는 센스 역시 칭찬하고 싶다. 참고로 상급기인 더 킹은 데카드와 완전히 다른 디자인 콘셉트이기도 하다.
특이하게도 클래스A 구성이다. 방금 이야기한 방열판이 필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클래스A 제품의 장점과 단점은 극명하다. 장점은 역시 뛰어난 음악성과 질감이 될 것이고, 단점이라면 낮은 효율과 발열이다. 그럼에도 클래스A를 추구하는 앰프들이 아직까지도 많은데, 역시 낮은 효율과 발열은 설계로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고, 앰프로서 음악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더구나 헤드폰 앰프로서 클래스A 4W(20Ω)를 내기 때문에 충분히 고 출력이다.


헤드폰 출력은 언밸런스 6.3mm 하나만을 채용하고 있으며, 아날로그 입력(RCA)과 디지털 입력(USB B)를 각각 하나씩 담아내고 있다. 또한 아날로그 출력(RCA) 역시 지원하고 있어, 데카드를 프리앰프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하다. 전면에는 게인 조절 토글이 있는데, 매칭 헤드폰에 따라 로우(0dB), 미드(+10dB), 하이(+20dB)로 조절할 수 있다. 입력 역시 토글 스위치로 간편히 RCA와 USB로 선택 가능하다.
역시 요즘 추세에 맞게 USB DAC를 포함하고 있다. 사양은 32비트/384kHz까지 지원하는데, 특이하게도 MAC과 일반 윈도우 PC의 지원 스펙이 다르다. 윈도우 PC의 경우 192kHz, MAC은 384kHz로 차이를 보인다. 부속품으로 USB 케이블을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인 번들 USB 케이블이 아니라, 마감이나 음질에 신경 쓴 제품을 제공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PC와 USB 연결, 레퍼런스 헤드폰과 매칭하여 음악을 들어보았다. 역시 클래스A 제품이니만큼 구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더 음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진공관 앰프를 예열할 때처럼 음이 서서히 풀리는 느낌이 재미있다. 데카드의 상판이 적절한 온도감을 가질 때쯤, 클래스A의 장점이 밀려온다. 제품 자체의 온도처럼, 음에도 그 따뜻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늘 이야기하는 ‘음악적’이라는 표현에 가장 걸맞은 사운드가 펼쳐지며, 클래스A 특유의 묵직한 질감과 선 굵은 표현력은 음악의 재미를 한층 더 부가한다. 얇고 가는 소리와는 정반대의 기질이며, 아날로그적인 부드럽고 풍성한 사운드가 오랫동안 음악을 듣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도 클래스D의 영리한 효율보다는, 클래스A의 이런 여유 있는 따뜻함에 손이 간다. 겨울에 한층 더 힘을 발휘하는 클래스A 제품이다.


수입원 ㈜소리샵 (02)3272-8584
가격 109만원   구성 클래스A   실효 출력 4W(20Ω)   헤드폰 출력 6.3mm×1   디지털 입력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1   아날로그 출력 RCA×1   지원 PCM 32비트/384kHz   게인 0dB(Low), 10dB(Mid), 20dB(High)
출력 임피던스 3Ω   주파수 응답 5Hz-100kHz(-1dB)   S/N비 106dB

 

 

<월간 오디오 2017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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