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하이파이 오디오에서는 사운드의 매력을 위해 많은 결합들을 보여준다. 진공관의 매력과 TR 앰프의 구동력을 얻기 위해 하이브리드 앰프를 선보이고, 클래스A 음질에 출력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클래스AB로 설계하기도 한다. 스피커 역시 대역별로 유닛의 소재를 다르게 가져가며, 저역·중역·고역의 최적화된 무대를 만들어준다. 역시 각각의 장점을 융합하여, 최적의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것인데, 하이브리드 구성의 효율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이어폰 역시 이런 하이브리드 구성을 추구하는 제품들이 제법 있다. BA 유닛과 다이내믹 유닛의 조합이 가장 대표적인데, BA 유닛의 높은 해상력과 고음에 대한 반응, 그리고 다이내믹 유닛의 깊은 저역과 온도감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하이브리드 조합은 제작 단계부터 오랜 사운드 튜닝이 필요하다. 그냥 쉽게 생각하고 제작하면, 각 유닛의 단점만이 부각될지도 모른다. 덕분에 엔지니어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어느 정도 기술력과 튜닝 노하우가 필수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 역시 철저하게 준비하고 튜닝한 제품으로 BA와 다이내믹 유닛을 멋지게 조합해냈다. 하이브리드 구성의 효율과 매력을 보여주는 아이리버의 인스파이어 IHE-10M 이어폰을 소개한다.

디자인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정교하게 가공한 알루미늄 하우징과 맞물려, 감각적인 디자인을 멋지게 만들어냈다. 특히 헤어라인 처리가 일품인데,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단면들을 한층 더 고급스럽게 탈바꿈시킨다. 하우징 끝은 시계 혹은 볼륨이 연상되게끔 이미지화시켰는데, 제품에 강렬한 포인트를 준다. 색상은 2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는데, 블랙과 화이트 버전의 구성이다. 참고로 화이트 버전은 흰색 케이블에 하우징과 리모컨 및 단자 등을 실버 처리하고 있는데, 두 색의 조합이 감각적이다.
하우징을 자세히 보면 재미있는 기능 및 연출이 숨어 있다. 앞서 시계 혹은 볼륨을 연상케 한다고 했는데, 끝에 분침 같은 음각을 두어 더욱 그럴듯하다. 그리고 이 분침은 180도로 움직이기까지 하는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콘셉트가 포함되어 있다. 무려 온 이어와 오버 이어로 2가지 착용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는 설명하기 어려운데, 헤드와 케이블 연결부가 180도로 이동되기 때문에, 착용 방식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실리콘 이어 가이드를 제공하여 오버 이어로 정확한 세팅이 가능하다. 제작사에서는 이것을 프리 이어 타입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특허 출원된 기능으로, 실용적인 멋진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착용감과 밀착감이 매우 훌륭한데, 노이즈-아이솔레이션 기술을 적용하여 차음성 역시 뛰어나다.
케이블 역시 2가지로 나누어 놓았다. 스토퍼 아래 부분은 플랫형 케이블을, 위 부분은 원형 케이블을 세팅해놓았는데, 줄 꼬임과 터치 노이즈를 최적으로 줄이는 구성이다. 리뷰를 정리하다 보니 묘하게도 2가지 조합을 많이 보여준다. 제품의 콘셉트가 처음부터 ‘2’와 ‘하이브리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 스마트폰으로 여러 가지 조작을 할 수 있는 3버튼 리모컨·마이크 역시 지원하고 있다. 케이블 길이를 조절하고 고정할 수 있는 케이블 와인더를 제공하는데, 일반적인 고정 클립이 아니라 훨씬 실용적이다.
유닛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BA 유닛과 9.2mm 다이내믹 유닛의 2가지 조합이다. BA 유닛의 선명함과 깨끗함의 고역 이미지를 담아내고, 여기에 다이내믹 유닛의 풍부하고 입체적인 저역을 추가했다. 사실 이 조합이 사운드적으로 완성하기 그리 쉬운 구성은 아닌데, 마치 하나의 유닛을 쓴 것처럼 어색하지 않는 놀라운 밸런스 감각을 자랑하기도 한다. 확실히 사운드 튜닝에 많이 힘을 썼다는 이야기이다. 주파수 응답은 20Hz-20kHz로 표준적인 사양이고, 임피던스는 42Ω, 음압은 90dB로 세팅되어 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하이브리드 구성의 제품은 확실히 사운드에서 장점이 많다. 어느 순간에는 BA 유닛처럼 해상력을 과시하다가, 또 어떤 부분에서는 다이내믹 유닛의 풍성한 저역을 깔아준다. BA와 다이내믹의 사운드가 서로 겹쳐지는 부분에서 어색함과 이질감을 줄이는 것이 포인트인데, IHE-10M은 그 절묘한 포인트를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고 있다. 즉, 음이 자연스럽다는 이야기이다. BA 특유의 고음 퀄러티는 확실한 경쟁력으로 다가오고, 과장되지 않는 다이내믹의 저역은 밸런스를 잃지 않게 정확하고 깔끔하게 표현된다. 기본적으로 중·고역을 중심에 두고 있는 사운드이며, 여성 보컬이나 어쿠스틱 음원에서 큰 장기를 발휘한다. 특히 깔끔하고 청량한 느낌에 주목하게 되는데, 특유의 스피드감과 맞물려 소리의 경쾌함을 증폭시킨다.
저역 역시 수준급으로 전해진다. 흔히 하이브리드 제품들이 BA 느낌을 지우기 위해 저음을 특히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과욕을 부리지 않고, 대역의 밸런스를 정확히 지켜주며 저역 퀄러티 자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확실히 제작자의 사운드 튜닝 센스가 엿보이는 영리한 세팅. 확실히 잘 만든 BA·다이내믹 하이브리드 제품은 가격보다 몇 배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같다. BA와 다이내믹의 절묘한 조합, 가성비 높은 사운드 퀄러티, 꼭 경험해보길 바란다.

 

제조원 ㈜에스알커머스 (070)4354-1847
판매원 ㈜아이리버 1577-5557   가격 3만4천9백원   유닛 타입 BA+9.2mm 다이내믹
임피던스 42Ω   음압 90dB   주파수 응답 20Hz-20kHz

<월간 오디오 2017년 2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