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A CL1 Ceramic 다이내믹과 세라믹 플레이트 유닛의 눈부신 조합
한은혜 2017-02-19 18:07:54

글 월간오디오

 

 


국내에는 비교적 늦게 소개되었지만, 이들에 대한 이슈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마치 화학 용어나 기술적인 단어를 연상케 하는 브랜드 명이 쉽게 기억되지 않지만, 이들의 사운드와 콘셉트는 확실히 개성적이고 독특하여 잊을 수 없게 한다. 고품질의 하우징 디자인, 스테인리스 가공, 수많은 이어 팁이 나열된 스테인리스 카드, 오버 이어 후크 등 이들의 이름보다 이미지를 먼저 기억하게 하는 매력의 브랜드. 매번 접할 때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곳, 바로 영국의 RHA에 대한 이야기이다.
RHA는 최근 고 스펙의 포터블 헤드폰 앰프·DAC Dacamp L1을 선보이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매력적인 디자인과 더불어 PCM 32비트/384kHz, DSD 256을 지원하며 포터블 헤드폰 앰프·DAC의 새로운 경쟁기로 이름을 올렸다. RHA가 기본적으로 인이어 이어폰에 주력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헤드폰 앰프는 조금 낯설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RHA의 이어폰 라인업들도 어느덧 제법 늘어났는데, 엔트리 모델 MA350을 시작으로, S500, S500i, MA600, MA600i, CL750, MA750, MA750i, T10, T10i, T20, T20i, CL1 순으로 그레이드를 올려 간다(i 버전은 리모컨 탑재를 의미).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지난 CES 2017에서 이노베이션 상을 수상한 화제의 이어폰 CL1이다.
기본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이전 T20i와 유사하다. T20i가 워낙 디자인으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신작에도 같은 디자인을 공유하는 듯하다. 이들의 하우징 가공의 완벽함은 언제 보아도 놀랍기만 하다. 자꾸만 표면을 만지고 싶을 만큼 멋진 광택과 질감을 보여주는데, 주입식 성형 방식에 세라믹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T20i의 스테인리스 하우징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만들어냈다. 이 정도로 완성도 높은 하우징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무려 7단계의 복합적인 공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하우징이 만들어지는 장면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을 정도로 최고의 퀄러티를 보여준다.


세라믹을 하우징에만 적용한 것은 아니다. 유닛까지도 세라믹을 투입시켰는데, 세라믹이라는 소재가 음질적으로 꽤 장점이 있는 것을 발견한 듯하다. T20i가 듀얼코일 다이내믹 유닛이 핵심이었다면, CL1은 다이내믹 유닛과 세라믹 플레이트 드라이버를 조합시켜 듀얼 구성으로 설계했다. 세라믹 플레이트 유닛은 8kHz 이상의 고역을 담당하는데, HRA 음원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것이다. 실제 CL1의 주파수 응답도 16Hz-45kHz까지로 광대역을 커버한다.
CL1을 위해 꽈배기 형태의 새로운 케이블이 적용되었다. 분리 가능한 탈착식 구성으로 sMMCX 단자를 채용한 제품이다. 특이하게도 2종류의 케이블을 제공하는데, 일반적인 3.5mm OFC 케이블과 4핀 미니 XLR Ag4x 케이블의 구성이다. 역시 Dacamp L1이 4핀 미니 XLR을 지원하기 때문인데, 실제 RHA에서는 이 밸런스 연결을 적극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세라믹이 주제인 제품이지만 RHA답게 고품질 스테인리스를 곳곳에 활용했다. 케이블 단자, 세퍼레이트 부분, 이어 팁 카드, 6.3mm 어댑터 등에 적절히 적용되어 있어 특유의 금속 질감을 잘 살려내고 있다. 하우징에는 RHA와 CL1 마크가 정밀하게 음각되었고, 로고 옆에는 소형 덕트가 그물망 처리되어 있다. 특유의 오버 이어 후크로 귀에 거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귀에 맞게 자유롭게 성형할 수 있게 되어 착용감을 최적화할 수 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레퍼런스 음악 몇 곡을 듣자마자 RHA 특유의 따뜻한 온도감이 밀려온다. 하우징의 느낌으로는 해상력을 강조하는 차갑고 메마른 느낌의 소리를 전해줄 것 같지만, 굉장히 여유롭고 부드러운 사운드가 중심에 있다. 중·저음을 바탕으로 하는 풍성한 울림 역시 강조되는데, 무대를 표현하는 능력이 전반적으로 뛰어나다. RHA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이런 느낌들을 공유하고 있는데, 음의 질감이나 온도감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제격이다. 물론 CL1은 지금까지 들려준 성향에서 좀더 개선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CL1은 세라믹 플레이트 드라이버를 적용해서인지, 고역 반응과 청량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깨끗한 배경의 어쿠스틱 기타 음악이나 피아노 솔로의 여성 보컬 곡에서는 최고의 감동을 전해주었으며, 템포 느린 재즈 라이브 공연 같은 질감이 강조되는 무대도 인상 깊게 들어볼 수 있었다. 출력이 어느 정도 필요한 이어폰이기 때문에, CL1의 모든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DAP나 포터블 헤드폰 앰프가 필요할 것이라 판단되며, RHA에서 권장하는 Dacamp L1의 밸런스 매칭이라면 훨씬 좋을 것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74만원   유닛 타입 CL 다이내믹 + 세라믹 플레이트   임피던스 150Ω   음압 89dB
최대 입력 50mW   주파수 응답 16Hz-45kHz   무게 14g(케이블 제외)

 

<월간 오디오 2017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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