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서브 시스템 개념이었던 헤드폰이 Hi-Res Audio(HRA)의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하이파이 시스템의 자리를 위협하는 상황이 되었고,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하이파이보다는 헤드 파이 시스템이 메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드라이버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이파이와 같은 광대역의 고해상도 재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이내믹 드라이버 외에도 플래너 마그네틱 드라이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동되는 매력적인 헤드폰도 여럿 등장하고 있고, 하이파이 가격을 뛰어넘는 초고가의 헤드폰도 시장에 속속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고음질 재생이 가능한 고 임피던스 헤드폰을 제대로 구동할 수 있는 독립적인 헤드폰 앰프 역시 헤드 파이 시장에서 점점 부각되고 있으며, CD 이상의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소스기기의 역할 또한 커지고 있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마란츠는 헤드폰 앰프와 D/A 컨버터가 결합된 제품인 HD-DAC1을 소개했다. HD-DAC1에는 HDAM SA2를 사용하는 전류 피드백 전압 앰프와 피드백이 없는 달링턴 전력 버퍼로 구성되어 있는 고성능 헤드폰 회로가 담겨 있다. 이 헤드폰 앰프의 출력은 800mW/32Ω이며, 최대 600Ω 고 임피던스 헤드폰까지 구동할 수 있다. 그리고 헤드폰 앰프의 게인을 3단계로 설정할 수 있어 사용하는 헤드폰의 임피던스에 맞게 게인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HD-DAC1의 D/A 컨버터는 USB B 입력으로 PCM은 24비트/192kHz 샘플레이트까지, DSD는 ASIO 및 DoP 방식으로 DSD 5.6MHz까지 지원한다. 그리고 USB B 입력 외에 디지털 입력으로 코액셜 1개와 옵티컬 2개도 있는데, 최대 24비트/192kHz의 PCM 입력이 가능하다.
이 D/A 컨버터는 시러스 로직의 CS4398 DAC를 사용하며, 44.1kHz·48kHz 계열로 구분된 듀얼 크리스털 클록을 채용해 입력된 디지털 신호의 샘플링 주파수에 따라 최적의 클록을 공급할 수 있다. 지터 제거 회로가 포함되어 있고, USB B 입력의 접지 회로를 오디오 회로와 격리시켜 컴퓨터에서 입력되는 고주파 노이즈에 의해 음질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 디지털 입력 또한 노이즈를 격리시켜 놓았다. 그리고 기기 전면에 USB A 단자가 있는데, USB 메모리를 연결해 MP3, WMA, AAC, WAV 파일을 재생할 수 있고(16비트/48kHz까지),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연결해 재생하고 충전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헤드폰 앰프나 D/A 컨버터 용도로 사용하는 것 외에도 액티브 스피커 또는 파워 앰프에 직접 연결하는 디지털 프리앰프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날로그 출력 단자로 RCA 2조를 제공하는데, 하나는 기기 전면의 볼륨과 연동이 되는 가변 출력이어서 프리앰프처럼 라인 출력의 볼륨을 조정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디지털 볼륨을 거치지 않는 고정 출력으로 프리앰프 또는 인티앰프와 연결해 D/A 컨버터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 아날로그 입력으로는 3.5mm 스테레오 단자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크기가 일반 하이파이 제품보다 작지만, 마란츠 상위 제품인 11 시리즈의 디자인 콘셉트를 담고 있고, 측면에 고급스럽게 마감된 우드 패널을 장착해 타사의 동급 제품들보다 더 고급스럽게 완성되었다. 이 기기 내부에는 고음질을 추구하기 위한 마란츠의 여러 가지 노력이 들어 있는데, 우선 OP 앰프 대신 독자적인 개별 소형 회로 기판에 선별된 회로 소자를 사용해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정밀하게 회로를 구성해 전용 모듈을 만들어 사용하는 HDAM(하이퍼 다이내믹 앰프 모듈)을 여러 부분에서 사용하고 있다. 전원부에는 3,300㎌의 대용량 블록 커패시터를 사용했고, 최고급 오디오 기기에 사용되는 고급 필름 커패시터 및 전해질 커패시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이중 레이어 섀시 등 고품질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HD-DAC1에 노트북을 연결하고 헤드폰으로 시청했다. 마란츠 특유의 밝고 적극적인 사운드가 무대를 장악한다. 적극적인 성향임에도 혼탁하거나 뭉치지 않고, 정확한 분해력으로 악기들을 배치한다. 보컬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으며, 깨끗하고 청명한 소리를 정확히 이끌어 준다. 무대는 제법 넓게 그려내는 편이고, 입체감 있는 스테이지를 노련한 실력으로 만들어 준다. 고음질 음원에서의 능력 역시 상당한데, 오랜 역사의 하이파이 업체이니만큼 확실히 차가운 디지털적인 음색을 피하고, 정돈된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최근 왜 이렇게 마란츠의 하프 사이즈 제품들이 이슈를 끌고 있는지 확인시켜 주는 매력의 제품이다.
수입원 D&M코리아 (02)715-9041 가격 100만원 헤드폰 실효 출력 800mW(32Ω) DAC CS4398 HDAM 버전 HDAM+HDAM SA2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2, USB A×1, USB B×1 USB 입력 PCM 24비트/192kHz, DSD 2.8/5.6MHz 주파수 응답 2Hz-50kHz(-3dB, DSD, PCM 192kHz), 2Hz-20kHz(PCM 44.1kHz) 채널 분리도 100dB THD 0.0012% S/N비 110dB 크기(WHD) 25×9×27cm 무게 5kg
<월간 오디오 2017년 6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