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사실 헤드폰은 오랜 시간 사용하기에는 아무래도 불편하다. 착용해 보면 어느새 덥고, 아무리 착용감이 좋은 제품이라고 해도 머리와 귀를 조이는 느낌을 항상 받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어폰이 좋다. 음질이 아무리 좋아도 불편한 것을 이길 수는 없다. 그런데 이어폰의 오랜 꿈은 헤드폰과 같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모양이 아니라 사운드. 이어폰으로 헤드폰과 똑같은 퀄러티의 사운드를 듣는다는 것은 개발자든 사용자든 모두가 항상 꿈꾸어 온 것이다. 이제 그런 꿈만 같은 일이 현실이 될 것 같다. 바로 이번에 소개할 이어폰을 통해서 말이다.
세계 최초로 다이내믹 헤드폰을 만든 베이어다이내믹이 이번에는 자사의 헤드폰용 드라이버에 사용되는 테슬라 테크놀로지 2.0을 이어폰에 담아내는 큰 사고(?)를 쳤다. 드디어 베이어다이내믹의 헤드폰에서 들었던 광대역, 고해상도의 매력적인 사운드를 이어폰으로 들을 수 있는 꿈만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셀렌토 리모트 이어폰에는 베이어다이내믹의 플래그십 헤드폰인 2세대 T1의 드라이버가 들어가 있다. 그 드라이버를 1/16 크기로 소형화시켜 탑재했는데, 이 이어폰의 드라이버는 주파수 응답이 무려 8-48,000Hz로 초광대역의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다. 게다가 임피던스가 600Ω이었던 2세대 T1과는 다르게 임피던스가 16Ω이며 감도는 110dB로 완성해 구동 면에서도 크게 신경 써서 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하우징이다. 모양이 정말 예술적으로 생겼다. 이 모양은 인체공학적인 것으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기 위해 다수의 귀 모양을 분석한 후에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이 이어폰은 귀에 케이블을 거는 오버이어 타입 이어폰인데, 그렇게 착용해 보면 어떠한 불편함도 느껴지지 않으며 하우징이 정말 귀에 착 달라붙어 있는 것 같이 느껴지고 무게 또한 가볍다. 그리고 이 하우징을 크롬 도금으로 번쩍번쩍 광택을 내고 있는데, 실제 고급 시계와 주얼리 제작 시 사용하는 PVD 코팅 방식으로 마감한 것이라고 하며, 정말 귀금속으로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고급스럽게 마감되었다.
케이블은 고순도의 은도금 동선을 사용해 제작되었고, 탈부착이 가능하며, 단자는 MMCX로 되어 있다. 길이는 1.3m이며, 애플과 안드로이드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가 장착된 3버튼 리모컨이 부착되어 있다(리모컨이 없는 케이블도 포함되어 있다).
액세서리로 10종류의 이어팁 제공하는데, 7종류 실리콘 이어팁은 동그란 모양이 아니라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되어 있고, 컴플라이 팁은 3가지 크기로 제공된다. 그리고 케이블 클립과 고급스러운 하드 케이스를 제공한다.
이 이어폰에서 플래그십 사운드의 위용이 확실히 전달된다. 그동안 놓치고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음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다이내믹한 저역은 거대한 바다를 만들어 주고, 청명한 고역은 끝을 모르게 넓게 펼쳐진 오로라를 그려 낸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렬하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높은 해상력으로 전달해 준다. 고음에서는 그 어떤 브랜드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매력을 선사하는데,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청명함, 깨끗함, 그리고 윤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 각별하다. 여성 보컬이나 클래식 음원에서는 최고의 만족도인데, 정확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실제 무대의 ‘마력’을 극한까지 표현해 낸다. 그 어떤 제품보다 깨끗한 배경, 그 어떤 제품보다 낮은 왜곡을 보여 주는데, 테슬라 유닛의 힘을 제대로 체험하게 한다. 기본적으로 녹음 잘된 고해상도 음원에 완벽한 궁합을 보여 주는데, 이보다 더 해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신호의 모든 것을 들려준다. 연주자의 긴장감과 열정, 그리고 청자의 감동을 소리로 느끼게 해 주는 몇 안 되는 이어폰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35만원 임피던스 16Ω 음압 110dB 주파수 응답 8Hz-48kHz
<월간 오디오 2017년 11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