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현모
인아쿠스틱 케이블은 1977년부터 케이블을 제작해 온 독일의 케이블 업체이다. 국내의 소개된 독일의 케이블 브랜드로 이글 케이블이 있는데, 바로 이글 케이블이 인아쿠스틱 그룹의 자회사다. 인아쿠스틱 그룹은 인아쿠스틱 케이블뿐만 아니라 이글 케이블, 브라운카벨, 브라바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 중 브라바는 세계적인 철도 모형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토이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음반 사업과 음악과 관련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룹이기도 하다.
인아쿠스틱 케이블의 제품 라인을 잠깐 살펴보면, 홈 비디오, 스피커 케이블, 홈 하이파이, 파워 서플라이, 헤드폰 & 모바일, 멀티미디어, 카 하이파이 등이 있다. 이렇게 인아쿠스틱의 다양한 케이블 중에서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LS-2404 스피커 케이블은 제품 라인 중 최상위에 속하는 레퍼런스 셀렉션 시리즈에 속한다. 그 아래로 레퍼런스, 엑설런스, 프리미엄, 스타 등이 포진하고 있다. LS-2404 스피커 케이블과 같은 레퍼런스 셀렉션 시리즈에 속한 스피커 케이블로는 LS-2404부터 LS-1603, LS-1203까지 있으며, 단자를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각각의 부가 명칭이 붙어 있다.
필자가 시청한 LS-2404 스피커 케이블에는 단자로 스페이드가 부착되어 있으며, ‘24’라는 숫자는 총 24개의 가는 연선들이 가운데가 비어 있는 폴리에틸렌 코어를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가장자리로 배열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각 연선들 역시 슈퍼 스피드 웨이브가이드라고 칭하는 원기둥 모양의 폴리에틸렌 절연체를 중심으로 각 심선들이 동심원을 그리며 가장자리로 배열되어 있다. 보기 드문 독특한 구조이다. LS-2404 스피커 케이블은 아마 케이블의 구조 면에서 음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무산소동으로 만든 심선들은 래커로 코팅해 놓고 있고, 연선들은 모두 DUO-PE Ⅱ라는 2개의 층으로 구성된 폴리에틸렌 절연체로 싸여져 있으며, PE-네트워크 재킷이라는 그물 모양의 폴리에틸렌 재킷으로 마감되어 있다. 외향으로 볼 때 매우 독특하며 단단하게 보인다. 인아쿠스틱 케이블의 상위 라인 케이블은 모두 독일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LS-2404 스피커 케이블의 시청을 위해서 소스기기로 럭스만 D-08u SACD 플레이어를, 앰프로는 트라이곤 에필로그 인티앰프를, 스피커로는 이글스턴웍스 로사 시그너처를 동원했다. 그리고 시청실의 중·저가 스피커 케이블과 비교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 둔다.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LS-2404 스피커 케이블이 투입되자 전체적 소리가 풍부해지면서 피아노 건반 음이 더 자연스러워진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악기들의 무게 중심이 아래로 내려가며,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이 좀더 사실적이며 개방감이 커진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반주 악기인 저음 현악기 소리와 조수미의 목소리가 좀더 맑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관현악의 각 악기 소리가 좀더 명료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들린다. 솔로 가수, 합창단의 목소리도 좀더 자연스럽게 들린다.
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감상하고 보니, LS-2404 스피커 케이블이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되자 전체적인 소리의 해상도가 높아지고 악기 소리와 목소리가 자연스럽고 개방감 있게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중·고역대의 개방감이 인상적인데, 이는 인아쿠스틱 케이블만의 독특한 스피커 케이블 구조 설계 덕분인 것 같다. 소리의 전송을 간섭하는 자기장을 최대한 제어함으로써 소리가 더 순수해진 것이다. 하이엔드 케이블의 한 전형이다.
수입원 디오플러스 (031)906-5381
가격 350만원(3m)
[Monthly Audio] 2015.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