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S5 쿼드, 리본 트위터를 채용한 새로운 스피커를 제시하다
글 김남
쿼드의 역사가 이제 79년이다. 오디오 시장에서 항상 검소하며 음악의 중용을 지키고 있는, 그야말로 졸부나 대자본가가 아니면서도 자본주의 시장에서 변함없는 인간의 풍모를 보여 주고 있는 신사도의 본향 같은 쿼드가 80주년을 코앞에 두고 약간의 실험을 했다.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리본 트위터를 채용한 새로운 스피커 시리즈를 금년 봄에 선보인 것이다. 연초 영국 국내의 쇼에 출품한 S 시리즈가 그것인데, 이 시리즈에는 모델 번호로 S1, S2, S4, S5가 있으며, 그밖에 SC라는 센터 스피커 한 종도 포함되어 있다. 공통적으로 우퍼는 케블라 콘, 트위터는 12×45mm 크기의 리본 트위터를 사용한다.
본 시청기 S5는 S 시리즈 중에서 가장 대형기이며, 최상위 모델인데, 사이즈는 별로 크지 않고, 무게도 21kg 정도로 무거운 편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쿼드의 음향 철학은 보통 가정에서 사용하기 좋은 그런 제품의 개발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런 신념에 가장 가까운 신제품이다. 가격도 일반적임은 물론이다.
이 시리즈의 핵인 리본 트위터는 자체적으로 설계해서 특주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현재 스피커의 대세는 확실히 리본 트위터 쪽으로 가는 것 같다. 고가품뿐 아니라 보통의 제품에도 리본 트위터가 확산되려는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리본 트위터의 독특한 사운드는 아무리 잘 만든 돔 타입 트위터라 할지라도 따라오기가 쉽지 않다. 물론 각각의 차이가 있어서 우열을 거론하기는 때 이르지만, 깨끗하고 분석적인 사운드라기보다는 아름답고 가슴에 스며드는 듯한 미려한 사운드는 돔 타입이 범접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오디오 기기는 음악을 분석하는 장비가 아니라 음악을 보편적으로 전달하는 임무가 더 큰 만큼 이러한 미려한 리본 트위터의 영역은 확실히 앞으로 더 확산될 조짐이 얼마든지 있을 것 같다.
본 시청기는 유닛이 상당히 많다. 165mm의 케블라 콘 유닛이 저역용으로 2개 배치되어 있고, 미드레인지는 125mm의 케블라 콘 유닛이 담당하며, 고역은 리본 트위터가 담당한다. 후면에는 165mm 크기의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3개 부착되어 있다.
이 스피커는 임피던스가 6Ω에 감도가 90dB로 앰프 구사가 그렇게 까다롭지 않은 것이 장점인데, 25-100W의 출력이 권장 수치다. 본 시청기를 5극관인 6550을 채널당 2알씩 채용해 40W의 출력을 내고 있는 전형적인 진공관 인티앰프 제품과 연결해 본다. 쿼드의 스피커는 원래 자사의 질 좋고 검소한 앰프들이 잘 어울리지만, 근래에는 가격이 보편적이면서도 소리는 좋은 진공관 인티앰프 제품들이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예전에는 생각할 수 없는 매칭일 것이다.
오디오 애호가들의 스피커를 보면 그 사람의 기호나 성품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하긴 타고 다니는 승용차를 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쿼드 정도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성품은 어떤 편일까?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음악에 까다롭지 않으며 보편적인 음악 듣기로서 음악이 생활의 양념으로 되어 있는 표준적인 사람들, 아마 모범 시민이라고 하는 그런 범주의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일이 끝난 후 차 한 잔을 놓고 편히 앉아 가볍고 편안하게 한두 시간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그런 사람에게 뭐가 어쩌고저쩌고 오디오 강의를 해 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식자우환이라지만 점점 더 안다고 하는 이들이 세상에 끼치고 있는 효과를 보면 긍정적인 경우는 점점 더 줄어드는 것만 같다.
이 매칭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예상과 달리 우선 무엇보다도 깨끗한 미음이라는 것이다. 외관과 그동안의 쿼드 스피커들이 공통적으로 보여 주었던 다소 풍만하며 달콤하고 자연스러운 소리와는 좀 다르다. 그런 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던 것이 틀려 버린 셈이다. 음에 찰기가 있으며, 생각과 달리 상당히 조여진 소리가 나온다. 유닛이 4개나 되며 리본 트위터가 있다는 것을 잊게 해 주는 새로운 음인 것이다. 따라서 현은 강력하다. 각을 세우며 파고드는 맛이 좋다. 파워풀하면서도 도드라지는 듯한 음색으로 다소 압축되어 있다는 느낌. 피아노는 당연히 깨끗하고 생기가 넘쳐서 긴장감이 잘 유지된다. 약간 조임이 있는 만큼 도밍고 같이 약간 중역이 두툼한 음색의 재현에는 최고. 그러면서도 지나 로드윅이 부르는 ‘Too Young’ 같은 곡은 부드럽다.
리본 트위터를 장착했지만 가장 대중적인 가격대이며, 특이 성향이 없을뿐더러 보통의 앰프로도 충분히 구동할 수 있는, 쿼드가 가진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범적인 대형기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33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ABR
사용유닛 우퍼(2) 16.5cm, ABR(3) 16.5cm, 미드레인지 12.5cm, 트위터 12×45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42Hz-23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570Hz, 3.2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00W 크기(WHD) 20.5×112.5×36cm
무게 21.8kg
Monthly Audio 2015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