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S-6000 동축 북셀프 스피커의 끝 모를 가능성을 발견하다
오디오 2015-03-29 16:39:09

글 김남



세계 최고의 실내악단인 이무지치의 기본 편성은 12명이다. 바이올린이 6명, 비올라 2명, 첼로 2명, 쳄발로와 콘트라베이스가 각 하나씩이다. 그들의 연주곡 ‘사계’는 나의 리뷰 필수 곡인데, 무심코 소리만을 들어 오면서 처음에는 이런 소규모 실내악단은 사중주단이나 마찬가지로 콘트라베이스가 없는 줄 알았다. 저역은 첼로로 커버하는 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때 그들의 연주 실황을 봤더니 그게 아니었다. 엄연히 콘트라베이스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그동안 왜 콘트라베이스가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스피커의 저역에서 콘트라베이스가 잘 안 들렸기 때문이다. 20Hz 근처까지 재생한다는 꽤 괜찮은 오디오 기종을 써 왔는데도 콘트라베이스가 특별히 있다는 느낌을 받기가 힘들었다. 저역 튕김이 첼로와 비슷한 음감이었기 때문이다.
이 별로 특색이 없어 보이는 작은 스피커의 소리를 들으면서 맨 먼저 그 생각이 떠올랐다. 8인치의 평범한 유닛으로도 콘트라베이스의 넘치는 듯한 소리를 압도적으로 들려주기 때문이다. 특이하고 진기하다. 때로는 콘트라베이스 한 대가 다른 모든 악기들을 제압하고 마치 둑을 넘어 범람하는 듯한 엄청난 규모로 들린다.
동축형이고, 감도도 90dB인 만큼 처음엔 소출력 앰프로 들었다. 그랬더니 혹시 파워 부족으로 생긴 무슨 피크 현상인가 싶어 200W 출력의 앰프로 옮겼다.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압도적인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이 작은 스피커에서 흘러넘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때로는 그것이 과잉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아마 이처럼 저역이 풍성한 소형기는 결코 없으리라는 생각까지 든다. 마치 늦가을 추수 무렵의 거대한 들판을 바라보는 중년 남자와도 같은 감회가 들며, 젊은 사람보다는 노회한 중년 세대가 들어야 할 제품으로 생각된다.



정석대로 고전적이고 단순한 생김새를 지닌 이 스피커는 이제 세계적 레이블로 자리매김을 한 올닉이 제작한 동축 스피커의 막내 모델로, 스페인의 베이마 유닛을 사용했다. 좋은 동축 유닛을 찾으려 올닉에서 전 세계를 뒤지다가 발견해 낸 유닛으로, 우퍼는 페라이트 마그넷에 페이퍼 콘이고, 트위터는 네오디뮴 마그넷에 폴리에스터 다이아프램으로 되어 있다. 이 8인치 유닛에는 올닉 오디오의 특수한 기술력을 적용한 필터가 장착되어 있다. 그냥 주파수 대역만을 분할하기 위해 아무렇게나 콘덴서를 부착시켜 놓은 보통 제품과는 달리 올닉이 줄곧 주장해 온 방형파 신호를 구사하기 위한 섬세한 설계를 해 놓은 것이다. 여기에 질 좋은 목재로 단단하고 소박한 통을 짜고, 바이와이어링 단자를 배치했다.
흔히 마니아들의 결론으로는 스피커의 종착은 혼이나 동축이라고 말들을 한다. 구사하기 쉽고 소리 재생 능력에서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혼 스타일은 보통 방에서는 사용하기 좀 어렵다. 쭉 뻗어나가는 소리의 장점은 역시 좀 시청 공간이 커야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동축 스타일인데, 코액셜로 불리는 이 기법의 명기들은 수두룩하다. 탄노이, 알텍, 굿맨의 반세기 전 고전 명기들은 모두 이 기법의 제품으로 그 진가를 보여 줬다. 탄노이의 고급 모델들은 지금도 동축형이다. 그러나 동축형은 현실적으로 점점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스피커의 기본이 2웨이나 3웨이로 옮겨가 버린 것이다.
그 이유가 소리의 결함 때문인가? 결코 그것이 아니다. 분명히 말하자면 모니터라는 명분으로 음을 주파수 대역으로 분해하기 시작하면서 엔지니어들의 입김에 연약하기 짝이 없는 소비자들의 귀, 그리고 허세 의식이 뒤섞여 버린 이후의 현상인 것이다. 해상력이 음악의 화두로 자리잡게 되면 음악 재생은 어려워진다. 나이가 들을수록 음악 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젊어서는 임장감이며 임팩트며 별의별 항목으로 음을 분해하려 들지만 그런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가는 세월이 지나서야 터득하게 된다.



스피커란 결국 단순한 것이 좋다. 초저역? 초고역? 베토벤이나 모차르트가 그런 소리를 들었으면 콧방귀를 뀌고 말았을 것이다. 자연스러움, 편안함, 손쉬움 등의 미학을 잃어 버린 채 음악에는 없고 기기에게만 존재하는 가공된 음악을 따라다니기에 여념이 없는 지금의 세태가 새삼 아쉬워진다. 이런 소리 해 봐야 공염불에 그치고 말겠지만….
동축형으로 이렇게 소형 사이즈는 만나기가 힘들다. 그래서 보고 듣고 하면서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이 평온해진다. 무조건 그래지는 것이 아니다. 2웨이 못지않게 해상력도 좋고, 밀도감과 침투력, 순발력이 좋다. 저역이 압도적으로 풍부하지만 솔로 현의 밀도감과 우아함도 뛰어 나다.
한 가지 유의점은 앰프 선정의 조심성이다. 동축형이라고 해서 적당한 소출력 제품으로 족하다는 생각은 금물. 8W의 300B 싱글 앰프나 200W의 반도체 앰프가 모두 동일하게 작동은 된다. 대형기인 탄노이의 웨스트민스터 로열 같은 제품 역시 소출력 300B로도 울리지만 1000W의 매킨토시에서도 동일하게, 그러나 음감은 물론 다르지만, 잘 울린다. 본 기도 간단하게 쓸 수 있는 스피커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대면하면서 제 소리를 찾아간다면 중형기, 대형기가 절대로 아쉽지 않는 끝 모를 가능성을 지닌 유망기가 될 것이다.




총판 오디오멘토스 (031)716-3311
가격 350만원   사용유닛 20.3cm 코액셜 타입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크기(WHD) 26×40×34.5cm   무게 12kg


Monthly Audio

2015.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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