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이들처럼 색을 자유자재로 멋지게 해석하는 헤드폰·이어폰 업체가 또 있을까. 마치 항아리 속 도료에 제품을 과감히 담그고 막 꺼낸 듯한 색감을 보여주는 곳, 바로 스웨덴의 대표 헤드폰·이어폰 제조사 어반이어스이다. 이들 브랜드의 제품은 색깔과 모양만 보고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한데, 그만큼 단순화된 디자인과 원색의 단일 톤으로도 개성을 만들어내는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제품이 단순히 패션 아이템으로만 각광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의 사운드로서도 나름의 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어반이어스의 역량을 짐작하게 한다. 이번에는 소개할 제품은 이들의 헤드폰 주력기 중 하나인 진켄(Zinken)이다.
제품으로 소개되는 색상만 해도, 코랄, 토마토, 펌킨, 러스트, 그레이프, 인디고 등 수십 종 이상인데, 리뷰로 받은 것은 칙(Chick)으로 불리는 노란색의 신상 컬러이다. 이들의 색상 선택은 언제보아도 놀랍다. 어떻게 이런 색을 표현하고, 또 어떻게 이런 색을 과감히 채용할까 하는 의문을 남기지만, 직접 제품을 받아놓고 착용해보면 ‘예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진켄의 콘셉트는 재미있다. 무려 DJ 사양의 콘셉트로 탄생한 것. 실제 DJ 헤드폰과 클럽 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사실 콜럼부스의 달걀처럼 알고 나면 허무한 진실이지만, 멋진 발상의 전환이기도 하다. 하우징에 6.3mm와 3.5mm 플러그를 좌·우 각각 배치하고, 케이블 역시 양 끝을 6.3mm와 3.5mm 단자로 구성,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 DJ들도 일반 유저처럼 헤드폰을 즐길 수 있고, 일반 유저들도 믹서나 스튜디오 장비에 연결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는 어반이어스가 자랑하는 자운드 플러그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하나의 소스로 2개의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기에 공동 믹싱 작업 역시 가능하다. 또한 연인들이 함께 같은 음악을 즐기는 아름다운 장면도 연출될 것이다.
40mm의 듀얼 다이어프렘 유닛을 채용했고, 20Hz-20kHz의 대역을 커버한다. 98dB의 감도, 50mW의 허용 입력을 가지는 일반적인 사양을 보여준다. 케이블은 프로 사양답게 코일형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들은 이를 턴 케이블로 부른다. 헤드 밴드는 고탄력 소재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본 모습을 유지하게 한다. 실제 이들의 광고에서는 손으로 헤드 밴드를 쥐어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그런 악력에도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하우징은 특수 코팅 처리로 이물질에 의한 변질을 막고 있으며, 자유롭게 회전되기 때문에 휴대성 역시 훌륭하다. 어반이어스 대부분의 제품이 우수한 착용감을 선사하는데, 진켄 역시 이 부분에서는 별다른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
어반이어스의 대부분 제품이 비슷한 사운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두툼한 저역을 떠올릴 수 있으며, 빠른 응답을 이끌어내는 감각 역시 공유된다. 중·고역에 대한 전달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패션 브랜드로 생각될 때 이 정도면 그렇게 부족한 것도 아니다. 프로 사양의 제품이라서 그런지 저역이 좀더 깔끔하게 전달되는 느낌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저역 수준이 어반이어스로서는 가장 적당한 것 같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12만5천원 유닛 크기 40mm 음압 98dB 주파수 응답 20Hz-20k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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