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태
하이파이 오디오의 대중화에 가장 앞장서는 브랜드를 기억해 보면, 티악을 빼놓을 수 없다. 동사는 하이파이와 프로용 오디오, 하이엔드 브랜드인 에소테릭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2012년으로 기억하는데, 한참 고가의 DSD DAC가 화두로 등장할 때 티악은 파격적인 보급형 모델인 UD-501을 선보이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로서는 UD-501이 스펙과 성능, 파격적인 가격과 디자인까지 혁신적인 기능들이 가득한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준 인기 모델이었다. 이후 DSD DAC 제품들은 과거 PCM 전용 DAC와 마찬가지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고, 티악 UD-501의 후속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상황이 왔다. 그리고 드디어 UD-503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신제품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에소테릭의 기술력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정보인데, 최고의 하이엔드 솔루션을 100만원대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단연 반가운 소식이다. 제품의 크기와 디자인 콘셉트는 기존 모델을 계승한 스타일이고, 전면에 헤드폰 출력에 비중을 둔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으며, 이는 최근의 디지털 및 헤드 파이 제품의 트렌드를 의미하기도 한다.
첫 번째는 보급형 제품에서는 상상을 할 수 없었던 풀 디퍼런셜 회로의 적용이다. 이는 모든 회로들이 철저히 포지티브와 네거티브로 분리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언밸런스 전용 회로와 비교한다면 2배의 부품이 투여되어야 한다. 이는 가격과 직결되는데, UD-503은 앞선 UD-501에서 보여주었던 파격적인 가격대 성능비를 다시 한 번 재현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프리앰프부에는 TEAC-QVCS(Quad Volume Control System), 아날로그 출력부에는 TEAC-HCLD(High Current Line Driver)로 입력에서 최종 출력까지 모든 회로를 고급 제품에서만 볼 수 있었던 채널당 네거티브와 포지티브 회로를 구성, 총 4개의 출력 회로가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로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에소테릭 라인업에서 사용하였던 최상의 퍼포먼스를 반영한 디지털 처리부이다. 먼저 DAC 칩의 경우 에소테릭 SACD 플레이어에서 사용한 아사히 카세이 AK4490를 채용하여 하이 퀄러티 사운드의 초석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를 통해 PCM의 경우는 32비트/384kHz를, DSD의 경우는 11.2MHz까지 지원한다. 다음으로 완전한 디지털 클록의 처리를 위해 내부에 듀얼 클록을 적용, 44.1kHz와 48kHz를 별도로 지원하며, 10MHz의 외부 클록도 별도로 설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에소테릭 제품에서 보아왔던 다양한 디지털 필터 기능과 업샘플링 기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FPGA 칩을 통해 PCM 및 DSD 업샘플링, 그리고 사운드 성향을 변경할 수 있는 4개의 PCM 필터와 2개의 DSD 필터까지 내장하고 있다. 이는 티악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에소테릭 플레이어에서 독보적으로 사용해 왔던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전원 설계와 헤드폰 앰프의 성능을 살펴보아야 한다. 작은 사이즈이지만 채널 별로 분리된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채용했다. 전원은 채널 별 독립적으로 분리하여 전원부의 성능을 강조한다. 또한 헤드폰 성능에 집중하고 있다. 전면에 두 개의 헤드폰 지원 역시 헤드 파이나 모니터를 전문으로 하는 사용자들에게 효과적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가격대 제품들은 대부분 싱글 방식의 회로가 적용되어 있지만, 디스크리트 방식 설계에 밸런스 드라이브 헤드폰 회로가 적용되어 있다. 헤드폰 출력부 역시 라인단과 동일한 방식의 HCLD 회로를 적용함으로써 헤드폰 출력부의 성능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OLED의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시되는 디지털 볼륨은 -95dB에서 +24dB까지 0.5dB 단위로 총 256스텝으로 조정 가능하다.
후면에는 USB와 192kHz 샘플레이트를 지원하는 코액셜, 옵티컬로 구성된 3개의 디지털 입력과 별도의 아날로그 라인 입력이 추가되어 간단히 프리앰프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새롭게 전면에 별도의 디지털 입력 단자를 설치했는데, 이를 통해 동사의 HA-P90SD 또는 소형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와 간단히 디지털 연결이 가능하다. 3점 지지 방식의 인슐레이터는 특별한 방식으로 개발되었는데, 내부에 스파이크 포인트가 추가된 방식으로 진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과거 기억을 되새겨 보는 의미에서 동일한 DSD 음원으로 리뷰를 진행하였다. 먼저 보컬 곡은 에릭 클랩튼의 ‘Wonderful Tonight’. UD-501과 달리 스피커 앞을 가득 채워주는 음장감이 돋보이는데, 베이스 기타의 울림과 경쾌한 스네어 드럼의 터치는 디테일을 강조하며 잘 전달되었다. 에릭 클랩튼의 목소리는 마이크와 거리가 느껴질 정도로 원근감이 잘 표현되어 있다. 대편성곡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3악장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빈 필의 연주이다. 스테이지는 넓지 않지만, 각 악기들의 포지션과 디테일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그리고 불필요한 잔향이 없으며, 에소테릭을 닮아 명료도와 투명도가 인상적이다.
사운드적으로 전작이었던 UD-501은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많았지만, 새로운 UD-503은 정확히 단점들을 만회하는 사운드 튜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더욱 넓어진 대역과 명료한 저역의 표현, 중역의 질감은 상당히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아날로그적 사운드 튜닝도 만족스럽다. 제품의 디자인과 크기는 기존 UD-501처럼 소형 사이즈이기 때문에 책상이나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이 용이할 것이다. 기존 모델이 DAC에 비중을 높였다면, 이 제품은 헤드 파이를 위한 전문 헤드폰 앰프의 성능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는 제품이다. 한마디로 더욱 강력한 기능으로 무장된, 에소테릭을 담은 작은 거인이라 불러야할 것이다. UD-503은 새로운 성능과 사운드로 탈바꿈된 만큼 아마도 100만원대 DAC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한동안 티악의 효자 상품으로 큰 인기를 누릴 것이다.
수입원 극동음향 (02)2234-2233 가격 150만원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B×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SD 2.8/5.6/11.2MHz 아날로그 입력 RCA×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헤드폰 출력 6.3mm×2 헤드폰 지원 임피던스 16-600Ω
주파수 응답 5Hz-80kHz(+1dB, -3dB) S/N비 112dB(XLR), 110dB(RCA) THD 0.0015%
크기(WHD) 29×8.1×24.8cm 무게 4.2kg
<월간 오디오 2015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