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IGMAcousticsDharma D1000·Athena A1, 헤드폰 재생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다 헤드폰 재생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다
월간 오디오 2015-11-17 13:57:46

글 양정남




신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을 살펴보면 레코딩 기술 및 디지털 음원의 발전을 이유로 넓은 재생 대역을 가지고 있는 스피커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고, 특히 초고역의 표현력이 중요시되고 있다. 때문에 갖가지 소재와 형태의 트위터를 앞세워 스피커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러한 트랜드는 다만 스피커만의 얘기는 아닌 듯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니그마어쿠스틱스는 소프라니노라는 슈퍼 트위터로 이름이 알려진 회사이다. 이 슈퍼 트위터는 SBESL(Self Biased Electrostatic Loudspeaker)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사용해 개발된 것으로, 기존 스피커에서 초고음역을 담당해 개방감 및 청감 음역대의 균형감을 상승시켜 주는 데 그 목적을 가지고 있다. 재미있게도 이니그마, 즉 수수께끼라는 사명에서도 느낄 수 있겠지만, 뛰어난 작명 센스를 보유하고 있어 소프라니노라는 제품을 보지 않아도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이니그마어쿠스틱스는 작년 12월 한국에 방문해 이 스피커의 기술력이 그대로 녹아들어 간 헤드폰을 프로토타입으로 개발했다고 언급했고, 이듬해 2015년 CES에서 다르마 D1000이란 헤드폰을 세상에 내놓았다. 필자는 제한된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헤드폰의 재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궁금증 반 기대 반으로 출시된 다르마 D1000의 리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제품을 받아 보니 의외로 심플하게 패키징되어 있다. 아웃 박스를 열면 두꺼운 종이 재질의 박스가 제품을 감싸고 있고, 하단 개별 박스에 케이블이 수납되어 있는 형태다. 이와는 다르게 외관에서는 고급스러움이 넘친다. 귀를 완전히 덮는 오버-이어 하우징은 고급 알루미늄 재질로 타공이 되어 있고, 중앙에는 오픈형 타입 그릴이 위치해 있다. 또한 가죽 재질의 헤드 밴드는 2중 구조로 착용 시 머리의 형태에 맞게 조절되며, 이어 패드의 밀착감이 상당히 뛰어나다. 무게도 380g으로 타사 동급 사양의 헤드폰보다 경량이라 할 수 있다. 이 헤드폰으로 장시간 청취를 했음에도 불편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 헤드폰으로서는 첫 제품이지만, 다양한 디자인의 헤드폰에서 장점을 벤치마킹해서 받아들인 것 같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다르마 D1000은 동사의 슈퍼 트위터 제품과 마찬가지로 SBESL이라는 정전식 드라이버를 사용한 헤드폰이다. 소프라니노는 높은 전압을 요구하지 않는 높은 효율의 진동판을 만들기 위해 타이완 국립 대학과 산학 협력으로 초박막 필름을 개발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D1000 역시 같은 기술이 적용된 필름을 사용해 별도의 헤드폰 앰프가 필요 없이 일반 스마트폰에서도 구동이 가능하며, 임피던스는 고작 26Ω 정도이다.
하지만 D1000이 다르마(고대 인도어로 일체법)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 이런 필름 기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D1000 하우징의 내부를 보면 두 가지 타입의 드라이버가 혼용되어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고역대을 담당하는 초박막 정전식 드라이버가 위치하고 있고, 그 뒤로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장착되어 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과 다르게 D1000에서는 일본 전통 종이 제조 방식인 ‘와시’라는 공법으로 제조된 드라이버를 탑재했다. 이 5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1차 필터를 통해 10kHz 이하 주파수 대역대를 담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아마도 정전식 드라이버의 풀레인지 재생 제한점을 커버하도록 특별히 고안된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된다. 번들로 들어 있는 헤드폰 케이블을 살펴보자. 6.3mm 스테레오 플러그에 이어 하우징 쪽으로 젠하이저 HD800과 유사한 타입의 커넥터가 사용되어 있고, 케이블 퀄러티 또한 동급 모델들에 비해 아주 우수한 편이다.
음원을 재생하기 위해 동사에서 같이 출시한 아테나 A1 헤드폰 앰프를 같이 전달 받았다. 다르마 D1000 헤드폰이 평범한 패키징으로 되어 있었다면 아테나 A1의 경우에는 상당한 무게감의 목재 케이스로 포장되어 있어 존재감 또한 강하게 느껴졌다. 케이스를 열자마자 트로피 같은 형태의 아테나 A1의 자태가 드러난다. 소프라니노와 동일하게 애플 아이맥의 강화 유리 제조사에서 제작된 글라스 케이스는 고급 부품들을 그대로 내비치고, 전·후면에 알루미늄 패널이 부착되어 있으며 전면에 커다란 볼륨 노브가 장착되어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이름 그대로 빼어난 여신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스테레오 라인 입력을 받아 헤드폰으로 출력되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는 아테나 A1은 진공관을 사용한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이다. 입력단은 12AU7(ECC82) 진공관이 사용되었고, MOSFET/ BJT를 활용한 클래스A 타입의 출력 회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원부 정류관으로는 6CA4가 배치되어 있다. 이 하이브리드 회로는 16-600Ω의 다양한 임피던스를 소화해 내며, 9V이라는 최대 출력 전압을 가지고 있어 다르마 D1000처럼 저 임피던스 헤드폰뿐만 아니라 베이어다이내믹 T1과 같은 구동이 어려운 헤드폰 또한 충분히 드라이빙 가능하다.




오포 BDP-105D 플레이어의 라인 아웃을 아테나 A1에 직결하고서 다르마 D1000 헤드폰을 통해 청취했다. 사용된 음원은 BDP-105D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타이달을 통해 재생했는데, 제품에 대한 개인적인 궁금증 때문일까? 너무 성급하게 세팅을 한 탓에 진공관 예열이 어느 정도 되고 나서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200kHz 광대역 재생 대역을 가지고 있는 아테나 A1과 슈퍼 트위터 기술이 접목된 다르마 D1000의 드라이버 덕분에 드넓은 스테이지 특성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보유하고 있는 다른 헤드폰 앰프와 헤드폰을 반복적으로 교체해 가며 상대 비교를 해 보아도 공기감 표현에 있어서는 어떠한 조합보다 비교 우위에 있으며, 이는 팝보다는 클래식 앨범에서 그 차이가 극명했다. 아마도 고음질 음원을 주로 사용하는 헤드 파이 사용자일수록 이니그마어쿠스틱스 두 제품의 조합이 주는 만족도는 더욱더 배가될 것이다.
서두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개인의 한정된 공간 속에서도 음악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영위하게 해 주는 헤드 파이. ‘과연 헤드폰은 스피커의 표현력을 절대 능가하지 못하는가?’ 하는 질문에 아테나 A1과 다르마 D1000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답하고 있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 Dharma D1000 헤드폰


가격 158만원   유닛 타입 정전형   임피던스 26Ω   음압 95dB   주파수 응답 15Hz-50kHz   무게 380g





▲ Athena A1 헤드폰 앰프


가격 188만원   헤드폰 지원 16-600Ω   입력 임피던스 10KΩ   주파수 응답 10Hz-200kHz(-1dB, -1.5dB)
크기(WHD) 11.7×18.5×13.4cm   무게 3.5kg


<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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