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모
국내 전원 장치 제조업체인 베럼 어쿠스틱은 전원 장치 중 하나인 멀티탭 분야에서 특히 유명한데, 이 멀티탭 개발을 통해 다양한 소재에 따른 소리 변화와 가공 방법 및 구조 설계에 따른 소리 변화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 왔고, 그 과정 속에서 개발된 여러 파워 케이블을 출시하고 있다. 베럼 어쿠스틱이 추구하는 목표는 밸런스가 잘 맞고, 광대역이어야 하고, 음악적인 하이엔드 파워 케이블이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전원을 안정적이고 깨끗한 상태로 항상 일정하게 오디오 기기로 전달할 수 있는 하이엔드 파워 케이블로 만들기 위해 최고의 커넥터와 케이블을 사용하며, 장인 정신이 느껴질 정도로 꼼꼼하게 제작하고 있다고.
이번에 시청한 베럼 어쿠스틱의 오페스 MK2 파워 케이블은 동사의 여러 파워 케이블 중 레퍼런스 파워 케이블 라인에 속하며, 스페셜 라인인 오메가 파워 케이블을 제외한다면, 실질적인 플래그십이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오페스 MK2 파워 케이블에는 새롭게 통 두랄루민을 절삭 가공해 제작한 IEC & 220V 플러그 단자가 적용되어 있는데, 이 플러그는 외관의 견고함과 진동 계수의 최적화를 추구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고, 음질 면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신형 플러그의 색상으로 케이블의 용도가 구분되어 있는데, 플러그가 은색이면 소스·프리앰프 전용의 오페스-A 파워 케이블이며, 플러그가 금색이면 파워 앰프(대전력용) 전용 오페스-M 파워 케이블이다. 그리고 둘 다 가격은 동일하다. 이 파워 케이블에 사용된 선재의 도체는 PC-OCC이며, 내부 하우징 핀 소켓은 인청동·순동을 사용해 제작되었고, 자성이 없는 자재로 커스텀 도금 처리를 했다고 한다. 내부 익스펜더로 스페인산 골드/실버 익스펜더를 사용해 번쩍이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그래서인지 오페스 MK2 파워 케이블의 모습은 듬직하면서도 세련되어 일단 오디오 애호가의 눈을 만족시킨다.
베럼 어쿠스틱의 오페스 MK2 파워 케이블을 시청하기 위해 ATC SIACD와 SCM11 Ver.2 스피커를 사용했다. 오페스 MK2 파워 케이블 성능을 상대적으로 비교 확인하기 위해서 시청실에 구비되어 있던 중·저가격대의 전원선과 비교 청취했다.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연주할 때, 베럼 어쿠스틱 오페스 MK2 파워 케이블을 투입하자 전체적인 소리가 더 명료한 소리로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다. 더욱 순수한 전원 공급으로 피아노 배음이 더 잘 살아났고, 배경이 깨끗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피아노 울림이 더 풍부해지고 건반 음은 더 선명하게 들린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는데,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과 질감이 더 잘 살아나 생동감 있게 들렸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저음 현악기의 반주가 더 생생하고 부드럽게 들리며, 조수미의 목소리가 더 맑고 부드럽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 솔로 가수와 합창단의 목소리가 더욱 명료하며 무대도 더욱 입체적으로 들린다.
베럼 어쿠스틱 오페스 MK2 파워 케이블을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하면 일단 소리가 명료해지고 더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입체적으로 무대가 드러나는 느낌이 든다. 즉, 부드러우면서 악기 고유의 질감과 음색이 좀더 사실적으로 잘 살아나는 것이다. 파워 케이블은 오디오에서 순수한 전원 공급을 처음부터 책임진다. 따라서 좋은 파워 케이블이란 양질의 전원을 공급해 오디오가 가진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밸런스가 잘 맞고, 광대역이어야 하고, 음악적이어야 한다는 베럼 어쿠스틱의 목표가 오페스 MK2 파워 케이블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가격을 떠나서 하이엔드 케이블의 한 전형으로 추천하고 싶다.
제조원 베럼어쿠스틱 (070)4148-4964
가격 135만원(1.8m)
<월간 오디오 2015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