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이 제품에 관한 기억이 하나 있다. 나처럼 귀가 얇은 오디오쟁이들은 스테레오파일이라는 미국 오디오 전문지가 매년 발표하는 등급별 발표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아마 대부분 애호가들 역시 거의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기도 할 것이다. 몇 해 전 가격이 비싸지 않은 인티앰프를 하나 골라 달라는 청을 받고 있었는데, 무심코 그 리스트를 보다가 눈에 꽂히는 이름이 있었다. 그 리스트의 C등급 명단에 NAD의 제품이 저렴한 가격임에도 당당히 올라가 있었다. 그 전후의 리스트를 찾아내 확인해 본 즉, 그 한 해뿐만 아니라 여러 해 동안 쉬지 않고 부지런히 올라가 있었다. 그 맹랑한 기종이 본 시청기인 C316BEE이다. 스테레오파일 C등급이라고 하면 보통의 능력으로는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심사 철이 되면 각종 청탁이 난무하기 때문에 아예 이메일도 폐쇄해 버린다고 하는 풍문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객관적인 테스트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결국 그 제품을 추천해 줬다. 좀 까다로운 상대였기 때문에 뒷말이 나오면 비빌 언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좀더 편한 상대였다면 진공관 앰프도 있고 국산의 괜찮은 기종도 많이 있어서 당연히 그쪽을 추천해 줬겠지만 다소 여의치 못한 상황이었다. 지금도 잘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연락은 없다.
캐나다의 오디오 제품들이 국가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보급품 가격대의 제품이면서도 그 성능은 월등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 그리고 이미 4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이 레이블의 본 시청기는 조금도 잘난 체를 하지 않으면서도 왜 그동안 그렇게 자주 스테레오파일의 우수 등급에 랭크되고 있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낮은 가격의 입문기격 앰프임에도 음악의 즐거움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것을 갖추고 있다. 전면에 아이팟과 같은 휴대용 재생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3.5mm 스테레오 입력이 있으며, 헤드폰 단자도 있다. 후면에는 5조의 RCA 아날로그 입력이 있고, 테이프 입·출력도 갖췄다. 또한 고음과 저음을 조절할 수 있고, 좌우 밸런스도 조절할 수 있으며, 전체 기능을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다. 즉, 기능적으로 기본이 되어 있는 셈이다. 그리고 대기 상태의 전력 소모가 1W 미만인 환경을 생각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출력은 40W로 저출력인데도 불구하고 댐핑팩터는 200 이상이나 되며, NAD에서는 이 앰프가 음악 감상 시 100W 이상의 출력을 내는 앰프로 구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소개하고 있다.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을 보여 주는 제품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즈음 제품들은, 물론 예전 제품들도 마찬가지지만, 출력 과장이 심한 기종이 상당히 많다. 어떠한 기준과 환경에서 수치를 측정하는지는 모두 각자 알아서 하는 애매한 관례 때문인데, 그래서 200W 출력이라고 밝힌 어떤 앰프는 막상 구동해 보면 너무도 수치와 어긋나 있기도 하며, 심지어 어떤 진공관 싱글 앰프의 10W 출력만도 못한 것을 확인한 적도 있다. 반면 이 제품은 그와 반대인 모습을 보여 준다. 쉽게 납득할 수 있을 구동력인 터.
NAD의 독창적인 기술력인 파워드라이브 회로가 이 앰프에도 채용되어 있는데, 입문기형인 본 제품에 최적화한 단순화된 버전이 채용되었다고 한다. 파워드라이브 회로는 음의 왜곡이나 에너지 배수 없이 보통의 출력에서도 매우 다이내믹한 힘을 발휘해 강력하게 스피커를 구동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 한다.
이 앰프에 사용하고 있는 부품의 경우 기본 사양에 있어서 유해 물질이 없는 것이 기준이라고 하며, 그 소재가 상당히 고급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토로이달 트랜스는 타사의 상위 가격대 제품에서 채용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상당이 큼직하다, 그리고 제작 시에는 무연 은납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며, 그 깔끔하고 질서정연한 내부 설계를 본다면 이 앰프에 대한 평가를 쉽게 납득할 수 있을 터이다.
시청기를 우선 PSB 알파 B1 스피커(이번 호 시청기)로 연결해 본다. 이 스피커는 감도가 91dB이다. 소리가 울리자 소형기의 특색이 먼저 감지된다. 시원하고 깨끗, 정확한 것이 그것인데, 이런 정도야 소형기에서는 보통 나타나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몹시 인상적인 것은 소리의 엉김이 전혀 없으며 다소 야박할 만큼 그것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런 정도의 정확한 기반이 있는 기종이라면 액세서리를 통해 음질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도 아주 쉬울 것이다. 더할 나위 없이 깔끔, 정확한 소리를 듣다 보니 절로 귓전이 정화되어 가는 느낌. 일반적인 보급형 인티앰프 사운드와는 획을 긋는 특징적인 사운드로 기억될 것이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43만원 실효 출력 40W(8Ω) 입력 임피던스 50KΩ
입력 감도 200mV 댐핑 팩터 200 이상 전압 게인 39dB S/N비 95dB THD+N 0.01% 이하
크기(WHD) 43.5×7.9×28.6cm 무게 5.5kg
<월간 오디오 2015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