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LM-518IA는 본지에서 2번째로 소개하는, 라인 마그네틱의 대형 3극 출력관 845를 사용한 싱글엔디드 인티앰프다. 몇 개월 전 본지에서 리뷰했던 LM-219IA 역시 동일하게 라인 마그네틱의 845 싱글엔디드 인티앰프였는데, 그 앰프는 300B를 드라이브관으로 사용한 반면, 이번 시청기는 300B 대신 6P3P를 사용하고 있다. 6P3P는 6L6G의 중국 형번인데, 6L6G 역시 명관으로 정평이 있고 유명 기기에서 즐겨 사용됐던 진공관이며, 300B와 성향이 다른 점 때문에 음색에서 차이가 다소 있고, ‘어느 편이 더 우수한가’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앰프는 가격에 비례하듯 사용하는 부품이나 크기, 스펙 등도 차이가 나고, 사운드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300B를 사용한 LM-219IA 쪽이 음장감의 자연스러움과 광대역에 약간 장점이 있다 친다면, 6L6G를 사용한 LM-518IA는 음장 폭이 다소 줄어든 대신 밀도의 단정함에서는 약간 상위라고 보인다.
제조사인 라인 마그네틱은 중국의 광동성에 자리잡고 있는 신진 업체로, 어려서부터 서양 빈티지 오디오에 열광하고 있었던 형제가 굳이 빈티지만 수집하고 예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그것을 능가하는 신 빈티지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출범했고, 각종 진공관으로 명 빈티지 기기의 현대 복각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더니, 방향을 틀어 자신들이 설계한 신형 앰프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현재 각종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런 호기를 처음에는 우습게 생각했던 유럽이나 미국 등지의 전문가들도 이제는 감탄할 만큼 성능이 좋다고 평가하면서 일약 세계 오디오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 제작사는 중국의 오디오 제품도 하이엔드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 주는 첫 번째 주자가 된 셈이다.
중국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국제 시세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다는 것이다. 종래에는 그 싸다는 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 성능의 부실과 동등한 언어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그런 인식도 상당히 사라졌다. 오디오 제품의 경우는 저가 중국 제품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년이 넘어가지만 이제는 내구성과 성능 면에서 검증이 끝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지도 오래되었다. 유명 브랜드들에서 그 회사에 OEM을 주문하고 있다는 것은 공지의 비밀이다.
동사는 초창기에는 몇 십 년 전 WE 시절 빈티지 제품의 복각품만 만들면서 출발했다가 점점 자신감을 얻으면서 몇 년 전부터는 그 정교한 기술력을 사용, 빈티지가 아닌 현대 출력관을 사용한 제품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3극관, 5극관을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데, 대부분 인티앰프 제품이다. 또 그 제품들은 프리 아웃 단자를 설치해서 파워단의 중요성을 과시하고 있다. 더 좋은 프리앰프를 얼마든지 사용하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디오의 경우 빈티지가 명작이라는 개념은 사실 올바른 개념이 될 수가 없다. 엄중하게 말해 빈티지는 오늘날의 최신작을 절대로 능가할 수 없는 것이며, 빈티지가 명작이라는 그 오해의 속사정은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되어 온 노화, 열화 현상이 주는 소리의 변색, 그와 함께 희소성이 주는 가치 때문일 것이다. 희소성이라는 것은 중요한 만큼 취미의 세계에서 결코 어떤 기준이 있을 수 없는 것이지만, 전자·기계 제품에서 빈티지가 성능까지 우월하다는 것은 일종의 신화의 범주인 것이다. 80년대에 명품으로 날렸던 앰프들을 지금 들어 보면 대부분 소리의 평범함 때문에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당시로서는 열광한 수준이었지만 지금 제품과 비교해 본다면 3, 40년 전 명기는 대부분 지금의 보급기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기이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청기는 지금도 희귀 관으로 꼽히는 845 관을 채널당 1개씩 사용해(초단관은 12AX7, 드라이브관은 6P3P, 정류관은 5AR4) 순 A급으로 22W 출력을 뽑고 있는데, 내부를 들여다보면 특수한 부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 알프스 볼륨, N-cap 커플링 콘덴서 정도 외에는 모두 자사제의 부품으로 파워 트랜스, 출력 트랜스도 자사가 설계한 것이다. 트랜스는 모두 토로이달이 아니라 저가형인 EI형을 쓰고 있지만 토로이달 트랜스가 효율이나 노이즈에 수치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 있어도 실질적으로 오디오 제품에서 그 차이는 미미하며, 하이엔드 제조사인 에어의 제품에는 오히려 즐겨 EI형을 사용하고 있다. 기기 내·외부를 살펴봐도 염가판으로 만들기 위해 특별히 눈가림을 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으며, 오히려 만듦새는 하이엔드에 필적한다고 생각되며, 세련된 현대 기기와 빈티지 기기의 그 중간 지점을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떤 845 앰프들이 무게가 50kg이나 되기도 하는데, 본 시청기는 35kg으로 적절(?)한 편이다. 이렇게 무게가 많이 나가는 이유는 845가 워낙 고압관이라서 안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이다. 또한 845 앰프는 작동 중에 출력관의 온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된다.
대체적으로 845 앰프는 음장감이 화려·장대하며 보컬이 좋다. 저역, 고역을 특별히 가리지 않고 내추럴하며 탐미적이지만, 현 독주에서는 다소 두께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가격대로는 놀라울 정도로 만듦새가 좋고, 소리의 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히 845 앰프의 레퍼런스 제품이라고 부르고 싶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480만원
사용 진공관 845×2, 12AX7×2, 6P3P×2, 5AR4×1
실효 출력 22W 주파수 응답 10Hz-50kHz(-1.5dB) S/N비 87dB
입력 임피던스 100KΩ 입력 감도 200mV THD 1%
크기(WHD) 43×25×36.5cm 무게 35kg
<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