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우광
파워 앰프와 스피커 유닛 사이에 어떠한 부품의 존재도 없이 직접 연결하는 것은 과거 오디오파일들이 열망하던 궁극의 시스템이었다. 재생 주파수 대역의 확장 때문에 다수의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 시스템이 일반화되었고 여기에 적정 주파수 대역의 음악 신호를 보내주기 위하여 앰프로부터 전해오는 음악 신호를 저음역과 고음역으로 분리하여 각각의 유닛에 보내주는 디바이딩 네트워크 회로가 지나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는데, 이 단계에서의 섬세한 음의 감각이 손실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고안되고, 그 결과 파워 앰프 이전의 단계에서 고음역과 저음역을 분리해내고 각각의 대역을 증폭하여 스피커 유닛으로 보내어 주는 멀티 앰프 방식이 만들어졌는데, 디바이딩 네트워크를 거치고 울리는 소리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섬세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사운드가 가능해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채널 디바이더와 각각의 대역을 증폭해주는 파워 앰프를 구비해야하기 때문에 단순한 2웨이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많은 수의 기기를 연결하여 거창한 시스템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어서 웬만한 열정과 기술을 가지지 않고서는 감히 이루어볼 수 없는 꿈의 시스템으로 여겨져 왔었다. 하지만 요즈음 들어 늘어나고 있는 액티브 스피커 시스템은 대부분의 제품들이 멀티 앰프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발전된 회로 기술을 이용하여 소형이지만 강력한 파워를 가진 앰프를 내장하여 각각의 유닛을 구동해주는 시스템으로, 작은 크기의 제약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채택했던 방법이 음질의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다인오디오의 Xeo 시리즈는 이러한 트렌드의 최신 버전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들이 만들어낸 스피커 시스템을 최상의 상태로 울려줄 수 있는 완벽한 재생 장치를 추구하면서 만든 것이다.
무선 기능을 가지고 있는 액티브 스피커의 시조격인 Xeo 시리즈의 제품을 처음 리뷰하였던 것이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당시에 리뷰하였던 Xeo 3은 완벽한 사운드 스테이지의 형성과 함께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보수적인 오디오파일들 조차도 새로운 무선 기술의 편리함에 푹 빠져들게 하는 기종이었다. 처음 발표된 이후 이제는 새로운 제품으로 시리즈를 채우면서 한층 더 콤팩트해진 Xeo 2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Xeo 2에서 변화된 부분은 우선 무선 연결 방식이 종래의 와이파이에서 블루투스로 바뀐 점이다. 요즈음 일반화되어 있는 블루투스 기능 탑재 기기만 있다면 네트워크의 존재 없이도 연결이 가능하여 한층 대응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물론 네트워크 기능을 원한다면 다인오디오의 허브나 커넥트를 구매하면 된다. 두 번째의 변화는 탑재된 파워 앰프가 더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종래의 기기에 탑재되던 50W 출력의 앰프보다 향상된 65W 출력의 파워 앰프를 내장하고 있어서 더욱 안정되고 넓은 범위의 재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재생 주파수 대역은 40Hz-24kHz로 넓어졌다. 크기는 줄이면서 성능은 더욱 고성능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시청실에 세팅된 Xeo 2의 크기는 무척 작다. 눈에 안 뜨일 정도로 작은 것은 아니지만 재생음의 크기나 레벨을 생각한다면 작아도 상당히 작은 것이다. 더욱이 실내의 한쪽에서부터 정돈된 악기의 음이 정확히 자리 잡고 풍성한 음향으로 음악을 연주하여 주는 것이 대형 모니터에서 울려나오는 것처럼 당당하고 막힘이 없어서, 함께 리뷰용으로 제공된 대형기의 음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는 음의 크기이다.
처음의 연주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을 블루투스 재생으로 구동했다. 몇 초 만에 끝나는 페어링 연결 후 음악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데, 과거의 오디오 기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허전함이 느껴질 정도로 작동이 단순하다. 스피커의 볼륨을 듣기 적당한 수준으로 높여놓고서는 그저 요즈음의 젊은이들처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앉아서 음악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재생되는 소리는 과거 웬만한 중급기 이상의 소리를 내어주고 있으니 나보다 더 나이 드신 선배님들이 들으신다면 음악에 감동하기보다는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재생되는 음악은 흠잡을 구석이 없이 깔끔하고 풍성하다. 악기의 해상력도 뛰어나고 음의 포지셔닝도 정교하다. 악기끼리의 다툼 없이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하모니는 음악의 감흥을 한층 더하여주고 있다. 마이어가 연주한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을 풍성한 울림의 사운드로 재생해 주는 것이었다. 스마트폰 속 음악이 연주회장의 감흥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순간이었다. 재즈 보컬에서의 재생도 아쉬운 대목 없이 진하게 울리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놀라움도 CD 플레이어를 직접 연결하여 같은 음악을 듣는 순간 더 증폭된다. 광 입력 단자로 고급 소스기기를 연결하여 방금 들었던 음악을 다시 재생해보니 음의 정보량이 늘어나고 연주회장의 울림이 더욱 풍성해짐을 알 수 있었다. 내장된 D/A 컨버터의 우수함을 그대로 살리면서 무선 전송에서 수행되는 신호 손실이 없는 탓인지 음악의 감흥은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다. 휴대기기로 듣던 음악 속에 얼마나 더 많은 양의 정보가 들어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기기인데, 한 번 들어보고 나면 새로운 감동의 세계에 발 디디는 느낌을 전해주는 시스템이다. 그것도 매우 심플하게….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가격 18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베이스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4cm, 트위터 2.7cm
재생주파수대역 40Hz-24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100Hz
디지털 입력 Optical×1, 블루투스×1 아날로그 입력 RCA×1, Aux(3.5mm)×1
크기(WHD) 17.3×25.5×15.4cm 무게 4kg
<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