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요즘 국산 오디오 브랜드를 해외 오디오쇼 부스나 오디오숍에서 만나는 일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국산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시절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체험이다. 음질과 디자인, 기술력 등 어느 항목에서도 뒤쳐짐 없이 해외 유수 브랜드들을 압도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저력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속에서 탄성이 나온다. 이렇게 국산 오디오가 해외 시장에서까지 각광을 받게 될 때까지, 그동안 단지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당하거나 무시당해야 했던 모멸의 시절이 얼마나 길었던가. 그리고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실력 있는 브랜드들이 사라져야 했던가.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몇몇 저력 있는 브랜드들은 꿋꿋하게 성장해왔다. 그중에서 오디오플러스는 한국의 케이블을 대표하며 꾸준하게 성장해온, 그리고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리매김한 자랑스러운 우리의 오디오 기업이다.
한때 수많은 오디오 지면을 장식하고 대리점들마다 오디오플러스 로고를 장착한 진열대가 즐비했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요즘에는 활약이 좀 뜸하다는 생각을 하는 애호가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알고 보니 오디오플러스 본사에서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고급 케이블의 연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느라 여념이 없었고, 국내 시장은 총판이 맡고 있었기 때문에 다소 소극적으로 보였던 것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캐리어 라인은 오디오플러스가 그간 기울인 연구의 당당한 성과물로서, 오디오플러스가 한결같이 추구하고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최고의 성능’을 초월하는 레퍼런스 케이블이다. 오디오플러스는 일찍이 ‘케이블 엔지니어링’이라는 용어를 도입했고 케이블과 음질에 관한 꾸준한 연구 개발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축적하며 각종 특허를 취득해온 회사이지만, 이번에는 하이엔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함께 높은 수준의 신기술을 획득했다고 한다.

▲ Diamond CL3 XLR Cable

새롭게 선보이는 다이아몬드 CL3 인터커넥트 케이블. CL은 ‘Carrier Line’의 약자이며 캐리어 라인 세 개가 결합되었다는 뜻에서 CL3로 명명되었다. 캐리어 라인은 두 가닥 직선 라인에 두 가닥 곡선 라인이 교차하면서 꼬인 직·곡선의 결합을 의미하는데, 오디오플러스에서는 기존 하이엔드 케이블 브랜드 중 대다수가 채택하고 있는 트라이-브레이딩(Tri-Braiding) 방식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 넘는 혁신적인 구조라고 자부하고 있다. 캐리어 라인을 감싸고 있는 곡선 라인의 모양이 마치 다이아몬드의 형상을 이룬다 하여 다이아몬드 리츠(Diamond-LITZ)라고도 부른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독특한 구조는 단순히 기존 케이블 구조의 모양을 달리하여 소비자를 현혹하는 기술적 트릭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이 구조는 국내 특허는 물론 해외 특허까지 취득하였는데, 엄밀한 특허 심사 과정에서 기존 케이블의 구조에 비해 도체의 표면 효과나 근접 효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즉, 다이아몬드-리츠 구조는 지금껏 어느 케이블 제조사에서도 생각하지 못한 창조적인 구조로서, 전기, 물리, 재료 공학을 포괄한 광범위한 연구 결과이며, 이러한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이루어진 모든 노력은 ‘과연 어떤 케이블이 시스템의 음악적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것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서 출발하여 수없이 많은 개선과 시행착오를 거쳐 낸 변증법적 산물인 것이다.
다이아몬드-리츠 구조의 공학적인 내용에 대해 좀더 부언하자면, 케이블에서 음질을 저하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표피 효과와 내부 선재들의 상호 간섭을 들 수 있다. 가는 선재를 사용하고 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선재를 꼬면 도선상의 커패시턴스와 인덕턴스에 의한 위상 특성에 의해 더 좋은 소리의 케이블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잘 꼬아져 있다 해도 집합된 도선의 바깥쪽으로 신호가 흐르는 표피 효과나 자기적으로 발생하는 도선의 근접 효과, 그리고 선 사이에 발생된 공간에 전기적 저항이 커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단순히 도선의 재료만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제거될 수 없기 때문에 구조적 측면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 Diamond CL3 RCA Cable

캐리어 라인의 (+)와 (-) 신호는 다이아몬드 형상의 꼬임을 거듭 반복하고 있는데, 이것은 신호 전송에서 위상 지연과 진폭 감쇠의 최소 효과와 양극의 물리적 성질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선재들 간의 상호 간섭에 따른 신호의 근접 효과를 철저히 차단해준다. 또한 고품질 폴리우레탄과 나일론으로 겹겹이 절연된 다이아몬드-리츠 구조는 전기적 접촉을 일으키지 않고 표피 효과 문제를 가청 대역 바깥으로 밀어낸다. 신호 전송에 위상각이 커져 신호 전달이 지연되면 중·고역의 섬세함이 줄어들고 디테일이 떨어지며 음장감마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캐리어 라인은 위상 지연의 감소와 진폭감쇠의 최소화로 음악적 밸런스를 최적화시켜 준다. 케이블의 단말과 기기 간 접점은 음악 신호가 흐르는 중요한 경로인데, 이러한 단말 작업은 숙련된 기술자들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시스템의 음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모든 터미네이션에 최고 품질의 부품들을 사용하여 열화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한편, 다이아몬드 CL3의 제작 과정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특수 제작된 전용 장비와 공정이 투입되었다고 하는데 국내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한 번 들여다보고 싶다.
처음부터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제품답게 일본의 하이엔드 애호가들과 엔지니어들에게 먼저 시연되었다고 하는데, 그들이 작성한 일어로 된 짧은 리포트에는 SACD와 무손실 음원 재생에 있어서의 해상도 및 스피드감에 대한 소회와 음질에 대한 찬탄으로 이루어진 느낌표들이 만발했다.
재생 시스템이라는 물리적 세계는 사라지고 순수한 음악만이 존재하는 것. 하이엔드 오디오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지에 지금까지 열거한 것과 같은 온갖 물리학적, 기술적 용어들로 오디오플러스 기술진이 답을 써내려갔다면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룡점정은 역시 ‘음악이 어떻게 아름답고 만족스럽게 우리에게 들리는가’일 것이다. 다이아몬드 CL3는 그 정점에 다가가기 위한 치열한 고뇌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제품으로,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동사의 플래그십 케이블이다.

▲ Diamond CL3 XLR Cable

▲ Diamond CL3 RCA Cable

문의 금강전자 (02)3272-7100
가격 75만원

<월간 오디오 2015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