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월간오디오
이번에 소개할 N-05는 에소테릭에서 3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야심차게 출시한 네트워크 플레이어 제품이다. 하지만 이 기기를 단순히 네트워크 플레이어라고 할 수는 없다. N-05는 D/A 컨버터가 내장된, 즉 D/A 컨버터와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합쳐진 DAC 일체형 네트워크 플레이어라고 해야 맞다. 그래서 기기 후면에 디지털 입력으로 옵티컬 1개, 코액셜 2개, USB 1개의 풍부한 입력 단자가 있다. 그리고 네트워크 입력은 PCM 24비트/192kHz, DSD 2.8MHz에 대응하고, 옵티컬, 코액셜 입력은 PCM 24비트/192kHz, DSD 2.8MHz(DoP)에 대응하며, USB B 입력은 PCM 32비트/384kHz, DSD 11.2MHz에 대응한다.
또한 이 기기는 NAS와 같은 기기의 추가 없이 기기에 후면에 있는 USB A 단자에 USB 하드디스크나 USB 메모리를 연결하면 간이 뮤직 서버 기능을 통해 USB 저장 장치에 저장된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타이달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N-05에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외장 클록 입력 기능이 있다는 것. 디지털 오디오의 클록 입·출력에 관련된 기술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인 에소테릭인만큼 현재 에소테릭의 모든 소스기기는 루비듐 마스터 클록의 10MHz를 워드 클록 변환기 없이 다이렉트로 입력받을 수 있게 설계가 되어 있는데, N-05 역시 마찬가지로 10MHz 출력인 루비듐 마스터 클록을 연결할 수 있다. ±0.05ppb(±0.00005ppm)라는 어마어마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에소테릭의 루비듐 마스터 클록은 일반적으로 디지털 오디오 소스기기에 사용하는 ±5-20ppm의 고정밀 수정 발진기에 비해 약 10만 배 이상의 정밀도를 가지고 있다.
유·무선 공유기와 N-05 사이에 랜 케이블을 꽂고, N-05의 컨트롤 앱 ‘Sound Stream’을 아이패드에 설치 후 구동하면 별다른 세팅 없이도 자동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N-05를 찾아준다. 그 후 뮤직 라이브러리를 지정하면 이 앱은 즉시 뮤직 라이브러리에 있는 모든 음원을 색인해 데이터베이스화 한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화 한 정보를 컨트롤러(아이패드)에 저장해 놓기 때문에 재생하려고 하는 곡이나 검색하는 곡의 정보를 모두 내부에 저장된 데이터베이스 파일에서 불러오므로 빠르고 쾌적하게 음악을 검색하고 재생할 수 있다. 또한 이 앱은 초보자도 스트레스 없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조작 버튼과 재생 목록, 라이브러리 등 각 화면이 잘 배치되어 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용도 순차적으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에소테릭의 최상위급 모델 그란디오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한 N-05의 순백으로 아노다이징 처리된 섀시는 곡선과 직선의 각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고, 통 알루미늄으로 가공된 N-05의 발은 앞이 2점, 뒤가 1점인 3점 지지 구조로 되어 있으며, 섀시의 정 가운데 장착된 파란 색깔의 디스플레이는 이게 과연 이 가격대의 제품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N-05의 내부에는 최고의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 DSD 11.2MHz 재생 지원 32비트 칩셋인 아사히 카세이의 AK4490을 채널당 2개씩 총 4개를 사용하고 있으며, 각 채널의 D/A 변환 보드를 DSP 칩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별도의 전원부와 함께 배치한 듀얼 모노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좌우 채널의 분리도를 향상시키고 채널 간의 간섭을 줄여 주는 장점을 가지게 한다. 또한 자사의 플래그십 제품인 그란디오소 D1 D/A 컨버터에도 사용된 ELDC 커패시터가 N-05에도 적용되어 있다. DAC부의 전원부 평활 회로에 ELDC 커패시터, 즉 슈퍼 커패시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ELDC는 일반적인 크기의 콘덴서이지만 축전 용량이 대단히 큰 커패시터로 전기의 빠른 충전·방전과 높은 효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수명이 반영구적인 특징이 있다. 이 ELDC 커패시터 4개로 구성된 DAC부의 전원부는 무려 500,000㎌의 정전 용량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500,000㎌의 정전 용량이 다이내믹한 저역 재생 특성에 일조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외에 그란디오소 C1 프리앰프를 비롯한 상위 기종에 탑재된 강력한 전류 전송 능력과 구동력을 자랑하는 에소테릭-HCLD 타입 2 버퍼 앰프와 VCXO 고정밀 클록,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와 대형 콘덴서를 조합한 강력한 전원 회로를 탑재하고 있다.
N-05의 D/A 변환은 34비트 D/A 변환 알고리듬을 사용한다. 이 34비트 변환 방식은 현재 에소테릭이 특허 출원 중에 있다고 하는데, 24비트의 1024배에 해당하는 34비트 데이터 처리 방식은 D/A 변환 과정에서 오차를 줄여 좀더 정교하고 세밀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하게 해 준다고 한다.
N-05는 기본적으로 매우 두툼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음색이 두툼하면 자칫 멍청한 소리가 되기 쉬운데, N-05는 디테일한 표현력, 즉 해상도 역시 놓치지 않았다. 두툼하면서 끈적하기보다는 두툼하면서 담백한 성향으로, 장르로 말하자면 클래식의 재생에 좀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에소테릭 소스기기의 장기인 뛰어난 질감 표현력 역시 동일하게 상위 기기들에게서 물려받았다. 이전에 테스트해 보았던 다른 에소테릭 하이엔드 제품군과 비슷하게 고역은 쭉 뻗어 올라가면서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듀얼 모노 구조와 높은 S/N비의 D/A 변환 칩 등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덕분에 악기의 위치를 표현하는 능력과 입체적인 무대를 그려내는 능력 역시 탁월하다. DSD 재생을 지원하는 특정 소스기기들이 DSD 재생 음질은 뛰어나지만, PCM 재생 음질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N-05는 PCM이나 DSD나 균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양쪽 다 재생 음질이 뛰어나다.
N-05에 에소테릭 G-01 루비듐 마스터 클록과 SRS의 PERF10 루비듐 마스터 클록 두 가지를 번갈아가면서 이용해 테스트해 보았다. 여러 가지 음원들을 다양하게 테스트해 보면서 내린 결론은 N-05에 루비듐 마스터 클록을 연결했을 때 그 차이나 감동이 다른 소스기기보다 월등하게 좋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는 클록 입력 시에 내부의 PLL(주파수 변환 회로)를 거치지 않고 입력된 외부 클록의 주파수를 바로 DAC에서 사용하는 구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에소테릭에서 3년 동안 칼을 갈고 갈아 출시했다는 N-05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퍼포먼스와 음질을 뽐냈다. 빠르고 사용하기 편리하면서도 음질적으로는 네트워크 플레이라는 특성에 맞추어 조화롭게 튜닝되어 있었다.
마치 활황기 때의 아파트처럼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올라 있는 요즘 하이엔드 오디오의 추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N-05는 목마른 오디오파일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음질은 전혀 타협하지 않은 제품으로, 외장 클록과 동기화가 가능하고, 루비듐 마스터 클록 역시 별다른 장비의 추가 없이 동기화해서 사용 가능하다는 대단한 장점을 지닌 주목할 만한 제품이다.
수입원 극동음향 (02)2234-2233
가격 790만원 네트워크 지원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1, USB B×1, USB A×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SD 2.8/5.6/11.2MHz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최대 출력 레벨 2.5V(RCA), 5V(XLR)
주파수 특성 5hz-70kHz(-3dB) S/N비 117dB 출력 임피던스 20Ω
크기(WHD) 44.5×10.7×35.6cm 무게 11kg 시스템 협찬 AV타임 (02)701-3877
<월간 오디오 2016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