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이미 국내에서도 판매가 시작되어 입소문을 타고 있는 PAD(Purist Audio Design)는 미국에서 짐 오드라고 하는 엔지니어가 1986년에 창립한 케이블 전문 업체로, 현재 일반적인 오디오용 케이블뿐만 아니라 이더넷, USB, HDMI, CAST 케이블 등 방대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국내에도 케이블 전문 업체가 있어서 취재 도중에 습득한 것이지만, 일견 단순해 보이는 케이블의 세계에서도 그 미묘한 제조 기법의 차이가 천양지차이며, 이 분야의 발명 특허가 수십 가지가 되는 데 새삼 경탄을 금치 못한 바가 있다. 단순 금속선 위에 피복을 씌우고 단자를 연결하는 정도인 케이블의 세계가 그토록 복잡·방대하다니…. 그렇다면 전체 오디오의 세계는 얼마나 방대 무비 해야 할 것인가.
PAD 케이블은 저가인 베스타와 고가인 도미누스 사이에 단계별로 여러 제품이 있는데, 등급별로 로마자 숫자 표기가 되어 있다. 본 시청기인 무사이오스는 요즘 케이블의 시세로 볼 때 저가품에 속하는데, 베스타의 상위 모델로 로마자 Ⅸ(9)가 표기되어 있다.

PAD 케이블은 겉으로 보면 별로 특이점이 없다. 그냥 그렇고 그런 제품으로 알게 되는데, 만져 보면 그 특이점이 단박 드러난다. 그동안 무수한 케이블을 구경해 왔지만 이렇게 유연한 케이블도 드물 것이다. 두께만으로는 상당히 뻣뻣해 보이는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이다. 내용을 알고 보니 더 신기하다. 이렇게 두툼하고 유연한 것은 그 내부에 독특한 실딩 물질이 들어 있어 그런 것인데, ‘Ferox’라고 불리는 이 물질은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과립 형태의 물질로, EMI와 RF는 물론 진동까지 배제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방식의 실딩은 PAD가 처음인 것 같다. 케이블은 선재의 품질과 함께 전류의 흐름이 얼마나 원활하며 저항을 덜 받고 진동의 충격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가 핵심 요소로 꼽히는데, 상세한 이론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내부에 실리콘 과립을 채워 진동과 노이즈를 방지하는 그 아이디어가 놀랍다.

이 무사이오스 스페셜 에디션 모델은 향상된 금속 공학을 적용해 제조한 도체를 선별해서 사용하고, Ferox를 삼중 처리하며, 숙련된 장인에 의해 미국에서 제조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일반 무사이오스 모델에 비해 스페셜 에디션 제품은 저항이 12.5% 낮아졌고, 정전 용량이 20% 낮아졌으며, 노이즈 플로어가 1 풀 데시벨 낮아지는 등 성능이 더욱 향상되었다.
이런 만듦새이니 들어 보기도 전에 그 음이 추정이 된다. 과연 추정이 맞는지 확인을 위해 여러 가지 음악을 들어 봤는데, 음량이 증가하면서 섬세함도 따라 높아지지만, 무엇보다도 즐거운 변화는 헝클어진 머릿결을 곱게 빗고 나타난 여인네 같다는 것이다.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연주에서 저역은 웅진감이 증가하고, 보컬에서 소리 폭의 증가도 상당하다. 온도감도 올라간다. 가격대를 보면 요즈음의 추세에서는 저가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효과는 그보다 몇 배 더 윗길이며, 이는 Ferox라는 실리콘 과립 실드의 투입으로 인한 성가이겠다. 군웅할거의 케이블 시장이지만 이 정도 가격과 성능의 제품은 쉽게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가격 대비 최고의 제품이다. 동사에서는 가격대가 이보다 7배 이상 더 비싼 도미누스가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 평범한 제품이 주는 만족도는 그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Musaeus Special Edition RCA Cable ┃ 가격 93만원(1m)

Musaeus Special Edition XLR Cable ┃ 가격 104만원(1m)

<월간 오디오 2016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