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태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한 새로운 포노 앰프가 럭스만을 통해 등장했다. 바로 EQ-500 포노 앰프인데, 마치 아날로그에 관한 모든 것들을 이 제품에 담아 놓은 듯한 콘셉트이다. 특히 최근 아날로그 플레이어가 다시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의 등장이니 더욱 관심을 집중시킨다.
럭스만은 전통적으로 아날로그 오디오 개발에 명성이 있다. 턴테이블의 경우에도 럭스만의 PD-171이 명기로 인정받으며 꾸준히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 출시된 EQ-500 역시 진정한 플래그십 포노 앰프의 정석을 보여주는 럭스만의 야심작이다.
럭스만답게 디자인부터 시선을 집중시킨다. 아날로그 VU 미터를 장착, 럭스만 고유의 실버 마감과 맞물려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그리고 토글 스위치와 다양한 실렉터들은 포노 이퀄라이저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아날로그 기기의 매력을 충분히 부각시킨다.
EQ-500은 진공관 증폭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80년대의 RIAA 포노 명기였던 E-06의 회로를 기반, 진공관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모델이다. 그만큼 럭스만의 오랜 아날로그 설계 기술의 노하우가 반영된, 이른바 검증된 회로로, 무귀환 CR형 이퀄라이저 회로를 탑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채널당 ECC83 쌍3극관 2개와 ECC82 쌍3극관 1개의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다. 초단과 두 번째 증폭단에는 ECC83을 사용, SRPP 회로를 구성하였고 증폭단 사이에 EQ 필터가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최종 출력단에는 ECC82를 병렬 접속하여 캐소드 팔로워 회로를 적용하였다. 출력 트랜스포머를 장착하여 트랜스 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커플링 콘덴서도 문도르프의 M-Cap을 채택하고 있다. 전원부의 경우는 차폐된 EI 트랜스포머를 사용하고, EZ81 정류관을 적용하였다.
포노 앰프만큼 외부 노이즈에 취약하고 민감한 오디오 기기는 없을 것이다. EQ-500은 노이즈를 철저히 차단하고, 외부 진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섀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견고하게 제작된 섀시는 차폐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미세한 전류의 흐름과 임피던스 매칭을 고려, 노이즈를 근본적으로 억제시키고 있다.
다양한 카트리지의 완벽한 대응을 위해 부하 용량과 임피던스를 가변할 수 있도록 실렉터가 추가되어 있다. 총 6단계의 부하 용량(0/50/100/150/200/300㎊) 변환과 30~100kΩ 가변 임피던스 매칭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MM, MC의 경우도 승압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퍼멀로이 코어를 채용한 승압 트랜스를 2조 마련해 두었다. 이를 통해 MC 하이, MC 로우를 별도로 대응하도록 하였다. 이 밖에도 위상 조정, 모노 전환, 하이 컷과 로우 컷, 출력 선택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여, 포노 EQ 사용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사운드 성향을 알아보자. 대편성으로 갈수록 EQ-500은 진가를 발휘한다. 뛰어난 다이내믹 특성과 넓은 대역 재생 능력이 기본이 되어, 대편성에서 각 파트의 개별 질감 표현과 넓은 스테이지 재생 능력은 어떤 포노 앰프에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이런 특징들은 현대적인 성향의 카트리지와 플레이어에서의 조합에서 더욱 큰 효과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반세기 이상 진공관 앰프 제작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완성된 회로인 만큼, 뛰어난 아날로그 재생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장감과 해상력은 상당히 뛰어나며, 럭스만의 사운드를 잘 반영한 포노 앰프라는 것이다. 또한 독일이나 영국 브랜드들의 전통적인 포노 앰프의 성향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제품으로 손꼽고 싶은데, 단순히 사운드의 차별화보다는 마치 하이엔드 포노 앰프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되는 시청이었다.
포노 앰프를 통해 디테일의 변화와 투명함을 경험하고 싶다면 EQ-500은 반드시 들어보아야 할 제품이다. 분명 그 사운드를 들어보면, 럭스만 포노 앰프만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640만원 사용 진공관 ECC83×4, ECC82×2, EZ81×1 아날로그 입력 RCA×3
아날로그 출력 RCA×2, XLR×1 정격 출력 250mV 출력 임피던스 850Ω
입력 감도 4mV(MM), 0.44mV(MC High), 0.18mV(MC Low)
입력 임피던스 30㏀-100㏀(MM), 40Ω(MC High), 2.5Ω(MC Low)
이득 36dB(MM), 55dB(MC High), 63dB(MC Low) 채널 분리도 65dB THD 0.07%
S/N비 76dB(MM), 75dB(MC High), 74dB(MC Low) 크기(WHD) 44×9.2×39.7cm 무게 12.5kg
<월간 오디오 2016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