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ll IN 30·CD30 오로지 음악을 위한 빈자(貧者)의 하이엔드 Atoll IN 30·CD30 오로지 음악을 위한 빈자(貧者)의 하이엔드
월간 오디오 2016-05-18 15:06:10

글 이종학(Johnny Lee)



최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바르샤를 격침시켰다. EPL의 선두는 레스터 시티라는 무명의 팀이다. 대규모 자본과 스타플레이어로 상징되는 유럽 축구계에서 작은 혁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오디오 업계를 둘러보면, 바로 아톨(Atoll)이 그런 존재에 해당한다. 동사의 진짜 미덕은, 모든 부품과 기판, 섀시 등을 대부분 프랑스 내에서 조달한다는 점이다. 최종 부품 삽입과 납땜은 당연히 노르망디의 브헤쎄에 있는 공장에서 이뤄진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지간한 제3세계 조립품도 이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일단 동사가 지향하는 것은 합리적인 가격의 ‘하이엔드’ 제품이다. 즉, 가격적으로 메리트를 가지면서 음질 면에서는 몇 천만원이나 하는 제품과 견줘서도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것은 스몰 마켓을 가진 팀이 우승을 목표로 레알 마드리드나 첼시에 대항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러나 요즘에 가끔 그런 기적이 일어나듯, 아톨도 여기에 속한다.



여기에 좀더 부연 설명이 필요할 듯싶은데, 아무래도 물건을 만들 때의 철학이나 방법론에서 더 철저하고 또 많은 연구가 뒷받침된다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동사의 제품들은 다음 여섯 가지 과정을 꼭 거쳐서 제조가 된다.
01 기판에 각종 부품을 숙련된 장인의 솜씨로 일일이 삽입한다.
02 당연히 손으로 납땜 처리가 이뤄진다.
03 완성된 기판은 일단 테스트를 거쳐 교정 처리된다.
04 섀시에 마운트되기 전에 다시 한 번 테스팅과 프리 세팅 과정을 거친다. 이게 대략 4회 정도 이뤄진다.
05 섀시에 마운트된 후 조립이 시작된다.
06 완성된 기기는 히팅 과정을 통해 파워 서플라이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최종적으로 귀로 확인한다.
 그러므로 이번에 만난 IN30과 CD30이란 모델은, 겉에서 보기엔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데, 그 내용은 완전히 딴판이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제품을 원하는 분들에겐 안성맞춤이라 하겠다.
우선 IN30의 스펙을 보면, 8Ω에 50W의 출력을 내는 인티앰프다. 디지털로 조작되는 볼륨단이 무척 튼실하고, 전기적인 보호 장치가 제대로 투입되어 있다. 또 디스크리트 회로를 표방하면서, 좌·우 대칭의 설계를 기본적으로 견지하고 있다. 사용된 TR은 MOSFET인 바, 아무래도 간략하게 회로를 꾸며도 좋다는 장점이 있다. 이 부분을 십분 활용하면서 최대한 음질적인 메리트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170VA급의 튼실한 전원 트랜스는 본 기의 전기적 안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1개의 바이패스단도 있고, 헤드폰 단자도 있는 만큼, 두루두루 쓰임새가 높다 하겠다.



한편 CD30은, 요즘 보기 드문 합리적인 가격대의 단품 CD 플레이어다. 울프슨 WM8729 칩을 사용해 DAC단을 꾸몄으며, 역시 디스크리트 회로를 표방하면서 좌·우 대칭의 균형을 맞췄다. 또한 USB 입력단이 제공되니 다채로운 쓰임새를 자랑할 것 같다. 또 특이하게 FM 튜너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CD 플레이어에 FM이라니? 좀 이색적인 조합이지만, 편하게 음악을 듣고자 하는 분들에겐 솔깃한 제안이 아닐까 싶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KEF의 LS50을 사용했다. 첫 곡은 이자크 펄만 연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특유의 중후장대한 인트로. 대형기의 압박감은 아니지만, 중역대의 튼실한 재생을 바탕으로, 자연스런 스케일이 연출되고 있다. 음의 이탈감이 좋고, 빠른 반응도 인상적이다. 특히, 바이올린의 경우 결코 야위거나 신경질적이지 않다. 적절한 두께를 갖고, 펄만 특유의 애잔한 분위기를 절묘하게 끌어낸다.
이어서 마들렌느 페이루의 ‘Dance Me to the End of Love’. 강력한 베이스 라인과 스피커를 뚫고 나올 만큼 생동감 넘치는 피아노의 어택. 그러면서 스산하면서 관조적인 보컬의 느릿느릿한 진행. 실제로 많은 악기들이 동원되고 있는데, 특별한 누락이나 왜곡이 보이지 않는다. 질서정연한 배치에 멋진 앙상블이 이뤄지고 있다. 점차 이 앰프와 CD 플레이어가 상당한 솜씨를 갖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플리트우드 맥의 ‘Albatross’.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비상하는 느낌이 잘 우러나오고 있는데, 특히 배후에 깔린 오케스트라의 장대한 모습이 충분히 묘사되고 있다. 트윈 기타의 앙상블이 몽환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어딘가 존재하는 신천지를 향해 비행하는 듯하다. 그러고 보면, 이 스피커와도 상당히 매칭이 좋다. 그냥 틀어놓고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아도 좋은 시스템이다. 오로지 음악 애호가들을 겨냥한 제품이 아닐까 싶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IN30 인티앰프  
가격 66만원   실효 출력 50W(8Ω), 70W(4Ω)   주파수 대역 5Hz-100kHz(-3dB)
S/N비 100dB   디스토션  0.05%   토털 커패시터 20,000㎌   크기(WHD) 44×9×28cm   무게 4kg 


CD30 소스기기  
가격 88만원, 108만원(튜너 포함)   DAC 울프슨 WM8729   디지털 입력 USB A×1
디지털 출력 Coaxial×1   출력 레벨 2.5V   주파수 대역 5Hz-20kHz(-3dB)   S/N비 105dB
디스토션 0.002%   토털 커패시터 14,000㎌   크기(WHD) 44×9×28cm    무게 4kg 


<월간 오디오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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