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다채로운 일본제 인티앰프 시장에서 마란츠는 사실상 중·저가 인티앰프 시장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제품군도 기십만원대에서 기백만원대에서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포진되어 있는데, 그중 PM 시리즈는 동사에서도 인기 기종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대표적인 보급형 라인에 속한다.
시청기는 PM 시리즈 중에서 일본에서도 베스트바이로 선정된 PM8005의 개념을 모두 살리면서도 가격대를 낮춘 합리적 실용기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D/A 컨버터를 내장한 인티앰프이며, 역시 일본제답게 포노단도 포함하고 있다. 일본제를 보면 그 다양하고 어찌 보면 불필요한 테크닉도 상당수 포함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트러블도 거의 없다는 좀 진기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에게 앰프란 USB DAC를 사용할 수 없으면 자격 미달의 제품인지라 그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본 제품이다. 본 시청기에서는 완벽에 가깝게 USB 입력 외에도 옵티컬, 코액셜과 같은 여러 가지 디지털 입력이 마련되어 있으며, USB 입력으로 PCM 24비트/192kHz, DSD 5.6MHz의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본 기의 출력은 8Ω에서 60W이며, 전압 기반의 피드백 대신 전류 피드백을 사용하고 디스크리트 구성의 고전류 출력 장치를 채용하고 있다. 어떤 제품은 과대한 출력을 내기 위해 회로를 변칙적으로 운용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에 비해 본 시청기는 전체적인 설계와 용량에 가장 적절한 출력을 지닌 것이라 할 수 있다. 앰프는 수치로 능력이 결정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기 때문에 숫자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마란츠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OP 앰프를 대체하기 위해 독자적인 개별 소형 회로 기판에 선별된 회로 소자를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정밀하게 구성한 HDAM(하이퍼 다이내믹 앰프 모듈)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HDAM은 보통의 OP 앰프보다도 훨씬 뛰어나서 더욱 다이내믹하고 정확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특징이 있는 대표적인 마란츠의 자랑거리이다. 이 앰프에는 최신 버전인 HDAM-SA3이 채용되었다. 또한 본 기에 고전류형 쇼트키 다이오드와 15000㎌의 대용량 블록 콘덴서 등으로 구성된 강력한 전원 공급 장치를 사용하고, 단자 역시 상위 모델의 것을 동일하게 사용하는 등 배려 점이 많고, 외양의 형태에서도 상위 기기와 그 차이점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아마 흔히 실속기라고 한다면 본 시청기가 그에 해당될 것이다.
시청기와 매칭한 것은 이번 호 시청기인 PSB 스피커와 TDL의 CD 플레이어다. 시청에서 저가 인티앰프에서 발견되는 소리의 부풀림이 일단 전무하다. 적당한 온기와 밀도 속에 깨끗하고 미려한 사운드가 대체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다소 담백함이 있어서 현의 독주를 들으면 그 장점이 잘 살아난다. 담백하기만 한다면 흥취에 있어서 부족하기 쉽다. 예를 들어서 그렌 밀러 악단의 ‘In The Mood’ 같은 곡을 들을 때 춤을 출줄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저도 모르게 발로 박자를 맞춘다거나 슬며시 어깨가 스윙을 탄다면 그런 것이 바로 흥취감인데, 연주 재생이 정확하기만 할뿐 무덤덤하게만 나온다면 오디오로서는 불합격이다. 다행이 시청기는 비싸지 않은 가격대의 제품이면서도 다채로운 구성과 함께 그런 점에서도 제 할 바를 다 하고 있다. 첨단의 기능을 포함하면서도 아날로그단이 있고, 소리도 합격점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티앰프 제품이다.
수입원 D&M코리아 (02)715-9041
가격 100만원 실효 출력 60W(8Ω), 80W(4Ω) DAC CS4398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B×1
USB 입력 PCM 24비트/192kHz, DSD 2.8MHz, 5.6MHz 지원 주파수 응답 5Hz-100kHz
THD 0.02% 댐핑 팩터 100 크기(WHD) 44×12.5×37.9cm 무게 10kg
<월간 오디오 2016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