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멋지다. 아름답다. 인클로저의 컬러는 피아노 딥 로즈우드로 분류되어 있는데, 소리를 들어 보기도 전에 벌써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한 느낌이다. 이 컬러는 7차례에 걸친 특수 피아노 래커 작업의 산물인데, 보통의 스피커들은 대부분 2, 3차례에 그친다고 하니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끄럽고 우아한 소리와 같은 이런 컬러를 우리나라에서는 정녕 만들 수가 없단 말인가? 내부 기술은 될지 모르지만 이런 매력적인 표면 도장 기술력은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그 한계가 아쉽다.
이 스피커는 와피데일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출시한 회심의 레바 시리즈 중 소형기인 레바-2인데, 마음에 드는 것은 감도가 86dB로 상당히 낮으면서도 권장 앰프 출력이 20W부터라는 점이다. 소출력 앰프에 충분히 몸을 맡긴다는 것은 스피커의 진짜 미덕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메이커로서는 불가능한 수치이다.
레바 시리즈는 소형기가 2기종, 플로어스탠딩 제품이 2기종, 그리고 센터 스피커도 따로 나와 있다. 레바-2는 소형기 2기종 중 상위 모델이다. 이 제품을 들어 보는 순간, 대형기에 대한 호기심이 들끓는다. 또 그것은 얼마나 멋진 자태를 보여줄 것인가. 와피데일은 이 시리즈를 진정한 오디오파일용이라고 일컫고 있다. 지금까지의 와피데일은 잊어라! 아마 그런 소리를 하고 싶은 것 같다.
영국 스피커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와피데일은 주로 대중적인 제품 위주로 스피커를 만들고 있는 곳인데, 10여 년쯤 전에는 일종의 반란을 일으켜서 고가의 하이엔드 모델도 한 기종 내놨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 뒤로는 대부분 중·저가 모델을 집중적으로 내놨는데, 차츰 뭔가 달라지더니 본 시리즈에서 아마 절정을 이루었다고 생각된다.
스피커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기술이 많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밀폐형이냐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이냐는 등의 통 설계 방식이나 유닛의 종류에 따라 분류되는 그런 기본의 효과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세밀한 기술을 소개한다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 여기서는 와피데일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유리 섬유로 직조한 미드레인지와 우퍼 유닛을 사용했고, 대표적 기술로 내세우고 있는 슬롯-로드 포트 설계를 적용한 것을 본 기의 특징으로 소개한다. 유리 섬유로 직조한 콘은 자연스럽게 자기 댐핑을 감소하며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명을 분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슬롯-로드 포트 설계는 벽에 밀착해서 스피커를 설치해도 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 스피커를 이번 호 시청기인 쿼드 아르테라 플레이·스테레오 세트에 물렸는데, 역시 동류인 영국제끼리의 연결이 가장 좋은 듯하다. 전체적으로 적극성이 있고, 소리에 미세한 두께가 있으면서도 풍요와 섬세함이 함께 존재한다. 쿼드 앰프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근래 들어 봤던 소리 중 단연코 A급에 속한다. 어떤 장르에 적합하고 어떤 장르에 약간 미흡하다는 그런 평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량한 소리인데, 스피커의 가격이 1백만원 초반대이니 더욱 놀랍다.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가 소리로 그대로 이어지는 진기하고 사랑스러운 제품이다. 단연코 권장하고 싶은 스피커를 한 기종 만났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36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2.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8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0-80W 크기(WHD) 20.4×35.7×27.5cm 무게 7.8kg
<월간 오디오 2016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