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noy Mercury 7.4, 보급형 오디오 시장을 석권할 대작이 나타나다 Tannoy Mercury 7.4, 보급형 오디오 시장을 석권할 대작이 나타나다
임진우 2016-06-16 10:42:03

글 김남



지난 호에는 이 제작사의 머큐리 7.2 북셀프 스피커를 들었다. 이번 호에는 그보다 위 모델인 머큐리 7.4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시청했는데, 이 제품은 탄노이의 머큐리 7세대 중 유일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모델이다.
탄노이는 1926년에 설립되어 한때는 세계 오디오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던 황금기도 있었고, 스피커로서는 최초로 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위세를 과시했는데, 지금은 그런 시절의 전통적인 대형 하이엔드 명기도 꾸준하게 생산하면서 그와 함께 대중 기기 시장에서도 점차 기반을 확대시켜 가고 있다.
하이엔드와 보급기를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은 제작사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작업에 속할 것이다. 기존의 각인된 우수한 소리의 대부분을 하이엔드가 아닌 대중 기기에서도 웬만큼은 보여 줘야 하며, 점차 그러다 보면 어느 것이 본래의 제품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지점이 꼭 나와 버리기 때문이다. 기술의 속성이란 그렇다.
도가니탕이나 곰탕집에 가면 ‘특’이라는 것이 있고, ‘보통’이라는 것도 있다. 국물은 당연히 똑같으며 넣어 주는 고기의 양이 좀 많다는 것의 차이점인데, 식사량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보통이 훨씬 낫다. 그리고 대부분은 보통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스피커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머큐리 시리즈가 등장한 지 거의 30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시청기의 7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시리즈의 명칭이 아니라 그 세월 동안 머큐리가 7차례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몇 해 전에 머큐리 시리즈의 5세대 제품을 개량한 6세대 제품인 머큐리 Vi 시리즈가 출시되었는데, 3년이 지나 이제 개량된 7세대 머큐리가 그 뒤를 이어받고 있다. 기존 5세대 머큐리 시리즈가 홈시어터 위주로 튜닝이 된 스피커였다면 6세대부터는 하이파이 오디오까지 뛰어난 사운드로 재생하는 능력이 있는 스피커로 구분이 되기도 한다.
머큐리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하이파이 오디오 입문자 혹은 홈시어터 입문자를 위해 탄노이에서 개발된 보급형 제품으로 가격도 싸다. 그래서 국내에 수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스피커로 유명하다. 이처럼 오랜 기간 하나의 이름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개량 제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산업계에서 흔한 일이 아니다. 승용차에서도 아마 미국이나 독일 일부 제품에서나 그러한 전통이 남아 있을 것이다.
7세대 머큐리에서 달라진 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역 상한 주파수가 50kHz 수준에서 30kHz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본 기는 32kHz인데, 이는 극도로 고역을 올리는 것이 오히려 음의 자연스러움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앰프 대응은 더 넓어져서 권장 앰프 출력이 20W부터로 내려 왔는데, 이런 수치야 말로 보급형 스피커의 미덕이라 할 만한 것이다.
본 기를 위해 유닛도 새롭게 제작을 했다. 우퍼는 멀티 파이버로 제작된 부드러운 윤곽의 새로운 진동판을 사용하며, 거대한 자기 회로도 신 설계를 포함하고 있으며, 에지 부분도 컴퓨터로 최적화한 롱 스로우 타입의 고무 에지를 새롭게 제작해 사용했다. 특히 동사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트위터 부분인데, 부드러운 폴리에스테르로 짠 돔에 니트로 우레탄을 마이크로 두께로 도포해 고역을 더욱 매끄럽게 만들었고, 네오디뮴 마그넷을 채용한 자기 회로를 적용하고 있어 부드러운 주파수 응답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네트워크 쪽도 당연히 개선이 되었고, 인클로저에는 DMT 기술이 적용되어 음향적으로 중립적인 특성으로 완성되었으며, 덕트는 후면에 2개가 있다.



그밖에도 이 새 시리즈는 월넛, 라이트 오크, 블랙 오크 등 나뭇결이 살아 있는 고급스럽고 다채로운 마감으로 새로운 인클로저를 단장했으며, 유닛 주변에 고급스런 금속 장식을 더해 디테일이 살아 있는 더욱 매력적인 외모로 완성시켰다. 근래의 추세인 미려한 외모 추구를 플로어스탠딩 스타일에서 표현하기란 쉽지가 않은데, 역시 전작 못지않게 유감없이 멋지다. 크게 신경 쓰지 않은 화장하지 않은 듯한 수수한 얼굴 같은 데도 친화력이 돋보이는 그런 스타일인 것이다. 이런 데에서 전통의 저력이 발휘되는지도 모르겠다.
매칭 시스템은 이번 호 시청기인 쿼드 아르테라 플레이·스테레오다. 지난 호에는 케인의 진공관 인티앰프(20W)와 연결해서 만족스러운 소리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이번 호의 매칭도 만족스럽다. 아마 이 스피커는 거의 앰프를 가리지 않는 범용성을 지닌 흔치 않은 기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시청 역시 너무도 적절해 이보다 훨씬 사이즈가 큰 대형기로 착각이 될 정도. 호쾌한 음장감과 함께 모든 장르에서 음색이 장중하기 짝이 없다. 이 정도면 가히 모범적이다. 피아노 실체감도 리얼하며, 팝 보컬의 교태감도 적절하다. 왜 버전 7로 진화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겠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15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7.8cm, 트위터 2.8cm
재생주파수대역 32Hz-3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4kHz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93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0-150W   파워 핸들링 75W   크기(WHD) 31.4×95.5×30.8cm   무게 15kg


<월간 오디오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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