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인티앰프의 왕국 마란츠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PM6005의 후속 모델 PM6006을 내놨다. 번호 변경이 나타내듯이 업그레이드된 후속 모델이다. 마란츠의 PM 시리즈는 일본 인티앰프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모델로 시장을 장악한 시리즈인데, 가격 대비 괄목할 만한 성능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가 지대하다.
초기 일본 인티앰프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외양은 그럴싸하고 각종 기능도 담뿍 들어 있지만 소리를 울려 보면 어딘지 모르게 부풀림이 크고 중역의 밀도 대신 거칠음이 들려서 좀 우아하게 음악 듣기에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불만이 그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것이 저가품의 한계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어느 사이인가 일본 인티앰프들이 점점 매끈해져 가더니, 근래 들어서는 그런 사운드가 대부분 사라졌다. 그리고 본 시청기를 들으면서 더욱 뚜렷하게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예전의 일본 인티앰프들이 아니라고.
그 원인은 간단하게 부품의 하이엔드화에 있을 것이다. 들여다보면 전자 부품의 본산지이며 왕국임을 과시라도 하듯 저가의 기기이면서도 투입 부품이나 회로는 웬만한 하이엔드에 필적한다. 즉, 신뢰도가 높으며 자상한 부품들이 화물을 만재한 컨테이너 선박처럼 빈틈이 없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세계 어느 나라 제품일지라도 도저히 따라 갈수가 없다. 중국 제품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부품의 신뢰도라는 점에서는 일본을 따라갈 수가 없는 셈이다.
이 시청기는 전적으로 동사에서 독점적으로 개발한 부품을 사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마란츠 기술력의 상징인 HDAM(하이퍼 다이내믹 앰프 모듈) 또한 사용하고 있다. 고음질을 위한 섬세한 배려는 이것뿐이 아니다. 신호 경로에 간편하게 IC를 장착하는 것이 아니라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 부분을 개별 부품으로 일일이 제작하는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제작했다. 이는 보급품에서는 보기가 힘든 것인데, 이 방식으로 제조하면 신호를 높은 충실도로 증폭시킬 수 있다. 또한 사운드를 더욱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증폭단에서 피크 전류를 업그레이드해 두었다. 그리고 슬림한 형태이지만 대형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가 탑재되어 있다.
이 기기 내부에는 CS4398 24비트/192kHz DAC가 포함되어 있어 TV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데, 디지털 입력으로 코액셜 1개, 옵티컬은 2개가 마련되어 있다. 본 기에 사용된 CS4398 DAC는 여러 기기에 채용된 오늘날 가장 모범적인 DAC 부품이다. 이 기기에서는 D/A 컨버터부가 아날로그 신호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별도의 금속 하우징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이것도 일본제의 자상한 솜씨에 속한다.
이렇게 DAC가 내장되어 있으면서도 포노단이 있는 것도 일본 인티앰프들의 신기한 점이다. 단, 포노단은 MM에 한정된다. 그리고 아날로그 입력은 RCA 3조가 있고, 테이프 입·출력 단자도 있다. 스피커 단자는 보급기답지 않게 바이와이어링 단자로 되어 있고, 2세트의 스피커를 연결할 수도 있다. 그리고 굵은 오디오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고급스런 금도금 스크루 스피커 단자를 보면 이 제품에 얼마나 꼼꼼하게 신경을 썼는지가 쉽게 파악이 된다.
트레블·베이스 컨트롤과 라우드니스 조절, 밸런스 조절 기능까지 편성되어 있고, 당연히 헤드폰 단자도 있다. 이를 보면 과거에는 불필요한 오버 엔지니어링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일본인들의 선천성 친절과 세심함의 발로라는 생각이 든다.
시청기를 이번 호 시청기인 YBA의 CD 플레이어와 트라이앵글의 소형 스피커와 연결. 첫 음부터 과거의 일본제 인티앰프와는 한 획을 그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투명도와 청량감이 강하고, 현 독주가 아름답고 저릿하다. 피아노 타건은 묵직한 편은 아니고 사뿐하지만, 보컬의 밀도감은 강하다. 금관 밴드의 연주에서는 흐트러지는 맛과는 달리 경쾌하면서 쾌감이 만점. 이 앰프는 일본제 인티앰프 중에서도 저가품이지만, 이 정도의 수준이면 인티앰프 본연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는 모범적인 학생이라고 할 만하다.
수입원 D&M코리아 (02)715-9041
가격 60만원 실효 출력 40W(8Ω), 55W(4Ω) DAC 크리스털 CS4398 24비트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MM)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2
THD 0.08% 주파수 응답 10Hz-70kHz(+0dB, -1dB) 댐핑 팩터 100
S/N비 102dB, 83dB(MM) 입력 감도 200mV, 2.2mV(MM) 입력 임피던스 20㏀, 47㏀(MM)
톤 컨트롤 ±10dB 크기(WHD) 44×10.5×37cm 무게 7.8kg
<월간 오디오 2016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