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본 기는 한국 전원 장치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는 파워텍의 신제품으로, 제품의 종류는 차폐 트랜스이다. 이 기기는 파워텍에서 애플의 G5 컴퓨터 케이스를 대량 수집·매입해 내부를 기구적으로 튜닝하고, 그 안에 차폐 트랜스를 장착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동사의 차폐 트랜스가 기왕에도 출시되고 있는데, 그와 비교하면 본 기는 외관에서 주는 불편함에서 대폭 개선된 장점이 있다. 먼저 종래의 정사각형 스타일의 제품들이 거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제품은 심플하고 세련된 G5 컴퓨터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어 거치가 훨씬 손쉬워졌다. 그리고 스타일도 미려해 전원 장치라는 거부감도 없다고 하며, 컬러도 특별한 색상으로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기기는 정격 용량이 5kVA로 어떤 대용량 파워 앰프도 사용하는 데 지장 없고, 무접점·무소음으로 되어 있어 노이즈가 없으며, 국내 최고 품질의 특주 임펄스 노이즈 캔슬러를 채용해 해상력과 정숙성이 뛰어나다. 그리고 독일제 220V 콘센트와 스위스제 인렛 단자 등 고급 부품을 사용해 제작되었으며, 옵션인 오야이데 실버-로듐 인렛 단자를 선택하면 더욱 고음질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접지 전환 스위치가 있어 벽체 접지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차폐 트랜스의 원리나 능력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있으므로 거론하지 않기로 한다. 기본적으로 들어 온 전기를 한 번 필터링하는 장치인데, 모든 오디오 제품에 다 같은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경우가 많다. 좀 소리가 단단하고 유연함이 부족할 때, 푸석거리는 소리가 나오는 기기, 고역이 쏘거나 다소 날카로운 기종에서는 가장 먼저 효과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대패질을 하지 않은 일반적인 목재를 한동안 정성 들여 대패질해 놓은 소리로 변하며, 밀도와 유연성이 증가하고 저역도 더욱 단단해진다. 물론 그런 소리를 인위적이라 하며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극상의 특이한 기종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오디오 제품에는 플러스가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평가이기도 하다.

10여 년 이상 동사의 차폐 트랜스를 사용한 이력이 있고, 타 메이커의 차폐 트랜스와도 비교 시청해 본 경우도 많았지만, 이만큼 잘 만든 제품을 찾기란 힘들다. 국내·외를 막론하고서 말이다. 그리고 해외 오디오 쇼에도 가 봤지만 우리 것보다 더 잘 만든 AVR이나 차폐 트랜스는 없더라는 제작자의 자신감이 결코 오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파워텍의 사용자들이 증명할 수 있을 터. 또한 파워텍의 전원 장치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외 국가 공인 인증기관에서도 검증, 사용되고 있는 장치이며, 의료 기기나 실험실 계측 장비에 사용도 권장된다. 비단 오디오 기기 전용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다.
본 시청기를 이번 호 리뷰 기기인 서그덴의 인티앰프에 연결했는데, 이 기종은 소출력 A클래스 제품이기 때문에 커다란 음질 변화가 없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그 기대(?)가 보기 좋게 어긋나고 말았다. 소리 품질의 상승이 놀랍다. 야외에서 헐렁한 멜빵을 한 바지를 입고 있다가 꽉 조이는 듯한 느낌. 모든 음악이 유연해지며, 솔로 보컬이나 대편성일지라도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가볍게 치고 나가는 여유감이 대폭 증가한다. 현 독주는 감미로워지고, 보컬은 매끄러워진다. 피아노의 저역 공진도 증가한다. 스피드감도 더 증가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전원 장치의 효과가 이 정도라는 것에 새삼 놀랍기 짝이 없다.

제조원 파워텍 (02)702-1212   가격 300만원(DAM-02 파워 케이블 포함)   정격 용량 5KVA   입력 전압 220V 2구(100V, 110V, 117V, 230V 선택 가능)   크기(WHD) 20×50×50cm    무게 40kg

<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