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모
오가닉 오디오는 케이블 전문 업체 아르젠토의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덴마크 케이블 업체이다. 이들은 아르젠토에서 쌓은 노하우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실현시키고자 했다. 아르젠토 케이블이 은선으로 유명하다면, 오가닉 오디오의 케이블은 순동으로 승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동선이 은선보다 싸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순동을 도체뿐만 아니라 연결 단자에도 같은 재질로 사용해 신호 전달 시 발생할 수 있는 어색함이나 이질감을 줄이고자 했다.
오가닉 오디오 케이블은 극저온 처리를 기본으로 한다. 이미 유명 케이블 업체들에서 고급 케이블에 극저온 처리한 것을 명시하고 있을 정도로 극저온 처리 효과는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절연체로 공기를 사용함으로써 절연체가 도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또 연결 단자가 기기와 접촉하는 부분에 각별히 신경을 써서 최대한 압력을 가해 접촉면이 넓고 또 확고하게 접속되도록 고안했다. 이런 기술은 아르젠토뿐만 아니라 최근 하이엔드 케이블 업체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2016년에 업그레이드된 레퍼런스 버전 케이블들은 아르젠토 플로우 케이블에서 사용되는 방식과 동일하게 극저온 처리를 2번하고, 커넥터를 아르젠토 플로우급으로 업그레이드했으며, 2-3배 많은 도체를 사용한다.
필자가 이번에 시청한 레퍼런스 XLR 케이블은 단자를 감싸는 하우징이 목재로 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연결 단자에 목재를 사용한 것으로는 엥트레크 케이블이 유명한데, 도체와 연결 단자에 사용된 금속의 진동을 목재를 사용해 조절해 소리를 순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소스기기로 AVM 에볼루션 CD5.2 MK2 CD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올닉 T-2000 25주년 인티앰프와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모차르트 그랜드 심포니 에디션 스피커를 연결했다. 시청실에 비치된 중·저가의 다른 인터 케이블과 비교하면서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레퍼런스 XLR 케이블이 투입되자 전체적으로 정숙한 배경 속에서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피아노 소리가 울린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과 질감이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잘 살아난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반주 악기인 저음 현악기의 생생한 에너지, 조수미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편안하게 그려낸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관현악의 각 악기 소리와 솔로 가수의 목소리, 합창단의 목소리들이 자연스럽고 명료하게 들린다.
오가닉 오디오 레퍼런스 XLR 케이블은 구리 재질을 사용했지만, 은선 못지않은 높은 해상도를 바탕으로 하는 자연스럽고 선명한 소리를 들려준다. 아르젠토에서 쌓은 기술력을 더욱 합리적인 가격대에 실현하고자 하는 오가닉 오디오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하이엔드 케이블이다.
수입원 다담인터내셔널 (02)705-0708 가격 230만원(1m)
<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