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모
1983년에 창립한 네덜란드의 실텍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이블 업체이다. 그런 실텍이 창사 25주년을 맞이해 특별히 개발한 시리즈가 로열 시그너처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에는 FTM3, FT12, SQ88-골드, LS288-골드, 엠퍼러와 같은 전설적인 모델들에 축적된 비결이 들어 있다. 즉, 실텍만의 하이테크 야금술, 고급 절연 기술, 정교한 구조적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또 이 시리즈에는 실버 골드 야금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이 기술은 결정 원자 사이의 틈을 가진 실버의 단점을 24K 금 야금을 통해서 보강하는 것으로 한 단계 높은 음질 재생에 기여한다.
이렇게 꾸준히 기술을 개발해 온 실텍의 기술력이 투입되어 완성된 제품이 이번에 시청한 로열 시그너처 루비 힐 2 파워 케이블이다. 여기에 사용된 실버 골드 선재는 G7으로 7세대, 즉 7번에 걸친 개량의 결과물인데, 7N 실버 도체에 금 원자를 채워 넣은 것이다. 이것에 로듐, 플래티넘, 골드 등의 특수 코팅을 한 후, 동사만의 노하우로 도체를 일정한 각도로 꼬아 완성시킨다고 한다. 또 듀퐁 사에서 공급받는 최상의 복합 절연체를 사용해 음질에 만전을 기했다. 단자는 후루텍의 최고급 금도금 단자를 사용했다.
실텍의 로열 시그너처 루비 힐 2 파워 케이블에 대한 사전 예비 조사를 이 정도로 끝내고, 본격적으로 시청에 임했다. 소스기기로 AVM 에볼루션 CD5.2 MK2 CD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올닉 T-2000 25주년 인티앰프와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모차르트 그랜드 심포니 에디션 스피커를 연결했다. 로열 시그너처 루비 힐 2 파워 케이블은 소스기기에 연결했고, 시청실에 비치된 중·저가의 다른 파워 케이블과 비교하면서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소리가 단정하며 피아노의 배음이 더 풍부하게 들린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소리가 약간 가늘어진 느낌이지만 섬세한 음색과 질감을 잘 표현해 낸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반주 현악기의 소리와 조수미의 목소리가 맑고 명료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에서 솔로 가수들의 목소리에 생기가 돌고 악기 소리도 명료하며 자연스럽다.
이상 몇 가지 음반으로 로열 시그너처 루비 힐 2 파워 케이블을 들어 보니, 전형적인 실버 골드 선재의 특징이 잘 살아남을 알 수 있다. 바로 하이엔드 케이블이 지향하는 높은 해상도와 자연스러움이 그것이다. 목소리의 부드러움과 잔향, 악기 소리의 섬세함과 자연스러움이 정숙한 배경을 통해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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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