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일본은 가히 CD 플레이어의 왕국이다. 소프트의 다채로움도 그렇지만, 여러 제작사에서 만들어 낸 하드웨어 역시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다. 게다가 각기 독자적으로 부품을 개발하고 독자 생산해 다채로운 제품에 응용하는, 생산과 활용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반도체 왕국이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휴대폰이나 TV를 제외하고는 그런 다채로움이 부족해 아쉽다.
이 시청기의 전신은 CD6005인데, 가격이 싸면서도 상당한 수준으로 제작되어 있어 마란츠의 성가를 높인 제품으로 유명하다. 해외의 전문지에서도 1000달러 이하 제품으로서는 드물게 별 5개를 받아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는데, 본 시청기가 그 CD6005의 후속기이다.
일본 제품은 사이클이 짧아서 어떤 경우에는 한 해 사이에도 제품이 업그레이드되는 일이 잦은데, CD6005는 롱런한 제품으로 상당 기간 명성을 유지하다가 오랜만에 번호가 한 단계 올라갔다.
전면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겉보기에서 우선 변화를 찾기는 대단히 힘들고, 레벨 조정 노브와 리모컨이 변경되고 무게가 조금 차이나는 점만 확인된다. 내용을 살펴보면 여러 부분에서 약간의 미세 변화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미세 변화이며, 이것이야말로 이 제품의 양식과 전통일 것이다. 대폭 개선이 이뤄졌다면 그것은 처음 설계에 미스가 있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며, 앞으로도 또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대폭 개선이 아니라 미세 개량에 그치는 제품이 훨씬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전작과 비교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꼼꼼하게 따진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가장 먼저 동사에서 내세우고 있는 것은 CD 플레이어의 원죄나 다름없는 진동 방지가 좀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CD6006이 되면서 진동 방지를 위해 별도의 미세 장치가 추가되어 있다. 그리고 더욱 특별히 선택한 부품과 새로운 회로 레이아웃이 적용되었다.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시키는 DAC는 그 성능이 이미 검증된 시러스 로직의 CS4398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자체 개발한 모듈 HDAM-SA2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있다. 이 회로는 마란츠의 고급 SACD 플레이어와 같은 여러 고급 오디오 기기에서도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전작에서 대폭적인 교체는 이루어지지 않고 미세 개량만 한 모델이기 때문에 전작의 사용자들은 노파심을 가질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애플 제품과의 연결이 가능한 USB 입력 단자가 마련되어 있으며, 여기에 USB 메모리를 연결해 음악 파일(WMA, MP3, WAV, AAC)을 재생할 수 있다. 물론 헤드폰 단자도 구비되어 있는데, 헤드폰 사용 시 편리하게 3단계의 게인 조절 기능이 있는 것도 장점. 오디오 CD 재생 시 리모컨의 ‘Q.REPLAY’ 버튼을 누르면 5-60초 가량 고속으로 되감기는 기능 역시 다른 기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다.
본 시청기는 이번 호 시청 제품 중 서그덴의 인티앰프에 연결해 시청한 3기종의 스피커 리뷰에 적용되어 있으므로 별개의 시청 소감을 참조해 주시기를…. 종합해서 간결하게 시청기의 내용을 압축한다면, 소리가 정확·깨끗하며 결코 빈약해지는 법이 없다. 고급기와의 차이점을 굳이 지적한다면 밀도감에서 다소 뒤떨어지지만 음악의 밀도가 높다는 것은 일방적인 장점이 아니다. 아름답고 청명하며, 정확도가 높다는 것이야말로 보통 CD 플레이어의 기본 덕목이라 할 수 있는데, 시청기는 가격대를 넘어선 성능이 국제적으로 검증된 모범생이라 할 만하다.
수입원 D&M코리아 (02)715-9041
가격 70만원
디지털 입력 USB A×1
디지털 출력 Coaxial×1, Optical×1
아날로그 출력 RCA×1
주파수 응답 2Hz-20kHz(±0.5dB)
S/N비 110dB
다이내믹 레인지 100dB
THD 0.002%
출력 레벨 2.2V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4×10.5×34cm
무게 6.5kg
<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