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태
요즈음 디지털 음원이 활성화되면서 오디오 시장에서 오히려 아날로그 L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P로 오디오를 시작한 중장년층도 많지만, 처음 접하는 젊은 디지털 세대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세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 LP는 재발매 음반과 중고 거래도 활성화되면서 다시 LP를 재생할 수 있는 턴테이블에 대한 붐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지만, 입문자들에게는 낮은 가격의 보급형 제품들이 관심을 끌게 마련이다.
이번 리뷰에서 살펴볼 턴테이블은 바로 복소아 브랜드의 보급형 모델인 T40이다. 복소아는 중국 브랜드이자, DJ용 플레이어가 중심에 있는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각종 음향 쇼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사의 라인업 중 턴테이블 부분만을 간단히 살펴보면 전문 DJ용으로 개발된 최고급 모델인 T80을 시작으로, 과거 테크닉스의 스테디셀러 모델인 SL-1200을 연상시키는 T60, 벨트 드라이브 방식의 보급형 제품인 T40과 T30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 T40은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이었던 T60을 기반으로 벨트 드라이브방식으로 변경하여 원가 절감과 기능 추가를 통해 보급형 모델로 재구성한 제품이다.
T40의 주요 특징들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듬직해 보이는 견고한 메탈 플래터와 ABS 재질의 베이스는 T60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닮아 있다. 톤암부는 암을 제외하고 사출 방식으로 제작하여 가격적인 다이어트를 추구하고 있다. 헤드셸 교환 방식이며, S 톤암이 장착되어 있고, 리프트 레버와 안티 스케이팅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물론 톤암의 견고함은 아쉬움이 있지만, 가격과 사용 편리성을 고려해보면 납득이 되며, 욕심을 버린다면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모터의 회전 속도는 33 1/3과 45RPM의 두 가지 회전을 지원하고, 피치 레인지를 조정할 수 있다. 최대 8.5g 대응과 분리형 헤드셸을 통해 MM·MC 카트리지 연결이 가능하다. 부가 기능으로는 스톱, 스타트 버튼과 함께 라이팅을 지원하는 등 꼭 필요한 기능만 간추려져 있다.
또 다른 특징은 포노 앰프 내장형 모델이라는 점이다. 최근 앰프들이 포노단을 많이 생략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내장 포노 앰프가 있는 턴테이블은 반드시 필요하다. T40은 내부의 포노 앰프를 통해 라인 출력 모드로 일반 앰프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별도의 포노 앰프가 있는 경우는 포노 출력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그리고 내부에는 ADC 회로를 내장하고 있어 PC와의 USB 연결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동봉된 전용 펌웨어 및 프로그램 설치를 통해 PC에서 턴테이블의 LP를 직접 녹음할 수 있다. 최근 LP를 디지털 음원으로 리핑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데, T40의 이런 기능은 꽤 매력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또한 부속품으로 MM 타입의 카트리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카트리지 구입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오디오 테크니카의 AT-3600L을 헤드셸에 장착해 두었다.
이번 리뷰를 위해 특별히 제공된 별도의 카트리지가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카트리지·헤드폰 전문 브랜드인 그라도의 프리스티지 블루 1인데, 직접 헤드셸에 장착하여 청취를 해보았다. 그라도는 미국 브랜드 중 슈어와 함께 카트리지 전문 브랜드로서 입지가 높은데, 고급 MC 방식의 스테이트먼트, 레퍼런스 시리즈도 함께 대중적인 프리스티지 시리즈로 선호도가 높은 시리즈이다. 그중에서 블루 1은 그라도의 기술력으로 완성한 MI(Moving Iron) 방식의 카트리지인데, 캔틸레버에 붙여서 움직이는 부분이 철로 되어 있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는 MM 방식은 마그넷이 적용된 것으로 방식이 다르지만, MM과 마찬가지로 바늘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타원형 다이아몬드 타입의 황동 바늘을 적용하였으며, 카트리지 몸체에는 무산소 동선이 적용되어 있다. 재생주파수 능력은 넓은 편으로, 10Hz에서 50kHz이다.
그라도의 블루 1은 그라도의 헤드폰을 듣는 듯한 밝은 성향의 사운드이다. 또한 깊이 있는 저역 재생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보급형 MC(Moving Coil) 카트리지 못지않은 장점과 기본기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잘 갖추어진 밸런스라는 것이다. 특히 MC 카트리지가 어느 정도 음질이 보장된다면 웬만한 턴테이블의 가격에 맞먹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가격대 성능비 높은 그라도 블루 1의 가치는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복소아의 T40과 그라도의 블루 1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가성비를 갖춘 절대 강자의 아날로그 플레이어가 완성된 듯하다. 그리고 LP 녹음, 포노 앰프 내장 등 부가 기능을 갖춘 것도 큰 경쟁력이다. 최근 또 한 번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아날로그 플레이어를 저 비용으로 손쉽게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Voxoa T40
가격 38만원
속도 33 1/3, 45RPM
모터 DC 모터
안티 스케이팅 범위 0-7g
적정 카트리지 무게 3.5-8.5g
주파수 응답 20Hz-20kHz
채널 분리도 15dB 이상
채널 밸런스 2.5dB 이내
크기(WHD) 45×15×35.2cm
무게 9kg
Grado Prestige Blue 1
가격 16만원
<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