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모
라이트 하모닉은 2010년에 설립된 미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회사로, 지금까지 주로 초고가의 DAC 제품을 생산해 왔다. 동사의 자회사인 LH 랩스라는 브랜드는 입문용 기기 사용자들과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 마니아들을 위해 출시한 라이터 크기의 긱 아웃 V2 휴대용 DAC·헤드폰 앰프로 유명한데, PCM 32비트/384kHz와 DSD128 디지털 파일 재생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고임피던스 헤드폰도 쉽게 구동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에 필자가 LH 랩스의 스텔스 폭격기와 비슷한 형태의 Vi DAC를 리뷰하며 음질에서 좋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바로 이런 디지털 오디오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출시한 USB 케이블이 라이트스피드 USB 10G다.
라이트스피드 USB 10G USB 케이블은 신호선과 5V 전원선이 물리적으로 분리된 구조이며, 붉은 색 재킷으로 된 두 가닥의 케이블 사이를 버팀대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벌려 놓았다. 이를 통해 소스기기에서 발생된 노이즈가 디지털 신호를 교란시키는 것을 방지해 비트 퍼펙트한 USB 케이블로 완성되었다. 디지털 신호가 흐르는 신호선의 도체로 0.51mm 구경의 6N급 은도금 고순도 동선을 사용했고, 전원선은 0.6mm 구경의 6N급 고순도 동선을 사용했다. 그리고 각각의 기능이 있는 5가지 소재의 절연체로 케이블을 절연했고, 연결 단자는 A급 인청동에 30μ 두께로 99.9% 순도의 금을 도금했다고 한다. 또한 USDP(Ultra-high Speed Pair)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토폴로지가 적용되어 있으며, 그 결과 USB 2.0 고속 모드의 20배, USB 3.0의 2배에 해당하는 초당 10.083Gbit의 디지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보장한다. 그래서 10G USB 케이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라이트 하모닉의 라이스피드 USB 10G USB 케이블을 시청하기 위해서 평소 리뷰 음원을 노트북으로 재생하고, 마란츠 SA-10 SACD 플레이어와 USB 케이블로 연결하고, 플리니우스의 카이타키 프리앰프와 P10 파워 앰프에 펜오디오의 센야 시그너처 스피커를 연결해 시청했다. 시청실에 있는 중·저가의 USB 케이블과 비교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것으로 들어 보았다. 정숙한 배경에 피아노 소리가 상당히 명징하게 들린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질감과 음색이 부드러움 속에서도 사실적이다. 바이올린은 더 촉촉하고 첼로는 좀더 까실하게 들린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시작 부분의 저음 현악기의 에너지는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 조수미의 목소리는 맑고 청아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는 에너지를 느끼게 하고 더 선명하며, 솔로 가수의 목소리와 합창단의 목소리도 더 선명하다.
라이트 하모닉의 라이트스피드 USB 10G USB 케이블은 동사의 디지털 오디오 관련 기술력이 잘 드러나는 케이블이다. 이 USB 케이블이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되면 더 높은 해상도와 에너지로 인해 다양한 악기 소리와 목소리의 선명함이 부드러움 속에서도 잘 나타난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130만원(1.6m)
<월간 오디오 2017년 3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