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우진
팝 아티스트 중 아마도 지금 가장 뜨거운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밥 딜런일 것이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대중가수, 지금 우리나라의 시국에 맞는 저항가요를 부른 가수, 지금 오랜 세월 바다에 있다 막 떠오른 저 누워 있는 배처럼 짠하게 만드는 그런 노래를 부른 밥 딜런의 노래들이 가장 필요한 우리나라의 네티즌이 선정한 36곡의 노래를 모아 2장의 음반을 DVD 케이스 사이즈로 편집해 내놓았다. 급조한 짜깁기 음반들처럼 녹음 상태나 게인이 제각각이 아니라, 마치 원래 하나인 음반처럼 비슷한 게인과 음색으로 편집되어서 제작에 공을 들인 편집본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해설지 역시 저명한 팝 평론가 임진모 씨의 해설이 실려 있고,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주옥같은 가사이지만 영어가 짧은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친절한 번역 가사집 역시 대한민국 특별 판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하나 좋아하는 곡들을 들으면서 노래에 담긴 뜻을 되씹어 보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노벨상의 파워로 이런 편집 음반이 수없이 나오고, 재발매되었지만, 그중 단연 돋보이는 구성이다. 물론 CD 2장을 가득 메워 놓은 밥 딜런의 수많은 히트곡도 모두 주옥과 같은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히트곡이 많기로는 다음에 소개하는 해리 벨라폰테도 만만치가 않다. 그 또한 복잡한 태생을 가진 유색 인종으로, 부당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저항과 최근 반 트럼프 활동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음반 역시 이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타이틀 곡 ‘When Colors Come Together’는 다양한 인종의 어린이가 부르는 그의 노래 ‘Island in The Sun’이다. 벨라폰테 본인이 부르지는 않지만 이 음반에서 처음 선보이는 곡이다. 언제 들어도 좋은,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이 유달리 좋아하는 자메이카 스타일의, 따뜻한 무역풍의 바람처럼 상큼한 노래들이 지친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킨다. 총괄 프로듀싱은 그의 아들인 데이빗 벨라폰테가 했고, 뛰어난 리마스터링의 곡이 19곡이나 꽉 차게 들어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달에 소개하는 두 장의 음반 모두 포크 송으로 사회에 저항하거나 또는 소수의 목소리를 높이던 이들의 노래가 담긴 정식 발매된 편집 음반이며, 살아 있는 전설적인 가수들의 베스트 음반들이다. 아직도 질기게 숨어 있는 겨울의 한기가 간간이 남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뜨겁게 겨울을 보낸 분들께 카리브의 따뜻한 햇살처럼 봄날의 온기를 전해 줄 벨라폰테의 노래도 좋고, 소리 높여 같이 웅얼거리며 부르는 밥 딜런의 노래도 좋은 시절이 된 것 같다. 다시는 추운 나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두 장의 음반을 추천한다. 글 | 신우진
밥 딜런
<Gold :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S40560C/88985425152
연주 ★★★★★
녹음 ★★★★☆
해리 벨라폰테
<The Legacy of Harry Belafonte : When Colors Come Together>
S40559C/88985404982
연주 ★★★★★
녹음 ★★★★☆
<월간 오디오 2017년 4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