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00 Pro Passive 프로용 패시브 버전으로 선보이는 화제의 SCM100패시브 버전 출시로, 한층 더 유연하게 매칭하다
한은혜 2017-05-12 18:48:49

글 장현태, 오승영

 


프로용 패시브 버전으로 선보이는 화제의 SCM100
글 | 장현태


영국을 대표하는 모니터 스피커 브랜드 중 BBC 방송용 모니터를 제외한 스튜디오 모니터용으로 가장 많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ATC다. 특히 ATC는 전 세계 레코딩 스튜디오의 메인 모니터 스피커로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프로페셔널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ATC 스피커의 인기 비결은 몇 가지 차별화된 장점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우선 견고한 중역과 깊이 있는 저역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 녹음과 마스터링 작업 시에도 피곤함이 없고 인위적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대역 밸런스가 일품이다. 이런 장점은 작은 음량에서의 뛰어난 중·저역 표현력으로 항상 균일한 최적의 모니터 환경을 만들어 준다.
다음으로 독보적인 드라이버 기술력이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직접 개발하면서 유지해온 슈퍼 돔 미드레인지, 슈퍼 SL 사양의 베이스, 그리고 슈퍼 돔 트위터로 구성된 완벽한 3웨이 솔루션이 있기에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노하우로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에 화려함은 없지만, 견고하고 남성적인 외관은 세월이 지나도 쉽게 싫증나지 않는다. 특히 드라이버들과 캐비닛의 조화는 마치 근육질의 남성을 연상시키며, 외관의 멋과 중후한 사운드가 결합하여 변함없는 애정을 만들어 낸다. 특히 ATC를 경험해본 레코딩 엔지니어들은 ATC 프로 버전이 스튜디오에 세팅된다면 쉽게 다른 브랜드로 교체가 어렵다고 이야기할 만큼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스피커로도 유명하다.
ATC 스피커는 하이파이용인 컨슈머 버전과 프로용 버전으로 라인업이 분리되어 있으며, 프로용 버전은 하이파이 버전과는 몇 가지 부분에서 차별화되어 있다. 이 차별화는 단순히 가격적인 부분을 넘어 프로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최적화의 개념이 적용되어 있다. 외관부터 차별화되어 있는데, 우선 캐비닛은 하이파이 버전처럼 별도의 전면 배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심플한 라운드형 배플 형태를 취하고 그릴이 삭제되어 있다. 외관 마감도 하이파이용의 고급 무늬목과 달리 프로용 콘셉트에 맞추어 스크래치 등에 유리한 블랙 텍스처 스프레이 처리로 되어 있다. 프로용 모델인 만큼 외관 마감에 대한 퀄러티를 강조하기보다는 철저히 모니터 스피커 본연의 성능에 집중하여 가격적인 부감도 줄였다.
이번 리뷰 제품인 SCM100 프로 패시브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ATC는 대부분의 액티브 프로용 모델을 패시브 타입으로 출시하면서, 다시 한 번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특히 SCM100은 ATC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심 모델인 만큼, 새로운 패시브 타입의 프로 버전 출시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은 기존 액티브 타입의 SCM100ASL 프로를 기반으로 앰프부만 삭제하고, 후면에는 3웨이용 바인딩포스트가 설치되어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한 재 튜닝이 이루어졌다.
이제 사용된 드라이버들을 살펴보자. 트위터의 경우 ‘S-Spec’ 고급형 버전인 SH25-76S가 장착되어 있다. 듀얼 서스펜션 방식의 트위터로 큰 사이즈의 마그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높은 자속 밀도를 통한 뛰어난 SPL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고역 재생 시 평탄도와 투명도가 뛰어나다. 지금까지 ATC에서 사용했던 어떤 트위터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신하는 자사 독자 개발품이다. 다음으로 미드레인지는 ATC 중역 사운드의 결정체로 불리며 꾸준히 사용해 왔던 SM75-150S 슈퍼 돔 타입 드라이버를 채용하고 있으며, 하이파이 버전과는 다른 프로용 버전에 걸맞도록 중역 밸런스를 새롭게 다듬었다. 저역용 우퍼의 경우는 31.4cm 크기의 슈퍼 리니어 베이스 드라이버 SB75-314를 채용해 ATC만의 강력한 저음 재생의 기반을 만들어 주고 있으며, 이들 드라이버들의 크로스오버는 380Hz, 3.5kHz로 세팅되었다.


이번 리뷰에서는 동사의 전용 앰프인 P2 파워 앰프와 SCA2 프리앰프로 청취해 보았다. 보컬 곡은 제이슨 므라즈의 ‘Butterfly를 들어보았다. 이 곡이 전달하고자 하는 사운드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는데, 모니터적인 쾌감은 고역이 자연스럽고 제대로 나오는 것에서 느낄 수 있다. ATC SCM100이 제공하는 임팩트 있는 빠르고 깊이 있는 저역 반응이 고스란히 느껴졌으며, 대역 밸런스가 좋기 때문에 보컬과 악기의 분별력이 더욱 확실하게 표현되었다.
피아노곡으로 글렌 굴드가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어보았다. 대역 밸런스와 중역의 질감을 중심으로 가벼운 건반의 터치를 고스란히 전달해 주었다. 그의 리얼한 허밍 소리는 일반적인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과장되게 표현되었다면, 오히려 단아하고, 배음처럼 자연스럽게 전달됨으로써 연주에 쉽게 집중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재즈곡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를 들어보면 SCM100 프로 패시브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도입부 콘트라베이스의 표현력부터 대형 모니터 스피커의 위엄으로 과감하게 전개하였고, 드럼의 스네어와 심벌의 선명한 표현력과 함께 피아노 건반의 과장 없는 리얼한 터치는 곡의 분위기에 단번에 몰입하게 만들어 주었다. ATC의 대형기가 들려주는 재즈 트리오의 집중력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들려준 대목이었다.
대편성곡은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을 선곡해 보았다. 공간감과 스테이지 표현력이 제대로 전개되어 대편성의 악기 배치가 눈앞에 쉽게 펼쳐졌다. 그리고 가장 핵심은 특정 악기를 강조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대편성의 밸런스에 중심을 둔다는 것이다. 각 파트는 완급 조절을 의식하듯 절제력과 화려하지 않는 무게감을 지니고 전개되었으며, 전통적인 ATC의 대편성이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질감과 무대를 만날 수 있었다.
사운드 성향은 기존의 액티브 버전의 사운드를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지만 중·저역의 표현력을 강조하기보다 순화된 느낌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역의 깊이 있는 에너지와 고역의 투명한 해상력, 중역의 질감과 밀도를 강조한 완벽한 3웨이 사운드는 왜 오랫동안 ATC가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모니터 스피커로 사랑받아 왔는지를 명확히 재확인시켜 주는 부분이었다. 최근 ATC의 프로용 스피커들은 국내의 유수의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이며, 동사가 패시브 버전을 적극적으로 개발한 것도 다변화된 레코딩 스튜디오 환경에 대응하고, 사용자층을 더욱 폭 넓게 가져가기 위함이다. 그리고 프로용 버전은 하이파이용으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에 SCM100을 고민했다면 가격적인 부담이 조금은 덜한 프로용 버전의 선택도 적극 권장하고 쉽다. 한마디로 프로용의 패시브 버전의 출시는 ATC 스피커를 기다려 왔던 사용자 측면에서는 여러모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패시브 버전 출시로, 한층 더 유연하게 매칭하다
글 | 오승영

올해 초 있었던 그래미상 시상식 최고의 화제였던 아델의 5관왕 수상 내역 중에서 ‘Record of The Year’는 오디오파일에게는 각별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Hello’로 유명한 앨범 <25>에 그래미는 2016년 한 해 동안 녹음된 전 세계의 모든 앨범 중에서 최고의 녹음상을 부여한 것인데, 알려진 바, 이 앨범의 녹음은 ATC의 풀 시스템을 모니터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ATC 본사, 그리고 수입사에 자극을 좀 주자면, 아델의 소속사와 공급사를 찾아가서 앨범과 싱글마다 ‘ATC로 녹음되었다’라고 눈에 잘 띄는 스티커라도 붙여야 할 일이다.
현재 ATC의 3웨이 라인업은 대략 4가지 종류의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전통의 클래식 시리즈와 타워형 시리즈, 럭셔리한 애니버서리 시리즈, 그리고 스튜디오용 프로페셔널 시리즈 등이다. 프로페셔널 시리즈는 애초부터 모니터에서 출범한 ATC의 동일한 스펙 제품을 스튜디오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외형과 인터페이스를 갖춘 제품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제품의 컬러가 모두 블랙톤이라는 점이다. 목재의 질감을 최대한 부각시킨 가정용의 부티크한 익스테리어와 달리 여러 사람의 손을 타고 빈번히 이동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 스크래치에 강한 고분자 재질로 마감을 하다 보니 블랙톤이 된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그릴을 씌우는 것을 전제로 디자인된 가정용 제품의 돌출된 전면 배플과 달리 반듯한 평면을 달리다가 모서리에 오면 라운딩 처리하고 있다는 점도 외관에서의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스튜디오 전용의 디자인이라는 의식보다는 검은색 무광톤으로서의 매력이 상당하다. 특히 네모난 스티커로 트위터 옆에 커다랗게 부착한 제품명과 워딩은 클래식 시리즈 등과는 사뭇 다른 터프한 스타일의 멋스러움이 있다.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워낙 익숙한 제품이지만 환기를 위해 잠시 본 제품의 스펙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최초로 자사 개발 제품인 1인치 구경 트위터는 듀얼 구조의 서스펜션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네오디뮴 자석을 부착한 드라이버 시스템을 자랑한다. 3인치 구경 미드레인지 SM75-150S, 소위 ‘슈퍼 돔 미드레인지’는 3웨이 ATC 사운드의 보이스 컬러를 오랫동안 간직해 온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12인치 구경의 우퍼는 창사 이래 지속 개선되어 온 ATC의 고신뢰 평탄성 SL(Super Linear) 테크놀로지가 가장 최근까지 반영되어 있는 강력한 베이스 드라이버 시스템이다. 이 3웨이 구성의 스피커는 4차 오더 필터로 설계된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스튜디오 사용을 전제로 했던 본 제품의 원래 구성은 트라이 앰핑 구성으로 350W급 앰프를 내장한 액티브 시스템이었으나, 운용의 묘를 위한 패시브 제품들이 출시된 일은 제조사의 매우 사려 깊은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편리성의 이면에 ATC는 구사 방식에 따라 천의 소리를 내어주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원래 액티브 버전에도 FET를 출력 소자로 하는 자사 드라이버가 장착되지만, 본 제품의 테스트에도 순정 조합인 ATC의 앰프 조합으로 시청을 진행했다. 프리앰프 SCA2와 350W 출력의 파워 앰프 P2와의 조합은 필자가 알고 있는 원래 액티브 타입의 사운드에 가장 근접한 익숙한 ATC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시청은 수입사 DST코리아의 메인 시청실에서 소스기기로는 서그덴의 PDT-4 CDP와 노도스트의 TYR2 케이블링으로 연결해서 진행했는데, 이 조합의 사운드는 종합적으로 얘기해서 상당히 유니버설한 콘셉트의 사운드 스타일을 보였다. ATC 사운드를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이전 단계로서 음악적 뉘앙스 표현에 능동적이고 매력적으로 어필해서 그 곡을 알고 있는 대다수의 청자들이라면 쉽게 매료될 만한 소리를 들려준다고 생각되었다.
기본적으로 이 조합의 사운드는 풍윤하다. 양감이 과도하고 화려한 울림을 가진 풍윤함이 아니라 음원 속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지만 헤드룸이 넉넉하고 안정적인 울림으로 시청자에게 넉넉하게 어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음색적으로 윤택하고 여유로운 기운이 느껴지며 소스의 신호에 대해 정비례해서 동작하고 있다고 느껴지지만 빠른 패시지에서도 쉽게 신속히 대응해서 명쾌하고 유쾌한 기분이 되었다. 보편적인 곡으로서 굴다와 아바도 팀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을 들어보면 도입부에서 오케스트라 각 악기가 울림이 각박하지 않을 만큼의 간격을 두어 연주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공간을 구성해주며, 여유로운 건반의 울림이 시작되면 촘촘한 그라데이션으로 오케스트라 합주가 잡아 놓은 간격 속을 채워 넣는다. 고급스러운 감촉과 청아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세세한 동작 구간을 묘사한다. 실제 연주를 옆에서 듣고 있는 기분을 잘 조성해 주지만 낮은 대역에서 느껴지는 응집력 있는 오디오적 쾌감을 억지스럽지 않고 쉽게 풀어서 느끼게 해준다.
다양한 몇 곡을 시청하는 동안 사실 이 시스템에서 뭔가 흠을 잡을 일은 없었다. 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트위터를 귀 높이에 맞출 수 있는 견고한 스탠드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앰프 선택에 자신 없다거나 번잡한 구성에 신경 쓰지 않고 오소독스한 ATC 사운드를 듣고자 한다면 자사제 앰프 매칭이 가장 쉬운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언제 들어도 매력적인 ATC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1,55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1.4cm, 미드레인지 7.5cm, 트위터 2.5cm

 

<월간 오디오 2017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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