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ral Ascent 20 LE 라이프니츠의 유산으로 탄생한 스피커 쿼드럴
한은혜 2017-05-15 17:38:48

글 이종학(Johnny Lee)

 


독일이라는 나라를 가보면, 생각보다 넓고 깊다는 데에 놀라게 된다. 또 어떤 도시를 가도 수준급의 미술관이나 성당, 시청사 등을 갖고 있어서 차근차근 보기로 작정하면 한도 끝도 없이 다녀야 한다. 독일이 왜 강국인지는 오디오만 보고도 알 수 있다. 정말로 기라성 같은 브랜드가 많은데, 그 와중에 가성비가 좋고, 만듦새가 뛰어나며,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도 적지 않다. 이번에 소개할 쿼드럴(Quadral)이라는 메이커도 그렇다.
사실 국내에 최근에 소개된 덕분에 쿼드럴을 무슨 신생 브랜드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미 1972년에 창업해서 독일 지역에서 오랜 기간 중견 메이커로 자리 잡은 와중에 2009년 과감한 혁신을 통해 한참 뻗어가는 중이다. 현재 무려 30여 개 국에 수출하고 있다. 또 본사가 위치한 하노버는 인근 브레멘을 중심으로, 중공업이 무척이나 발달한 지역이라 쿼드럴처럼 스피커뿐 아니라, 각종 소스기기, 앰프 등을 만드는 회사에겐 상당히 좋은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 앞으로 전 라인업이 소개될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하노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라이프니츠.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철학자인 그는 미적분 발명을 놓고 뉴턴과 세기의 설전을 벌인 인물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 영향인지, 하노버엔 다양한 연구 시설이 많고, 쿼드럴 역시 그 전통을 따르고 있다. 오디오 제조의 첫 번째 항목이 바로 물리학의 법칙을 따르라는 것이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스피커만 놓고 보면, 제일 중요한 항목으로 앰프 친화형을 꼽고 있다. 사실 많은 애호가들이 용돈이나 보너스를 모아서 오디오를 구매하는지라, 항상 주머니 사정이 어렵기만 하다. 그럴 때 저가의 인티앰프로도 얼마든지 좋은 소리를 내준다는 스피커가 있으면, 아마 양쪽 귀를 쫑긋 세울 것이다. 쿼드럴이 그 대표적인 존재다.
이번에 만난 어센트 20 LE라는 모델은, 크게는 어센트의 라인업에 속하면서, 일종의 엔트리 클래스용으로 만들어졌다. 다른 제품들이 톨보이 형태를 띤 반면, 본 기만 북셀프 타입이다. 그러나 홈시어터의 리어용 스피커쯤으로 판단했다간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기본이 전문 하이파이용인 것이다.
제품의 외관을 보면, 좀 큼지막한 북셀프 타입으로 되어 있다. 드라이버 자체는 모두 자사에서 제조한 것이다. 실제로 동사는 스피커만 국한시켜봐도 다양한 기술을 개발한 이력을 갖고 있다. 리콤(RiCom) 트위터, 리본 트위터, 쿼드럴-알티마 진동판, BTC 서킷, 프레셔 쳄버 리플렉스 캐비닛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드라이버부터 크로스오버, 인클로저 등에 이르는 스피커의 대부분을 자사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상단에 놓인 트위터는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진 25mm 구경짜리다. 반면 미드·베이스는 티타늄 PP. 즉 PP 재질에 티타늄을 더한 복합 물질을 투입한 셈이다. 그런 면에서 두 유닛 모두 금속성 멤브레인을 장착한 셈인데, 덕분에 왜곡이 적고, 스피디하며, 분할 진동이 극력 억제된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우려한 만큼 쇳소리는 일체 나오지 않는다. 매우 음원에 충실한 자연스럽고, 빠른 재생음이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북셀프의 경우, 저역의 재생 한계치가 50Hz 이하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부분 50Hz에서 끊는데, 그 경우 재즈의 베이스라던가, 오케스트라의 저역이 좀 상실되는 경향이 있다. 최소한 45Hz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데 본 기는 무려 40Hz까지 재생해준다. 게다가 고역은 46kHz까지 치솟고 있다. 매우 이상적인 스펙을 갖고 있는 셈이다. 또 기본적으로 앰프 친화적이어서 60W 정도면 충분히 구동이 된다. 이쯤 되면, 애호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지 않을까 싶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케인의 MA-80 멀티 테슬라 블루와 TDL 어쿠스틱스의 TDL-18CD를 동원했다. 놀랍게도 무척 궁합이 좋은 음이 나왔다. 확실히 매칭이 오디오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실감했다. 첫 곡은 칼 뵘이 지휘하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초반부. 서서히 오케스트라가 밀려오고, 비극적 종말을 암시하는 현악군의 움직임이 폐부를 찌른다. 고역은 상당히 명징하지만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 또 차분히 합창군이 등장할 때, 충실한 미드·베이스의 재생력은, 악단과 오케스트라를 완전히 구분시킨다. 중간에 소프라노 솔로가 쭉 밀고 올 땐 상당한 쾌감마저 느끼게 된다.
이어서 산타나의 ‘Samba Pa Ti’. 잔잔하게 오르간이 깔린 가운데, 임팩트가 가득한 기타 솔로가 나타난다. 음 하나하나에 리얼리티가 가득하고, 멜로디 라인은 듣는 이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한다. 흡인력이 정말로 대단하다. 자세히 들어보면 미세한 음성 신호나 기척도 제대로 포착하고 있다. 이 작은 북셀프에서 그려내는 스케일도 만족스럽다. 정말로 오랜 기간 스피커를 만들어온 회사다운 관록이 충분히 느껴지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J.J. 케일의 ‘Magnolia’. 에릭 클랩튼에게 큰 영향을 준 기타리스트인데, 정말로 감각적으로 뜯는 기타 솔로가 압권이다. 거기에 보컬은 부드러우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뭔가가 있다. 따라서 좀 듣다 보면 넋을 잃게 된다. 매그놀리아라는 여성을 찬미하는 내용인데, 가사의 뉘앙스나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 묘사가 탁월하다. 가격 대비 충분히 어필할 만한 제품이라 하겠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90만원(스탠드 별매 : 3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0Hz-46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700Hz   임피던스 4-8Ω   출력음압레벨 86dB/W/m   크기(WHD) 30.9×17.6×27cm   무게 5.1kg

 

<월간 오디오 2017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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