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ga TMicro 40 AMT 피에가만의 우아한 매력을 고민하지 않고 손에 넣는 방법 - 리뷰

글 김남

윤기 나고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알루미늄 인클로저, 거기에 호사스러운 리본 트위터를 장착해 유명해진 피에가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인다. 핵심은 종래의 고가였던 리본 트위터가 아니라 AMT 트위터를 채용한 것인데, 이것 역시 리본 트위터이지만 구조가 다소 다르다. 그와 함께 가장 큰 수확은 대폭적인 가격 인하이다. 사실 종래 피에가의 제품은 비쌌다. 그러나 인클로저 제작의 고난이도는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리본 트위터의 제작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면 비쌀 수밖에 없겠다는 관대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작지만 고가인 스피커 제작 정책을 이어 오면서도 AV용 제품을 위주로 알루미늄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로 인클로저를 제작, 거기에 리본 트위터의 사이즈를 줄이는 방식으로 보다 낮은 가격의 시리즈도 만들고 있었지만, 피에가의 본질은 알루미늄 인클로저의 우아함과 예민한 리본 트위터에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시청기는 그런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트위터 채용 정책을 달리해 등장한 새 시리즈인데, 아무리 평가해도 획기적이다. 앞으로 피에가 제품들의 위치가 상당히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피에가뿐 아니라 여타의 리본 트위터 업계에도 비슷한 변화가 예측된다. 그 핵심이 바로 AMT 트위터다. AMT는 ‘Air Motion Transformer’의 약자로, 1969년에 독일의 오스카 하일 박사가 개발한 작동 방식인데, 이 트위터는 리본 트위터로서 구조가 다를 뿐이지 동작 방식은 비슷하며, 기본적으로 이 방식을 사용해 등장한 리본 트위터는 무척 효율적이다. 그리고 만들기 나름이지만 공기를 파동시킬 수 있는 면적이 일반적인 돔 형태의 트위터보다 압도적으로 넓으며, 여기에 반응이 무척 빠르고 주파수 대역폭이 아주 넓어서 슈퍼 트위터가 필요 없는 수준이다.

AMT 기술에 있어서 선두 주자는 엘락인데, 그들은 오스카 하일 박사의 동작 원리에서 시작했지만 X-JET이라 부르는 동축 정렬 기반의 콘센트릭 드라이버로 발전시켰고, 그 드라이버 하나로 6옥타브 절반 가까이를 커버하는 대단한 드라이버로 완성시켰다. 물론 이 방식으로 만든 트위터를 엘락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고, 같은 방식의 리본 트위터를 사용해 스피커를 만들고 있는 제조사가 여럿 있으며, 그동안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었는데, 근래 오스카 하일 박사의 특허 저작권이 시효 만료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어지간한 기술력만 있으면 어디서나 이 리본 트위터를 만들 수가 있게 됐다. 물론 그 기술도 만만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리본 트위터의 명가인 피에가에서도 AMT 제품을 내놨는데, 종래의 리본 트위터가 아니라 정식 AMT 설계대로인 정통 AMT 리본 트위터라고 봐도 되겠다. 50년 전 정통 BBC 스펙의 모니터 스피커가 등장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종래의 리본 트위터와 동일하게 고역이 40kHz까지 올라간다. 이제 안심하고 보편적인 가격대의 피에가 스피커를 구입할 찬스가 도래한 것인가.
시청기는 그런 트위터에 자사제의 12cm 구경의 우퍼를 접목해서 T마이크로 AMT 시리즈를 통일시켰는데, 시청기 위로 3웨이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가 1기종 있고, 그밖에 센터 스피커와 서브우퍼도 갖춰 완벽하게 고급 홈시어터에 대응한다. 물론 시청기는 꼬맹이지만 솔로로도 훌륭히 사운드를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이 12cm 구경의 미니 사이즈인 MDS 우퍼 역시 구경을 넘어선 저역 재생을 위해 피에가가 개발한 유닛인데, 구경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50Hz 대역의 저역을 내보내고 있다. 장점 중 하나는 앰프 대응력이 높은 것으로, 20W 정도의 파워만 있어도 구동이 자유롭다. 이번 시청에서는 이번 호 시청기인 NAD 인티앰프를 연결했다. 이 앰프의 출력은 8Ω에 80W이며 가격도 소리도 모두 보편적인 제품이다.

이 AMT 트위터의 음질 경향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가장 큰 특징은 약간 까실한 질감이면서도 소리가 시원시원하고 음상이 큼지막하다, 고음에서도 스케일감이 있고, 작은 음량에도 소리가 확실하다. 그래서 근거리의 소음량 청취에 아주 유리하다는 것이 대표적인 장점이다. 이 정도만으로도 세계의 스피커 엔지니어들이 긴장을 할 수 있겠다. 오디오 애호가로서는 실로 기대가 되는 빅뉴스인 것이다.
시청 당시에는 이 트위터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그냥 일상적인 듣기로 시작했는데, 무엇보다도 웅장한 스케일감과 저역만으로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사이즈의 체적으로 이 정도 저역을 내는 제품은 쉽게 만날 수 없을 것이다. 앰프와의 합성이겠지만 마치 300B 진공관과 흡사한 소리를 내주며, 깨끗하고 어느 부분에서도 거슬리지 않는 관용도가 높다. 아마 이 스타일의 등장으로 세계 스피커계에는 일격을 당한 듯한 쇼크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우아한 만듦새를 보면 이 같은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 없으며, 그야말로 상상할 수 없을 파격이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141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12cm, 트위터 AMT-1 재생주파수대역 50Hz-4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7dB/W/m 권장 앰프 출력 20-150W 크기(WHD) 14×24×17cm 무게 4kg

<월간 오디오 2017년 5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