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남
앤드류 존스라고 하면 스피커를 좀 아는 애호가라고 하면 들어 봤음직한 이름이다. 그 세계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유수의 스피커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다. 흔히 스피커 제작사마다 자체적인 설계자가 있는 것으로 알기 쉽지만 사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1급 설계자는 불과 몇 사람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쪽 세계의 정설이다. 그는 8만 달러짜리 스피커부터 100달러짜리까지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여 왔는데, 시청기는 그 앤드류 존스가 새로운 방식으로 설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쪽 세계에서 상당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Uni-Fi 시리즈에는 시청기를 위시해 소형기를 포함, 몇 개의 기종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간판격인 제품이 본 모델. Uni-Fi 시리즈의 특징은 동축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미 KEF에서도 Uni-Q라는, 탄노이에서는 듀얼 콘센트릭이라는 동축 드라이버가 나와 있지만 각자 기술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동축형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대등한 기술력이다. 그리고 KEF의 Uni-Q 드라이버의 개발에 앤드류 존스가 참여했는데, 이제 엘락으로 와서 좀더 색다른 동축 드라이버 기술을 발표한 셈이다.
이 기술은 단순히 설명하자면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를 하나의 복합 유닛으로 결합했다는 것으로, 시청기의 동축 드라이버는 4인치 크기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의 보이스 코일 내에 1인치 크기의 소프트 돔 트위터가 동심원 형태로 장착되고 있다. 그 결과 두 드라이버의 특성을 일치시켜 주파수 응답이 더 평탄하게 되며, 초점이 더 좋아져 이미징이 향상되고, 균일한 지향성 패턴을 얻을 수 있어 사운드가 청취 영역 전체에 걸쳐 더욱 일관성 있게 유지되어 청취 공간의 영향도 덜 받는다는 것.
그동안 리본 트위터의 강자였던 엘락은 근래 들어 리본 트위터를 쓰지 않는 대신 여러 가지 기술력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이 Uni-Fi라는 새로운 시리즈가 당분간 엘락의 새 진로가 될 듯하다. 종래의 데뷔 시리즈에서 진일보한 스타일이기 때문이고, 제작 비용이 절감되면서도 리본 트위터와는 다른 새로운 장점이 있으며, 범용성 면에서도 더 유리하고, AV 대응에도 더 효과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새로운 Uni-Fi 시리즈의 장점은 많다. 가장 큰 장점은 드라이버가 더 좁은 주파수 범위에서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 자신이 설계했던 종래의 데뷔 시리즈와 달리 전 모델이 3웨이가 되면서 특히 베이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더 이상 저음과 중음 주파수를 동시에 재생할 필요가 없어졌다. 각자 자신의 영역만을 지키면 되는 것으로 종래에는 소스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항상 작동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을 유지해 왔는데, 이 방식으로 한다면 각 드라이버에 들어가는 총 전력량을 줄이고 아울러 왜곡도 줄어들며 그 결과 선명한 중역과 더 역동적인 저음 성능을 뽑아낼 수 있게 된다.
사용된 베이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의 콘은 모두 알루미늄 재질이다. 모든 소재가 일률적으로 가장 좋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그러나 우선 베이스 드라이버에 대한 알루미늄의 장점은 성능과 비용 사이의 균형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중량에 대한 강성의 비율이 좋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며, 크기의 제약도 별로 받지 않는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역시 제작이 용이하며 작동 범위도 훨씬 더 자유롭다. 예를 들어 아라미드 섬유나 펄프 등의 재료에서는 최상의 성능을 얻기 위해 콘의 굴곡 제어를 예민하게 해야 하는데 이것이 상당한 고난도의 기술력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알루미늄은 다른 소재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고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
데뷔 시리즈에서 개발된 소프트 돔 트위터 역시 더 개선되었다. 네오디뮴 마그넷을 가지고 있고, 중역 드라이버와 동축 시스템으로 장착할 때 가장 잘 작동하도록 수정되었으며, 또한 25kHz의 높은 주파수 범위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돔 트위터는 주파수 대역이 20kHz까지 확장되도록 지정되어 있다 해도 이미 그 시점에서 최대 3dB까지 내려가는 것이 보편적인데, 엘락의 이 시리즈는 충분히 25kHz로 확장되어 있는 것이 주파수 대역 테스트 결과에서 공개되어 있기도 하다. 그 결과표를 보면 전 대역이 놀랄 정도로 평탄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그동안 공개되었던 하이엔드 스피커들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이한 모습이기도 하다.
인클로저의 내부 구조도 당연히 달라서 우퍼 수납 공간이 종래 제품과 비슷한 사이즈이면서도 실제 저역 재생 능력은 2배 이상으로 확장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당연히 왜곡 없는 깊은 저역 재생이 시청기의 자랑이기도 하다.
시청기를 이번 호 리뷰 기기인 노스 스타 디자인의 블루 다이아몬드 인티앰프와 보급형 가격대이면서 뛰어난 실력기로 정평이 나 있는 TDL의 CD 플레이어로 연결해 보았다. 가장 먼저 감지되는 것은 깨끗하고 뛰어난 해상력이다. 그러면서도 아침 햇살의 거미줄 같은 끈기, 또 매끈함, 미려하고 느긋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군소리 없이 우수한 기기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는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보컬이나 피아노, 대편성을 막론하고 보통의 수준을 훨씬 웃도는 특출난 제품이 또 하나 탄생했다. 기꺼이 박수를 보낼 만하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87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3) 13.3cm, 미드레인지 10.1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2Hz-2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70Hz, 27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40-140W 크기(WHD) 17.8×98×29.3cm
<월간 오디오 2017년 5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