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모

필자에겐 괴벨 하이엔드 케이블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국내의 오디오 애호가에겐 약간 낯설지 싶다. 하지만 괴벨 하이엔드의 케이블의 실력은 결코 녹록지 않다. 사실 괴벨 하이엔드는 처음부터 플래그십 라인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오디오 애호가에게 다가서고 있는 독일의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로, 동사의 이름에서도 하이엔드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괴벨 하이엔드는 플래그십 라인으로 에포크 스피커 시리즈와 라코드 스테이트먼트 케이블 시리즈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그동안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라코드 스테이트먼트 케이블부터 소개되고 있다.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라코드 스테이트먼트 스피커 케이블 역시 최고를 지향하는 동사의 철학이 잘 담겨 있는 케이블이다. 이 스피커 케이블은 굵기가 정말 어마어마해 외형 면에서 충격적인 첫인상을 선사한다. 이 케이블은 도체로 고순도의 특별한 합금 소재를 사용하며, 음질을 왜곡시키는 표피 효과를 제어하기 위해 도체를 특별한 구조로 설계했고, 각 도체를 개별적으로 절연한 복합 다중 연선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절연체 또한 표피 효과를 제어하기 위해 압력을 가한 특별한 구조의 테플론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커넥터 하우징과 공진 제어 장치를 사용해 공진을 제어하고 있다. 음악 신호가 전송되는 단자는 매우 순도가 높은 텔루륨 동과 은으로 된 스페이드형으로, 보기만 해도 매우 튼튼하고 정밀하게 되어 있어 음악 신호 전송에 만전을 기한다는 동사의 철학이 단자에도 잘 드러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한 것으로 들어 보았다. 매우 정숙한 배경 속에 명료하지만 강력한 피아노의 타건 음을 들려준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바이올린과 첼로에서 질감과 음색이 사실적이고 매우 자연스럽게 들린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시작 부분의 저음 현악기의 생동감이 잘 느껴지고, 조수미의 목소리도 맑고 청아하게 피어오른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음향 무대가 입체적이며 악기 소리는 더 명료하게 들린다. 솔로 가수의 목소리와 합창단의 목소리도 힘이 있고 매우 자연스럽게 들린다.
독일의 괴벨 하이엔드의 라코드 스테이트먼트 스피커 케이블은 동사의 다른 케이블처럼 매우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 준다. 전형적인 하이엔드 케이블로서 정숙한 배경에 개방감이 있고 악기 소리와 목소리에서 매우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힘의 강약까지 매우 섬세하게 느끼게 하며, 감상자에게 자연스러움으로 인한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데, 바로 그런 점이야말로 하이엔드 케이블이 갖추어야 할 미덕이 아닐까 한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2,400만원(2.5m)

 

<월간 오디오 2017년 6월 호>